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April 29,Monday

한주필 칼럼-시니어 골퍼를 위한 또 다른 조언

어프로치에서 피칭 이하 클럽을 버려라.  

엊그제 인공지능에 대한 주제로, <인공지능, 인간 경쟁에 참여한다>하는 제목의 칼럼을 쓰면서 인공지능이 쓴 시니어 골퍼를 위한 조언이라는 글을 소개했습니다. 

그 글에서 인공지능은 고령의 시니어 골퍼를 위하여 첫째, 로프트가 높은 클럽으로 타격을 좀 더 용이하게 만들고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짧은 백스윙을 사용하고, 공도 느린 스윙 속도에 맞게 소프트한 공을 사용하고, 유연성을 유지하기 위해 꾸준한 운동을 하라고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설명을 드리자면 드라이버를 선정할 때 젊은 사람들이 쓰는 9도나 10도 같은 로프트가 낮은 드라이버는 공을 띄우기 힘드니 그것보다 높은 로프트의 드라이버를 사용하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거리를 일단 접어두고 정확도를 높여, 주로 페어웨이에서 샷을 할 수 있도록 백스윙을 줄이라고 합니다. 공 역시 검은 숫자가 새겨진 단단한 공을 사용하지 말고 붉은 숫자가 쓰여진 소프트한 공으로 조금이라도 거리를 늘이라고 합니다. 얼핏 생각하기에 검은 숫자가 쓰인 공은 붉은 숫자의 골보다 압축도가 높아 반발력도 더 좋을 듯하지만 실제로는 단단한 만큼 강한 타격이 필요합니다. 강한 타격을 못 할 바에는 좀 더 소프트한 공을 때리는 것이 거리를 제대로 내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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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인공지능의 조언을 보면서 인공지능의 지혜로움에 감탄하기는 했지만, 그 조언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공지능 말대로 로프트가 높은 드라이버를 쓰고 백스윙을 짧게 하여 스윙하면 정확도는 높겠지만 거리가 문제입니다. 특히 드라이버 거리가 짧으면 세칸 샷을 더욱 긴 클럽을 잡게 되어 스윙이 어려워진다는 것은 어떻게 보완하나요? 그리고 거리가 짧아져 온그린 확률이 떨어지는 문제에 대한 보완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그 보완책에 대한 생각을 해봤습니다. 한 가지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딱히 기술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가장 간단한 방법입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나이가 들면서 거리가 짧아지면 세칸샷에 공을 그린에 올리기가 점점 어려워집니다. 그린에 올리기보다 주로 그린 언저리에서 어프로치하는 것이 매홀 하는 과업이 되니 시니어를 포함한 모든 아마추어 골퍼에게 어프로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어프로치가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닙니다. 라운드 후 리뷰를 해보면 점수를 까먹는 가장 큰 요인이 바로 그린 근처에서의 엉뚱한 어프로치입니다. 뒤땅을 쳐서 바로 앞에 떨어뜨리거나, 공의 머리를 쳐서 그린을 훌쩍 넘겨버리곤 하며 한 번에 많은 타수를 잃는 주범이 바로 어프로치입니다.

유튜브나 프로들이 어프로치에 대한 자세를 얘기하며 요령을 알려주지만, 요령으로 세상을 살 수 없듯이 이론만으로 필드에서 실수 없는 적용은 생각만큼 만만하지 않습니다. 엄청난 연습이 필요합니다. 공을 가격하는 힘이나 포인트가 그만큼 예민하기 때문에 그 감을 익히고 필드에서 실수 없이 치려면 하루도 빠지지 않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어프로치를 잘하는 방법은 오직 한가지 연습뿐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렇게 감각을 익히고 유지할 만큼 연습 시간이 없습니다. 

결국  우리같이 평범한 시니어 골퍼에게는 어프로치에 대한 목표를, 공을 홀에 붙인다기보다 큰 실수 없이 홀 근처로 공을 운반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연습도 없는 주제에 공을 홀에 붙이는 시도는 과욕일 따름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며 실수 없이 공을 핀 근처로 옮길 수 있나요? 

대부분의 아마추어 골퍼는 어프로치에서 주로 로프트가 높은 피칭이나 샌드웨지를 사용하여 핀을 향합니다. 이것이 바로 문제의 시작입니다. 로프트가 높으면 높을수록 공을 제대로 맞추기가 힘들어집니다. 젊은 시절 감각이 살아있을 때는 해볼 만하지만, 근력도 감각도 무뎌진 노령 골퍼는 이제 방법을 바꿔야 합니다. 

제일 먼저 할 일은 피칭 이하의 로프트 높은 클럽을 그린 언저리에서 잡지 않는 것입니다. 홀까지 가는 길에 벙커나 장애물이 없다면 피칭 이하 클럽은 버리고 가능하면 로프트가 서 있는 9번, 8번, 7번 클럽을 사용하세요. 어차피 풀스윙하는 것이 아니라면 실수 확률이 적은 클럽을 사용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로프트가 세워진 클럽을 사용할수록 실수가 적어집니다. 조금 띄우고 많이 굴리세요. 핀에서 50야드 이상 떨어진 곳이 아니라면 가능하면 로프트가 서 있는 클럽을 사용해 보세요. 예를 들어, 30야드에서는 8번 아이언으로 10 야드만 던집니다. 그러면 20야드를 굴러갑니다. 대충 홀 근처 5미터 안팎에는 들어갑니다. 최악의 경우라도 그린에 올라가긴 합니다. 운이 좋으면 퍼팅도 안하고 기브를 받습니다. 공이 페어웨이만 지나는 경우와 러프를 거치는 경우 모두 감안하여 연습을 몇 번 하면 감이 생깁니다. 물론 이미지가 중요합니다. 10야드를 날아간 후 20야드를 달려가는 공을 상상해야 합니다. 낮게 굴리는 방법을 연습하는 것이 높게 띄워 홀 근처에 떨어지는 환상적인 샷을 연습하는 것보다 5만 배 쉽습니다.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프로들도 그렇게 합니다. 예전 잭 니코라스 시절의 프로들의 영상을 보면 어프로치는 거의 8, 9번을 사용합니다. 

왜 그린에서 퍼팅을 사용하나요? 홀에 가까울수록 퍼터처럼 로프트가 서있는 클럽을 사용하는 것이 홀인 할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홀 근처에 다가갈수록 로프트가 서있는 클럽을 잡으세요. 한 라운드에 3타는 줄여줍니다. 

물론 싱글 핸디캡을 가지신 분에 대한 조언은 아닙니다. 그냥 너나없이 비슷한 우리 아마추어에게 해당되는 얘기입니다. 이런 샷에 익숙해지면 어프로치의 두려움이 사라지면서 자신감이 솟아납니다. 중요한 것은, 어프로치 공포에서 벗어나면 골프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절반은 사라집니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입니다. 어프로치 클럽을 바꿔서 장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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