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April 25,Thursday

한주필 칼럼- 이해 못할 한국축구협회의 행태

9월 국가대표 축구팀 소집으로 두 경기가 치러졌습니다. 지지는 않았지만 시원하게 이기지도 못했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게임 결과가 문제가 아닙니다. 

예전부터 해왔던 소리인데 저는 한국 축구협회의 행태를 정말 이해 못합니다. 한국의 축구 역사상 일본에 지고 감독 자리를 유지한 감독이 있던가요? 그런데 벤투 감독만은 일본에 3대 0 패배를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당하고도 당당하게 고개를 곧추들고 감독 자리를 잘 만 지키고 있습니다. 월드컵 도중에도 감독이 맘에 안 든다고 차범근 감독을 내친 적이 있던 과감한 축구협회가 왜 이렇게 변한 것인가요? 자국인에게만 강한 협회인가요? 

벤투는 무사안일한 팀 운영을 하는 듯 보입니다. 절대 모험하지 않습니다. 검증되고 피지컬 좋은 선수로만 게임을 운영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지요. 이런 부류의 감독은 국가 대표팀 감독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국가대표 팀 감독은 늘 팀의 미래를 위해 준비해야 합니다. 그래서 토너먼트에서는 몰라도 친선 게임에서는 늘 새로운 전술과 선수를 시험하여 그 가능성을 찾아내고, 그 팀에 알 맞는 전술과 세대교체 그리고 국가의 이미지에 합당한 팀 컬러를 만들어 내는 일이 국가 대표팀 감독의 역할인데, 벤투는 그런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그가 맡은 5년 동안 한 번도 장기 플랜을 위한 시험을 한 적이 없으니까요. 근본적으로 그에게는 고유의 전술이 있기나 한지 모르겠습니다. 게임 중 전술 변화를 본 기억이 없습니다.   

잡음 많은 한국 축구협회는 역시 그런 감독이 좋은가 봅니다. 시험을 하다가 패배하며 두들겨 맞는 것보다 만만한 상대를 불러다 지지 않는 게임을 하는 감독이 그들의 기호에 어울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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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축구협회는 미래에 대한 청사진이 있어야 합니다. 국가대표팀을 운영하는데 있어서 그 팀에 어떤 컬러를 입혀서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정체성에 부합되는 팀을 만들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초기에는 외국인 감독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선진 축구 전술과 행정을 배울 필요가 있으니 까요. 2002년 월드컵 때 우리 감독을 맡았던 히딩크가 좋은 선례입니다.  그리고 그 선례를 통해 배웠으면 이제는 한국의 정서를 이해하는 한국인 감독이 나서서 대한민국이라는 역동적 이미지를 입히는 작업을 해야 할 단계 아닌가요? 한국 축구협회는 그런 단계별 구축 계획도 없어 보입니다. 이 말에, 만약 있다고 항변한다면, 지금의 벤투에게 기대하는 역할은 무엇인지 묻고 싶습니다. 안식년입니까? 

아무튼 벤투는 국민에게 행복을 선사하는 감독은 아닌 듯합니다. 오히려 게임이 있을 때마다 회의와 분노를 유발합니다. 사람이 수양이 부족해 화를 잘 냅니다만, 벤투에게 화가 나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벤투는 기본적으로 국민을 무시합니다. 국민들의 생각을 대신하는 기자들의 질문에 한 번도 친절하고 성의있게 답변하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는 늘 너희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관계없다는 식으로 답변을 짧게 합니다. 국민들이 관심사를 질문하는데 왜 그런 질문을 하느냐고 국민의 관심을 힐난합니다.  

국가대표 축구팀의 감독이면 모든 국민의 기대를 받고 있는 자리인데 국민들의 반응을 일방적으로 무시하는 태도는 결코 국가대표 감독이라는 신분에 어울리는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이 그렇게 성원하는 이강인을 스페인에서 불러다 놓고는 단 1분도 출전시키지 않는 태도는 국민의 기대를 비웃는 행위가 아닌가요? 게임 후 인터뷰에서 처음부터 이강인을 제외한 전술이었다고 하는데, 그럼 처음부터 출전시킬 생각이 없는 그를 부른 행위는 국민의 원성을 일단 잠재우려는 기만 전술입니까? 

벤투는 축구에 미개한 동양인들의 요구에 밀리면 안 된다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6만 관중이 그렇게 외쳐대는 이름을 당당히 외면했습니다. 

이번 이강인 불 출전 건은 그냥 넘길 수 없는 사건입니다. 일개 감독이 국민의 요구를 무시하고 기만한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그후에 합당한 설명도 없이 개인에 대한 질문을 그만하라고 짜증을 냈습니다. 이 무슨 무례한 태도입니까? 이 사건의 책임은 축구협회가 져야 합니다.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 된다는 일본에게 3대0으로 두번이나 패하며 국민들의 자긍심을 짓밟아 버린 감독을 너그럽게 품어대는 축구협회의  벤투 찬양은 무엇을 근거로 하는 것인가요?  국민의 인내심을 키워준 보상입니까?

벤투의 안아무인적 태도는 과연 그가 국가대표팀 감독이 맞는지 의구심을 갖게 합니다. 국민에게 무례한 국대 감독이 있다는 것이 참 신기합니다. 그리고 한국 축구 역사상 최고 기량을 가진 선수들을 갖고, 전술도 용인술도 없이 그저 선수들 개인 기량에 의지한 게임 만을 진행하는, 없으면 좋을 한국 정치인 같은 감독을 5년씩이나 쓰고 있는 축구협회는 어느 나라 축구협회인지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하긴, 없어도 좋을, 동변상련의 입장을 서로 이해하기 때문인가도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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