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September 26,Sunday

제주도 특집 ‘서귀포의 화가’ – 이중섭


오늘 칼럼은 제주도에 대해 쓰려고 합니다. 왜 갑자기 뜬금없이 제주도냐구요? 제가 지금 제주도에 와있답니다.(앗! 잡지가 나올 때쯤이면 아마도 호치민으로 컴백하지 않을까 싶네요.)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 앉아서 파도 치는 풍경을 바라보며 글을 쓰니 오늘은 왠지 글이 평소보다 술술 잘 풀리는 느낌이 듭니다.

그 동안 주로 해외 화가들, 특히 인상주의 화가들에 대해서 칼럼을 많이 써왔었는데요, 오늘은 제주도에 온 만큼 특별히 제주도에 대한 화가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그럼 먼저 이 그림을 보실까요?

이 힘찬 느낌의 ‘소’를 보니 오늘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다들 눈치채셨죠?
힘찬 소를 유화로 그린오늘의 주인공 ‘이중섭’ 화가를 소개합니다.
‘소’ 그림으로 유명한 이중섭은 ‘서귀포의 화가’라고 불리기도 한다는 군요. 왜 이렇게 불리는지를 알기 위해서 이중섭의 제주도 시절을 잠깐 살펴보겠습니다.

이중섭은 한국 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원산에서 제주도로 피난을 와서 부인 이남덕(일본명 야마모토 마사코)과 두 아들과 함께 11개월 정도 살았습니다.


제주도에서 지낸 기간이 1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이중섭은 제주도 서귀포의 화가라고 불리고 있으며 제주도에 그의 이름을 딴 거리와 그 거리에는 ‘이중섭 미술관’ 도 있습니다. 더군다나 ‘이중섭 예술제’도 열릴 예정이라 하니 이중섭에게 제주도는 살아있을 때에도 죽은 후에도 뜻 깊은 곳이겠지요.

이제 그럼 그가 제주도에서 그린 그림들을 보실까요?
그는 제주도에서 게, 물고기, 아이들, 귤이라는 소재를 자주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가 자주 그린 게를 비롯한 섬, 물고기, 아이들, 귤이라는 소재는 제주도에 있을 때에도 제주도를 떠난 후에도 그의 그림 속에 자주 등장했습니다.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제주도에서 머문 그 기간 동안 그린 소재가 그 후에 이중섭 작품에 계속 등장한 걸 보니 제주도를 떠나서도 거기서 살았던 시절을 그리워했나 봅니다. 그림들이 따뜻하면서도 해학적이고, 즐거우면서도 포근해 보이는 것은 제주도에서 가족과 생활하는 시간들이 심적으로 편안하고 행복하게 느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주 작은 방 한 칸에서 생활했을 만큼 현실은 경제적으로 혹독했지만 그가 그린 그림 속 제주도는 지상 낙원으로 표현되었답니다.

저도 제주도에 오기 전까지 작업하고, 특강하느라 정신 없이 지내서 ‘제주도에 가면 무조건 쉴꺼야’ 하고 왔는데, 막상 오고 나니 그리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아 손이 근질근질하네요. 집과 집, 밭과 밭의 경계를 이루는 낮은 돌담(어떻게 이렇게 돌들끼리 무너지지 않고 잘 붙어있을까 하는 생각을 들게 하네요.),

말이나 글로 표현할 수 없는 오묘한 색의 바다, 압도적으로 많은 푸른 색의 지붕들, 그리고 출입문을 대신한 정낭들 등등 사방이 그리고 싶은 것들로 가득하여 하나하나에 다 감탄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호치민에 있는 작업실에 두고 온 재료들이 너무도 그리워져서 제주에 있는 화방에 갔었습니다. 그런데 낯익은 물감들과 재료들에 반가워 하다가 가격에 또 놀랐습니다.
여기는 섬이라 육지보다는 비싸더군요. 어쨌든 물감과 붓과 캔버스는 준비되었고 이 칼럼을 다 쓰고 나면 전 이제 그림을 그리러 갑니다. 대학 시절 스케치 여행을 다니던 것처럼요.

(여기서 잠깐! 제가 왜 제주에 왔는지 궁금하시죠? 제주도에 있는 ‘달달’ 갤러리 카페에 가시면 제 그림들을 보실 수 있어요. 제주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은 한 번 들러보세요. 아마도 제 이름을 말씀하시면 주인장의 특별 서비스를 받을 실 수도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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