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February 25,Sunday

독서 모임 자작 공간- 선넘기

 

모든 사람은 마음속에 자기만의 동그라미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그 동그라미가 자기 몸만 쏙 들어갈 정도의 훌라후프만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학교 운동장만큼 크기도 합니다. 이 동그라미는 사람들의 관심과 활동 영역의 크기를 상징합니다. 사람들은 그 동그라미 안에서 안전함, 편안함, 즐거움을 느끼고 살아갑니다. 20살까지 키가 커지듯 이 동그라미는 일정시기까지는 자연스럽게 커지다가 다른 동그라미들을 만나게 되면서 겪는 경험의 결과에 따라 크기와 방향이 달라집니다. 어떤 사람들은 다른 동그라미를 피해가며 자신만의 동그라미를 지키거나 키우면서 기쁨을 느끼고, 어떤 사람들은 다른 동그라미와  *교집합을 만들어 가며 즐거움을 느낍니다. 이 동그라미를 어떻게 얼마큼 키우느냐에 또 하나의 행복과 인간관계의 비결이 있는 것 같습니다. ( * 교집합 :  두 동그라미가 겹쳤을 때 생기는 타원형 부분. 수학의 정석 제 1장 집합에 나오는 그림을 기억해 보세요!)

20살에 키가 멈추듯이, 일정 단계에 이르면 관심과 활동영역의 동그라미도 성장을 멈춥니다. 오히려 줄어드는 경우도 많습니다. 새로운 것을 알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즐겁기도 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이상하게도 새로운 일과 새로운 사람 앞에선 긴장과 피로도 함께 느끼게 됩니다. 내 의지와 달리 살아야 하는 일터에서는 좋든 싫든 새로운 일, 새로운 사람을 받아들이지만, 내가 나를 통제하는 시간이 되면 어느새 하던 일 그대로, 만나던 사람 그대로 만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회식때 노래방에 가보면 임원들은 송창식, 조용필, 부장들은 이문세, 이승환, 차장은 드렁큰 타이거, 과장은 휘성, 대리 밑으로는 이름 모를 아이돌 식으로 술 한잔 먹고나면 각자 하고 싶은 노래들을 불러대는 모습을 봅니다. 한자리에 있지만 각자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순간입니다.

자연 성장이 멈춘 나의 동그라미를 키우기 위해서는 동그라미를 둘러싸고 있는 선을 넘는 용기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 선은 ‘나’를 지켜주는 성벽이기도 하지만 ‘나’의 성장을 막는 한계선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에는 내가 읽어주길 바라는 수많은 책, 들어주길 바라는 수많은 노래, 봐주길 원하는 셀수 없이 많은 영화들이 있고, 내 핸드폰의 연락처에는 세번만 손가락을 움직이면 만날수 있는 ( 그렇지만 만나고 있지 않은 ) 수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맘만 먹으면 8시간 후에 다른 나라의 어느 도시의 까페에서 커피 한잔을 마실수 있고,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그랩과 구글맵으로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는 시대입니다.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피곤해서’ 안하고 있는 일이 너무 많습니다. 만약 지금의 삶이 지루하고 따분하고 재미없다면 혹시 내가 현재의 내 동그라미에 너무 익숙해 있는 것이 아닌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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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행복을 위해 나의 선을 스스로 넘어야 하지만, 남의 선을 함부로 넘어서는 안됩니다. 나의 동그라미가 소중하듯이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만의 동그라미는 소중한 ‘나’의 영역입니다. 절도, 폭력, 성범죄 같은 명백한 범죄는 말할 것도 없고, 우리의 일상은 선을 넘는 사람들 때문에 많은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업무 시간 전과 후에 날아오는 카톡 메시지, 못 먹는 술을 권하는 행동, 터무니 없는 부탁을 미안한 마음 없이 하기, 잘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서 무례한 질문을 던지기, 약속을 쉽게 까먹기 등등 우리 일상은 선을 넘는 사람들 때문에 사소한(?) 고통을 겪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만들어진 법도를 우리는 예의라고 하고, 그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는 것이 그 사람의 선을 넘지 않는 방법입니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지만, 그것은 다른 사람의 동의 없이 그 사람의 동그라미의 선을 넘지 않는다라는 가정을 깔고 있습니다.

부모라는 이유로, 선생이라는 이유로, 친구라는 이유로, 직장 상사라는 이유로, 자식이라는 이유로, 형제 자매라는 이유로 우리는 당연하다는 듯이 다른 사람의 선을 넘을 때가 있습니다. 일상에서 관계가 깨지는 경우가 이런 선관리를 잘못해서 입니다. 서로 적당히 거리를 두면 큰 사고는 나지 않는데, 어느 한쪽은 가깝다고 여기고 한쪽은 아직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선에 대해 침범이 들어왔을 때 두 사람의 관계가 파탄이 나거나 한쪽이 상처를 입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침범당한 사람은 정색을 하고, 침범한 사람은 민망한 상황이 되는, 일상의 인간관계상 가장 피하고 싶은 상황이 됩니다. 좋은 인간 관계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방법은, 특히 가깝다고 여기는 관계일수록 서로 예의를 지키고 선을 넘지 않는데 있습니다. 그리고 불가피 하게 선을 넘어야 할때는 반드시 상대 및 자신이 당황하지 않게 동의를 구해야 합니다.

경제적으로 점점 어려워지는 한해가 될 것 같습니다. 올해 경제적인 성공을 통해서만 행복을 찾으려 한다면 행복의 총량은 줄어들 확률이 높습니다. 지금 나의 관심과 활동 영역의 동그라미를 살펴보고 그 크기를 넓혀보는 한해가 되면 어떨까요? 약간의 노력만 한다면 큰 돈을 쓰지 않아도 행복해 질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많습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동그라미를 존중해 주며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넓혀 나간다면, 행복에 한 발자국 더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의 행복을 위해 나의 선을 스스로 넘어야 하지만, 남의 선을 함부로 넘어서는 안됩니다.

 

”경제적으로 점점 어려워지는 한해가 될 것 같습니다. 올해 경제적인 성공을 통해서만 행복을 찾으려 한다면 행복의 총량은 줄어들 확률이 높습니다. 지금 나의 관심과 활동 영역의 동그라미를 살펴보고 그 크기를 넓혀보는 한해가 되면 어떨까요?”

 

 

저자 – 독서 모임 ‘공간 자작’
이번에 본 칼럼을 시작한 독서 모임 공간 자작은 회원수 xx명 규모의 2018년 말 시작하여, 한달에 한번씩 평균 2권의 책을 읽으면서 토론하고, 주제를 논하는 독서 모임이다.
이들의 칼럼은 ‘공간 자작’ 대표측의 요청에 따라 익명으로 발표할 예정이며, 2주에 한번씩 연재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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