2024,April 20,Saturday

한주필 칼럼-받은 만큼 돌려주시게

요즘 한국의 부모들이 가장 염려하는게 무엇인가요? 자녀들 결혼 문제 아닌가요? 

이 문제는 개인의 사정을 떠나 국가적으로도 큰 일입니다. 우리나라 출산율은 세계 최저를 기록 중입니다. 뭔가 한다 하면 끝장을 내고 마는 한 민족 답습니다.  80년대만 해도 딸 아들 구별 말고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 하던 정부가 이제는 자식만 낳으면 이런 저런 명목으로 지원금을 아끼지 않지만 세계에서 제일 똑똑한 한민족은 그런 사탕발림에 안 넘어갑니다.  관료들의 근시안적인 정책으로 나라가 사라질 판입니다. 

아무튼 이 상태로 진행되다가는 한국은 곧 초 고령사회에 접어들어 생산성은 떨어져 국가경쟁력이 낙후되고, 국민수는 줄어들고 결국 한민족은 지구에서 가장 먼저 사라지는 민족이 된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출산율은 더욱 악화일로를 걷습니다. 

사실 실감은 안 나죠. 먼 훗날 우리가 죽어 없어지고 난 후의 일을 지금 일처럼 실감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인간은 그렇게 우매합니다. 곧 민족이 사라진다는 과학적 증거를 내밀어도 별로 개의치 않고 그대로 살아갑니다. 일단 지금은 괜찮으니 나중에 문제가 되면 그때 대책을 마련하면 된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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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 인간에게 이건 너무나 당연한 사고이고 부인 할 수 없는 한계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요즘 젊은이들은 결혼을 안 하는 추세 같습니다. 왜 그런 가요? 

직접 젊은 애들에게 물어 보지는 않고, 그냥 미디어에 보도된 내용들을 바탕으로 미루어 짐작하며 이유를 밝힌다면, 한마디로 자신이 없다는 것이죠. 

생면부지 이성과 사랑만을 앞세워 한 공간에서 모든 것을 공유하며 살 자신이 없고, 더구나 애까지 생산하여 그 비싼 양육비를 감당하며 키울 자신이 없다는 얘기 아닌가요? 또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고 해도 자신의 에너지를 생물학적 타인을 위해 소모하는 것이 싫다는 것이죠. 

무서운 친구들입니다. 자신이 손해라고 생각하는 일은 절대로 안 합니다. 그래서 부인에게도 일자리를 갖고 동등하게 벌어오라고 하지요. 그러면 여자들은 내가 남자들처럼 돈을 벌어오면서 애까지 낳아주는 손해 나는 일은 안 한다 하지요. 점점 더 힘들어 집니다. 

그런데 우리 젊은 사람들이 반드시 감안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세상에는 주는 대로 받고, 또 받는 대로 주어야 한다는 자연의 룰이 존재합니다. 자연에 속해 살아가는 인간 역시 그 룰에 자유로울 수가 없습니다. 

젊은 여러분, 받은 게 없는 듯 한가요? 

무지막지하게 받은 거 아시죠? 먼저 부모님에게 받은 모든 은혜는 진짜 헤아릴 재간이 없지요. 그런데 여러분이 지금까지 이렇게 훌륭하게 성장하기까지 부모님만 수고를 했을까요?  

우리는 예전부터 “아기는 온 동네가 키운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동네 이웃들의 도움으로 초보 산모도, 건강하지 못한 산모도, 넉넉치 못한 부모도 다 아이를 어엿이 키운다는 말입니다.  

서양 속담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수학문제는 이웃과 가족에게 받은 은혜를 세어보는 일이다”

세상에 부모님만 존재 한다면 여러분은 이렇게 성장 할 수가 없지요. 태어날 때부터 살피는 병원도 있어야 하고, 교육 기관도 있어야 하고, 여러분의 부양에 필요한 금전을 충당하기 위해 부모님의 직장도 필요합니다. 즉 나라가 있어야 하고, 사회가 있고, 이웃들과 우리 가족들이 있어 여러분이 이렇게 무사히 성장 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즉 여러분은 그동안 부모님과 모든 주변환경의 구성원들로부터 아낌없이 받기만 하며 살아오셨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자, 젊은 그대들이여, 그렇게 받고 나서 이제 입 싹 닦고 말 생각인가요? 

어떻게든 돌려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 

다행히 채권자인 부모님이나 우리 사회는 그대들에게 받은 대로 준 사람에게 돌려달라고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대가 받은 만큼 그대들의 자녀들과 후손, 후배들에게 돌려주라고 말합니다. 

내리사랑이라 하죠. 

그래서 그 은혜를 갚을 가장 좋은 방법으로 결혼을 하고, 신처럼 창조능력을 발휘하여 아이를 만들고, 그 자녀들에게 그동안 그대들이 받은 모든 사랑을 돌려주라고 합니다. 

이제 결혼을 해야 할 타당한 이유를 찾으셨으리라 믿습니다. 

결혼하세요. 요즘은 이것이 나라를 구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면 다음 생에는 전생에 나라를 구했냐는 탄성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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