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February 7,Tuesday

[INTERVIEW] 호치민시 국립대 의과대학교, 최초 외국인 졸업생 이하영

 

한국인이 갖고 있는 힘이 있다.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힘이 있는 한국인은 전세계적으로 널리 뻗어 있다. 최근 다양한 K문화인 K팝, K-클래식, K드라마, K음식 등의 다양한 분야로 전 세계에 뻗어 나가고 있다. 그 중에서도 공부하면 뒤쳐지지 않는 자랑스런 우리의 K-교육, 한국의 학생들이 그들만의 길로 또 한국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우리의 자랑스런 영재의 이야기이다.
베트남 내 호치민시 국립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외국인 학생은 단 한 사람이다. 바로 한국인 이하영 졸업생이다. 그녀가 입학하기 전 이 대학을 진학하여 졸업까지 뚫고 들어간 외국인은 단 한 명도 없었던 것이다. ‘최초’ 라는 수식어로 이변을 만들어 낸, 이하영 졸업생에게 왜 이 대학을 왜 선택했는지, 호치민시 국립대 의과대학은 어떤 학교이며 최초의 외국인 졸업생이라는 의미는 또 무엇인지, 아르바이트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이하영 졸업생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안녕하세요, 씬짜오 베트남 독자분들께 간략한 본인 소개 부탁해요.
안녕하세요. 지난 10월 22일에 호치민시 국립대 의과대학을 최초 외국인으로 졸업한 이하영(29)이라고 합니다.

졸업을 축하해요! 호치민시 국립대학교에서 최초 외국인 졸업생이라 들었어요.
감사합니다. 저희 호치민시 국립대학교 의학대학은 호치민시 내에는 3개의 의과대학 중 하나입니다. 비록 타 학교처럼 100년 이상의 전통을 지닌 학교는 아니지만, 학생들을 위한 커리큘럼이 워낙 뛰어난 학교로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학교입니다.
저는 지난 10월 22일에 졸업을 하였습니다. 학교 내에는 필리핀계 베트남인, 캐나다계 베트남인 등의 친구들과 함께 공부를 하였으나, 저처럼 100% 외국인(한국인)으로 학교를 졸업한 사례는 제가 처음으로, 최초 외국인 졸업생이 되었습니다. 졸업식에는 이름순으로 졸업장을 받다 보니 가장 마지막에 졸업장 수여를 받았는데, 전 학생들의 박수와 축하를 크게 받았습니다. 너무도 감격스러웠고 감사했습니다.

 

하영씨가 지나온 학창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나누어 볼까해요.

베트남에는 언제 왔나요? 처음 학교 등교하던 날, 기억나나요?
한국에서 초등 5학년까지 마치고 베트남에 오게 되었습니다. 베트남어나 영어과목을 위해서 같은 나이 학년으로는 가지 못하고, 저학년인 3학년 친구들과 함께 수업을 해야만 했습니다. 처음 등교하는 날부터 6개월까지는 청강생으로 눈높이 수업을 받은 것입니다.
베트남이란 새로운 환경에서, 3학년 친구들과 함께 수업을 받다 보니 월등히 큰 저의 키와 체격이 눈에 띄게 되었고 반 친구들과 선생님들의 과잉 관심과 친절을 보여주셨던 것이 어색했던 기억이 나네요.

베트남에는12살때 처음 온 거죠? 적응이 쉽지 않았을 듯한데, 어땠나요?
저에게 반 친구들과의 ‘다름’을 인정해야 하는 시간이였기에 조금은 낯설고 힘들었습니다.
어느 날에는 교실에 앉아 영어공부를 하고 있는 저를 본 베트남 2명의 친구들이 다가오더니 손가락질을 하며 놀리고 알아듣지 못하는 베트남 말을 하더니 그들의 친구들을 데려와 더 놀리는 상황을 겪곤 하였습니다. 단순히 베트남 사람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유를 알 수 없는 장난과 놀림의 대상이 되어야 했고 친구들과 선생님들 사이에서는 ‘하영이는 챙겨 주어야 하는 친구’ 라는 인식이 대학교 졸업까지 이어졌습니다. 한국에서는 그저 평범한 아이로 수업을 받았던 저에게는 낯설었던 환경을 받아들이기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어린 나이에 낯선 환경과 주변 친구들에서 함께 공부해야 하는 상황이나 부모님을 원망한 적은 없었나요?
‘최초’ 라는 단어가 주는 인상은 가장 먼저라는 사전적 의미도 담겨 있지만 최초이기에 개척해 가야 하는 상황이 분명 존재 합니다.
처음에는 어려운 상황을 만든 부모님에 대한 원망을 많이 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부모님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베트남 친구들과 다름을 인정하고 적응해야 했던 시간은 저를 단단하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어떠한 일에 대한 선택해야 할 때에 주저없이 선택 할 수 있는 힘을 길러 주심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학창시절을 베트남에서 보내게 된 특별한 이유나 계기가 있나요?
여러 나라를 방문하여 하늘의 뜻을 전하는 선교사라는 직업을 갖고 계신 부모님을 따라 베트남에 오게 되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타국에 있을 때 그 나라의 문화와 언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교육철학을 갖고 계셨기에 베트남 현지 학교에 입학이라는 것은 물론 많은 고민 후에 결정이셨겠지만 그리 어색하지 않은 선택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영씨에게는 ‘베트남’이란 조금 특별할 것 같은데, 어떤 나라 인가요?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울고 웃었던 일이 많은 나라입니다. ‘한국의 4계절을 온전히 느껴 본 적이 없는 한국인’ 이라 별명이 있을 정도로 베트남이라는 나라가 저에게는 조금 더 많은 애착을 갖게 하는 곳입니다.

의대를 희망한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저희 어머니는 아픈 분들을 위해 수지침을 놓으십니다. 의술로 타인에게 도움을 준다는 것이 어떤 큰 의미를 갖고 있는지를 보며 자라왔기에 의대 진학은 저에게는 어쩌면 자연스러운 수순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의대 졸업 이후, 제가 성장해 나갈 앞으로의 의술에 대한 기대와 꿈이 있기에 저는 의학도의 길이 너무도 행복했었습니다.

 

호치민시 의과 대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아요.
호치민시 국립대학교 의과대학은 어떤 커리큘럼을 갖고 있는 학교인가요?
한국과 같이 저희 학교는 6년 의과 대학과정을 갖고 있습니다. 본과가 있는 투득지역에서 3년을 거치게 되면 호치민 전지역의 병원에서 3년간의 수행학습을 거치게 됩니다. A병원에서는 내과, B병원에서는 정형외과, 모든 과를 경험하게 됩니다.
학교 내의 수업과 병원에서는 100% 베트남어로 진행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후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외국
교수진을 초빙하여 영어로 수업이 진행 되기도 한다고 전해 들은 적이 있습니다. 국제적으로 발전을 하려는 노력이
조금씩 보여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본 과의 담당 의사가 되기까지 11년 (의과대학 6년 졸업, 인턴, 일반의, 레지던트, 펠로우 등)이라는 기간이 필요하다 말합니다. 의대 졸업 후에는 어떤 과정을 밟게 되나요?
본인의 의사에 따라, 집안의 형편이나 앞으로 걸어가고자 하는 길이 나뉘게 됩니다. 의대를 졸업하고 난 뒤에
약사 혹은 보험이나 유학의 길을 선택하는 친구들도 많고 베트남 내 병원에서 인턴과정을 거치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저도 오는 연말에 병원에서 공지가 나오는 인턴과정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인턴과정은 개인적으로 지원하나요?
네, 대학 졸업 후에는 각 병원에서 인턴 공고를 홈페이지에서 확인하게 됩니다. 보통 11월 말에서 1월까지의 기간에 인턴공모가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원하는 병원에 지원을 합니다. 만일 이번 연말에 좋은 소식을 얻지 못하게 되면, 내년 5월에서 6월 사이에 있는 2차 인턴 지원을 할 수 있습니다.
저도 오는 11월 말부터 1월까지 인턴 공고가 나면 지원할 예정인데, 베트남 친구들과 달리 외국인으로서 지원 할 수 있는 병원을 선택하여 지원하게 됩니다.
참고로 베트남 내에서 인턴과정은 2가지의 방법으로 나뉩니다. 병원에 회비를 지출하여 트레이닝을 받거나 병원에 취직하여 봉급을 받으며 8개월 이후에 정식 라이센스를 받는 방법입니다. 그 후에 인턴과정이 끝나고 난 뒤에는 레지던트 3년의 과정을 밟게 됩니다. 하지만 인턴의 과정없이 레지던트 과정으로 바로 들어가는 방법도 있는데, 일생에 한번뿐인 기회로 대학졸업시험 점수와 내신 성적순으로 호치민 내 병원, 2곳을 지원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로 인턴과정 없이 레지던트 과정을 밟는 친구들은 월등히 높은 성적을 갖고 있는 친구들이 이 과정을 걷게 됩니다. 인턴과정이나 레지던트 과정 이후에는 전문의 라이센스를 갖게 됩니다.

아직은 구체적인 전공은 없을 것이라 여겨지지만, 하고 싶은 본과(전공의)가 있나요?
현재는 내과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외과 전공의를 선택하고 싶으나 여자로서 체력적으로 어렵고 힘들다는 이야기를 자주 접했던 과이기도 하고 미래를 생각해 봤을 때에도 저에게 내과가 조금 더 미래가 밝지 않을까란 생각에 내과를 선택하고 싶습니다.

베트남과 한국의 의대 졸업생으로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한국의 경우 전공의를 선택하여 라이센스를 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강합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00대학을 졸업하게 되면 내가 하고 싶은 본과(전공의)혹은 미래에도 가능성이 많은 00본과의 라이센스를 받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면, 베트남에서는 (특정 전공의를 선택하기 전) 일반의 과정 만으로도 얼마든지 진료를 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의대를 졸업한 이들이 뒤늦게 인턴과정을 밟거나 박사과정을 밟는 이들이 일반적입니다.

베트남 의료에 있어 안타까운 점들이 있다면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또한 개인적으로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요?
사실 베트남에서 의대를 졸업하였지만 외국인이라는 시선으로 베트남의료환경을 보면 아직 발전해야 될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예를들면, 베트남 내 유명 외국 의사진이 와도 환자가 비용부담을 해야 하는 것이 아직은 사회적으로 어렵다 보니 유명 외국 의사진이 상주하는 곳이 아닌, 거쳐 가는 곳으로 되어 버린 것이 안타깝습니다. 전문의가 되고 싶은 이로서도 유명 외국 의사진과의 상호적 교류를 통해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모든이들의 마음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응급센터가 있는 종합병원을 운영하는 꿈을 갖고 있는데, 더 많은 인재들이 발굴되어 많은 환자분들의 고충을 덜어드리는 환경 조성이 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많은 환자분들을 만나고 많은 의학적 경험을 쌓기위해 한국에서 의학 트레이닝 과정을 밟거나 연수의 기회를 계획 중에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영씨처럼, 베트남 내에서 언어나 문화 등의 차이로 고군분투 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가요?
‘베트남 유학’과 ‘미주 지역에서의 유학’이 주는 인상은 사실 차이가 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베트남에서 겪을 수 있는 선한 영향도 분명 있을 꺼라 생각됩니다. 저의 경우에서도 언어와 문화가 달라, 친구와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으며 대학졸업까지의 과정이 지금에서는 너무나 감사함으로 다가옵니다.
입학하던 날에 학부장님께서는 “지금은 힘들지 몰라도 하영 씨처럼 외국인이 베트남 내 의과대학을 선택하는 학생들에게 본보기가 될 것이고 그 친구들이 도움이 필요할 때 너가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라 큰 용기를 주셨고 학교 내에서 인사를 나눈 고려대 교수님께서는 “하영씨처럼 한국과 베트남간의 의료 교류에 다리역할을 할 수 있는 친구가 많이 필요하다며 끝까지 노력해 달라” 는 말씀이 아직까지도 마음에 새겨 있습니다.
비록 과정이 어렵고 순탄치 않더라도 베트남의 문화와 베트남사람들을 배척하지 말고 베트남이라는 나라를 조금 더 사랑과 관심을 더해 주는 마음자세와 노력이 앞으로의 미래를 만들어 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단순히 베트남 내에서 의과 대학을 졸업한 학생이 아닌 한국인을 대표하며, 베트남과 한국을 연결 짓는 교두보 역할 뿐 아니라 한국과 베트남 간의 의료계에서 큰 빛을 내는 이가 되길 기자는 진심으로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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