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호찌민한인소년회 초대 오영택 회장

한국인이 사는 어느 곳에서나 지난 20년간 가장 큰 변화라면, 교육이 서서히 주입식에서, 학생 주도형으로 바뀌었다는 점과 그리고 청소년 및 학생의 권리에 대한 자각과 이해일 것이다. 단순히 어른에 의지하는 수동적인 존재에서 벗어나, 능동적으로 배우고, 적극적으로 사회에 참여하려고 하는 주체가 되는 점이 지난 20년간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다.

이런 영향으로 인하여 지난 5년간 많은 변화가 있었고 청소년 인권조례 제정이 지자체를 중심으로 유행처럼 퍼져 나갔다. 또한 청소년의 권리를 기반으로 한 사회단체 창설이 유행처럼이어지고 있다.

다만 이렇게 창설된 단체의 대부분은 오랜 기간 이어가지 못했다. 우선 고학년이 주도적으로 창설하여, 저학년 학생을 포섭하는 구조가 대부분이어서 미래에 조직을 이끌어갈 인력을 양성하는 데에 주력을 해야 하지만, 조직을 창설한 고학년 학생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생이 되면, 자신이 몸담았던 단체와 연이 끊어지는 일이 잦은데다가, 인력을 양성할 시간 조차 주어지지 않은 경우가 많다보니, 대부분 창설된지
1년~2년 뒤면 흐지부지 되는 사례를 많이 접할 수 있다. 물론 현재 4년이상 가는 조직들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청소년 조직은 어른들의 도움이 없이는 조직을 운영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인터뷰를 하기 전 본 기자도 처음에는 “혹시 아이들 스펙 쌓기 아닌가?”, “고3이 무슨 민주주의 풀뿌리, 참정권 단체를 조직하나” 라는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편견은 호치민한인청소년회 오영택 회장을 만나 본 뒤 바로 깨졌다. 현재 호치민한국국제학교 12학년에 재학중인 오영택 군은 만 18세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침착했고, 노련한 자세로 인터뷰에 응했다. 그와 인터뷰 내내, 본 기자의 편견이 부끄러울 지경이었다. 어린 나이라는 편견을 깨고 하나부터 열까지실무와 협상을 하면서 조직을 만들어 온 미래 변호사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해보지 않고는 우리가 무엇을 해낼 수 있는지 알 수 없다”

호치민한인청소년 단체의 소개를 한다면?
저희 호치민한인청소년회는, 한인청소년 네트워크 조직을 지향하는 청소년들로부터 대표성을 위임받은 청소년 대의기구입니다. 한인청소년 네트워크라는 모델을 가지고 지금의 청소년회를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호치민, 아니 베트남은 교민사회의 규모가 커서, 한인회 외에 여러 단체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제학교와 한국학교를 다 합쳐 상당한 규모의 학생들이 있지만 유독 청소년이 참가할 수 있는 단체는 없었습니다.
선거법 개정으로 18세 참정권이 보장받게 되었지만, 민주시민 교육 및 정치교육이 취약한 편입니다. 한국에서는 고등학교 과정에서 ‘정치와 법’이라는 과목이 있지만, 호치민에 있는 국제학교나 한국학교에서는 최근에 시작한 과목이고, 청소년들은 선거권이 있는지, 피선거권이 있는지 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청소년들의 의식부재를 해소할 청소년 대의기구가 호찌민사회에 필요하다고 생각 하여 본 단체를 창설하게 됐습니다. 출범한지는 얼마 안되었기에 아직은 부족하지만 한국 학생들이 있는 학교별로 지부를 설립하여 지부 중심으로 운영 하지만, 지부별 교류는 중앙에서 주도하는 조직을 구성하 려는 사업이 1번째 목표입니다. 또 대외협력, 봉사, 체육, 국제, 홍보, 기획, 재정 7개의 상설 분과와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체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갈 계획입니다.
이러한 사업진행을 위해 국제학교별로 저희 단체에 관심있는 학생들로부터 자문을 구했고 이것이 널리 알려지게 되면서 공개 선발 과정을 통해 지원을 받았는데, 지원인원이 100명에 달할 정도 였습니다.

어떤 이유로 발족하게 됐나요? 스스로 발족 한 단체 입니까? 아니면 어른들의 도움을 받았습니까?
제가 제안은 최초로 했지만, 작년 12월부터 창립준비를 시작하게 되었고 많은 어른들의 도움을 받아서 청소년회를 조직할 수 있었습니다. 본 청소년회 창설을 위해 많은 단체장분들을 만나서 저희의 아이디어를 하나하나 제시하고 설득하는 과정에서 청소년회를 독립적인 조직으로 운영한다는 부분에 대한 한계를 많이 느꼈습니다.
그때 한인회나, 여러 후원 단체의 재정지원이 없었다면 행정업무도 못해 나갔을 겁니다. 실무적인 면에서 행정절차가 상당히 많이 소요됩니다. 예를 들어서 정관을 만들고, 창립준비위를 구성하고, 회장을 선발하는데에 민주적인 적합성을 유지하는 부분입니다만, 이러한 행정일과는 별개로 출범식 준비, 위촉장, 홍보포스터 등등 하나하나가 돈이 많이 들어가서 학생의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부분이었습니다. 도움을 받으면서 알게 된 것은, 각 한인사회 단체장 분들의 연령대가 50에서 60대로 분포되어 있다보니, 젊은 층의 다양한 참여가 필요하다는 공통된 인식을 갖고 계시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저희 학생들이 단체를 창설할 때, 학생신분으로 이런 활동을 한다는 부정적인 시선보다는 많은 응원은 물론 지원까지 아낌없이 해주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주호치민한국총영사관 이영선 영사, 손인선 호찌민한인회장 등 많은 인사들이 창립총회에 참석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또한 창립총회에서 상임고문 또한 위촉한 걸로 알고 있는데, 위촉 받으신 분들은 어떤 분들이 십니까?
이영선 주호치민한국총영사관 영사, 손인선 호치민한인회장, 조의권 대한민국국가유공자베트남협의회장, 이원자 호치민한인여성회장, 심상원 호치민한베가족협회장, 손성호 호치민시한국국제학교장, 이재근 베트남호치민소상공인연합회장 등이 참석하셨고, 이중 심상원 호치민한베가족협회장, 이강춘 맥스비나 회장, 최분도 호치민시한국국제학교 이사장을 저희 호치민한인청소년회 정관에 따라 상임고문으로 위촉했습니다. 저희 청소년회 초기 구상 사업중에 하나가 베트남 청소년과 교류인데, 이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한베가족협회 회장님을 위촉했고, 한국국제학교 이사장님은 저희 정관에 따라 당연직 상임고문으로 모시도록 되어있었습니다, 그리고 이강춘 회장님은 저희 청소년회를 가장 열의를 가지고 후원 해주셨습니다. 그 외 앞으로 관심을 가지고 도움을 주실 분들을 추가적으로 자문의원으로 모실 예정입니다.

호치민한인청소년회 위원을 공개 모집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회원과 의원수는 어느 정도 입니까?
총 회원수는 상시모집 중이며, 현재는 약 200여명 정도 입니다. 이중 각 지회와 지부의 위원은 80명, 호치민 청소년회의 임원진 약 25명 입니다.

어떠한 연유로 회장이 되셨나요?
제가 초대 회장이 된 이유는 이번 과정에서는 경쟁자가 없었고 단수추천을 받아서 호치민한인청소년회 회장이 됐지만, 제가 물러간 이후에는 1년 임기의 회장이 추천을 받아서 선출될 예정이고, 선발되는 직책도 확대할 예정입니다.

회장으로써 어떠한 조직을 만들어가고 싶으신가요?
회장으로써는 짧은 기간이지만(임기가 2022년 연말에 종료) 본래 의도했던 방향으로 조직을 이끌어 갈 계획입니다. 학생 자치교육 그리고 직접민주주의 교육을 통하여 시민의식의 배양과 한인청소년 네트워크로써 이곳 청소년들의 연합체의 기능을 수행하고, 베트남 청소년과 교류하는 민간외교와 리더쉽을 키울 수 있는 조직을, 충분한 시간은 아니지만 제대로 된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준비할 계획 입니다.
우선은 교육분야에 충실할 예정입니다. 강연회를 조직해서, 시사적인 것에 왜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시민의 역할, 미래세대 리더쉽등에 대한 강연을 한국의 연사나 혹은 베트남내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전문가분들을 초청하여 진행 할 예정입니다. 또한 한인여성회와 아시아문화재단과의 협업을 통한 각종 봉사활동과 빈민 구제활동에 참가할 계획이며 미래를 위해 유학생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줄 수 있는 1020 멘토링 사업도 계획 중입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선은 청소년들이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고, 산업 각 분야에서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청소년들이 제대로 된 시민으로써 길을 갈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부탁드리며, 이를 위하여 많은 어른들의 지도편달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오영택 회장은  KIS 12학년 재학중이다. 베트남에 5년전 부모를 따라 왔으며, 대입준비로 바쁜와중에도 호치민한인청소년회를 창설하여 미래의 꿈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