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April 20,Saturday

FOOD- 젓갈과 느억맘

 

 

전세계 소스에 영향을 준 음식

베트남 민족의 얼이 담긴 느억맘의 유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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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농업을 하고 성장하면서, 일반적으로 문명을 형성하게 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인류학자들은 보통 문명을 형성했다는 상징으로 주로 건축물 그리고 생활 습성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생활 습성을 파악하는 일로 당시 쓰레기까지 뒤지곤 하는데, 주로 음식을 담는 데 무엇을 사용했는 지 알아보기 위함입니다. 한 유적지에서 그릇으로 사용된 토기, 목기 등이 발견되면 문명을 형성한 것으로 보는 경우가 대체적입니다.

그리고 문명의 상징 중 다른 하나는 바로 젓갈이나 발효음식의 유무입니다. 왜냐하면 고기나 건어류 등 동물성 단백질 식재료는 쉽게 상하기 마련이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위생처리가 필요한 만큼 발전된 문명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런 발효음식을 만들기 위하여는 많은 소금과 상당한 노동력이 수반되고 더불어 복잡한 과정과 대용량의 용기가 필요한 터라 기본적으로 소금의 채취와 많은 노동력을 동원할 수 있는 공동체의 관리 등 최소한의 경제적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발효음식을 통한 문명의 정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젓갈은 언제부터 등장했을까요?

대부분의 발효식품이 그러하듯 젓갈류의 기원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각종 사료에 따른 간접적인 기원의 추정 노력은 다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20세기 냉장고가 보급될 때까지 인류의 상시적인 고민은 음식을 오랜 기간 어떻게 보존하는 가였습니다. 특히 식품의 보존 기술이 떨어지던 전 근대에, 어패류의 부패를 막고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염장을 시작으로 발달한 것이 바로 젓갈입니다, 이러한 인류의 고민은 비슷한 시기에 중국, 로마에서 젓갈 음식을 즐겨먹었다는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보편적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젓갈은 보전 음식이어서 신선한 어패류를 구하기 쉬운 곳에서는 만들지 않았으리라 짐작되지만, 어패류 상당수는 실온에서 하루를 버티기도 힘들기 때문에 소금과 어패류를 구하기 쉬운 곳에서도 젓갈이나 그와 유사한 음식은 어디에나 존재했습니다. 우리는 주로 한국의 젓갈류를 생각하지만, 일본에도 젓갈이 있었고, 심지어 서양권에서도 로마시대부터 중세까지는 생선 내장을 저린 가룸 (Garum)이라 불리는 젓갈이 있었습니다. 이 가룸은 비린내의 문제는 있었지만, 당시 시민들에게 상당한 인기를 누렸던 식품이었습니다. 지금의 프랑스 마르세유가 로마시대, 마실리아라 불리면서 로마시대 유수의 대도시를 형성할 수 있었던 이윺는 바로 가룸 거래의 중심지였기 때문입니다.

이 가룸은 추후 한국의 된장처럼 곡식을 활용한 ‘장’을 만드는 기술로 발전하게 됩니다. 아무래도 유럽인들에게는 생선을 이용한 가룸에서 발생하는 비릿한 냄새가 지중해 지역을 제외하고는 다른 지역에서는 환영받지 못한 모양입니다. 결국 서기 5세기경부터 보리를 발효한 뮤리(Murri)라 불리는 장으로 바뀌면서 지금까지 쓰이게 됩니다.

 

젓갈을 대체한

젓갈은 동양권에도 흔한 음식 중 하나입니다. 기원전 1000년경 주나라때 기록에도 나타나는 것을 보면 오래전부터 중국과 인도네시아까지 광범위한 지역에서 다양한 형태의 젓갈이 존재한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젓갈은 곡물이 주를 이루고 단백질이 부족한 아시아에서는 주요 단백질 공급 식재료로 많이 사용됐습니다. 그러한 면에서 젓갈 전통은 동양에서는 계속 유지가 됐고, 소스로 변화된 서구 문명과는 달리 여전히 음식 형태로 남아있게 됩니다.
그러나 동북아시아에서는 기원전 3세기부터 다른 방식의 젓갈이 탄생하게 됩니다, 바로 곡식인 콩을 활용한 ‘장’의 탄생입니다. 특히 콩으로 만든 장은 기후가 추운 한국, 일본, 중국 북부지역에서는 완벽한 음식이었습니다, 단백질이 많은 데다가, 추운 기후에서 잘 자라는 곡물인 ‘콩’을 활용하여 장을 만드는 방식이 발달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하여 동북아시아의 특징인 간장이 탄생하게 되면서,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가리는 ‘콩’장 문화권과, 어장 문화권이 구분되기 시작하고, 이 시기를 기점으로 동북아시아는 ‘간장’에 좀 더 초점을 두고 요리가 발전하는 데에 비해 동남아 국가들은 피시 소스를 자기네 형태로 발전시켜 지금에 이르게 됐습니다.

 

전세계에 영향을 미친 동남아시아의 액젓 문화

동북아시아가 콩으로 넘어간 사이, 동남아시아에서는 어류를 사용하여 젓갈을 만들고, 액젓을 만드는 문화가 보전됐습니다. 느억맘 같은 피쉬소스가 중요한 이유는, 바로 17세기 이후 동북아시아 및 전세계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런 예 중 하나가, 한국의 멸치, 까나리 액젓 그리고 지금은 토마토로 만들지만, 동남아시아 피시소스로부터 유래된 케첩, 그리고 영국 및 서양권에서 자주 사용하는 우스터 소스 역시 동남아시아 피쉬소스에서 파생된 산물입니다.

동북아시아에서도 피쉬소스 즉 여류를 사용하여 액젓을 만드는 전통은 각지역에 있었지만, 명나라가 왜구들의 습격이 잦아지자 해금령을 내리면서, 해안가 주민들을 전부 15킬로 이내의 내륙으로 소개시키면서 액젓을 만드는 전통에 타격을 받습니다. 17세기 청나라가 들어서면서 해금 정책은 완화됐고, 해안가에 다시 인구 정책이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완벽한 쇄국을 추구하던 명나라와는 다르게, 청나라는 부분적으로 대외교역을 허용하면서, 동남아지역과의 교역이 살아났습니다. 즉 이때 피쉬소스를 만드는 방법이 중국에 다시 전파되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이를 통칭하는 말도 다시 생겨납니다. 케첩이란 단어의 어원이 푸젠성 지역의 언어인 민남어로 ‘생선으로 만든 소스’ 혹은 ‘조개를 소금에 절여 만든 액젓’을 의미하는 ‘규즙(鮭汁)’의 발음이 ‘꿰짭(kôe-chiap)’이고 이게 말레이어를 거쳐 영어로 넘어가 ‘ketchup’이 되었다는 것이 케첩의 단어 유래의 정설로 인정받을 정도로 피쉬소스는 전세계 소스 시장에 영향을 줍니다. 물론 지금 케첩은 토마토 베이스로 생산하지만. 초기에는 간장같은 검은색의 피쉬소스였다는 점에서, 동남아시아의 액젓이 전세계에 남긴 영향은 상당합니다.

아울러 젓갈은 소비했지만, 액젓을 만드는 전통이 없었던 한국에도 동남아의 피쉬소스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조선시대 후기까지도 멸치젓에 대한 기록을 찾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유로 한국의 액젓 문화는 19세기 개화기때 들어와서 20세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백령도의 까나리 액젓이나, 경상도 지역의 멸치액젓이 느억맘을 만드는 과정과 다르지 않다는 점을 가만한다면, 김장 때 주로 사용하는 액젓이 동남아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베트남 민족의 혼 느억맘.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친 동남아시아의 피쉬소스, 그 정점은 베트남의 느억맘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사실 느억맘은 베트남의 자랑이자 혼입니다. 김치가 젓갈 없이 맵기만 하면 맛이 없듯이. 베트남 음식에서는 국과 밥, 그리고 고기의 감칠맛을 살리는 소금 대용부터, 망고의 단맛을 살리는 역할까지, 베트남 음식의 기본적인 풍미는 느억맘에서 나올 정도로 느억맘은 베트남 음식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쓰이는 음식 중 하나입니다.

본 글에서도 서술했듯이 느억맘의 역사는 최소한 1000년 이상을 자랑합니다. 서기 997년 액젓에 대한 최초 자료인 <대월사기전서>라는 책에 액젓에 대한 내용이 있는데, 이것이 이 지역에서 액젓을 만든다는 최초의 기록입니다. 아울러 대남일통지(Đại Nam nhất thống chí)와 같은 응엔 왕조시대의 역사 자료에도 느억맘으로 추정되는 액젓 사용이 언급되어 있습니다, 아울러 이러한 점은 베트남 사료 외에 당시에 베트남에 들어온 서양인들의 기록에서도 나와 있습니다.

1621년 코친차이나(베트남 남부 메콩강 삼각주를 중심으로 한 지역) 추상록에 이탈리아 선교사인 크리스토포로 보리(Cristophoro Borri)는 “코친차이나 사람은 고기보다 생선을 더 많이 먹으며. 생선에 소금을 절이면 부드러워지고, 물에 섞여서 녹는 ‘Balaciam’이라는 소스를 워낙 좋아한다. 이것은 겨자처럼 톡 쓰는 맛이 있는 소스인데, 집집마다 유럽의 많은 지방에서 술을 항아리에 담는 것처럼 대량으로 미리 저장한다” 라고 서술되어 있을 정도로 베트남의 액젓 문화는 최소한 1000년 이상의 유구한 전통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느억맘은, 한국의 간장류의 제조과정과 비슷한 과정을 거칩니다. 소금을 넣고, 주로 압착하는 방식으로 단백질을 분해해서 아미노산으로 만들면서 발효가 진행됩니다. 다양한 어류를 사용하지만, 주로 느억맘에서 쓰이는 까껌(Ca Com)이라 불리는 빨리 분해되는 작은 멸치를 최소 6개월간 발효시키고, 압착시킨 뒤, 물을 넣어서 맑은 액젓을 추출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느억맘은 지역에 따라 들어가는 재료나 만드는 방식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남부 푸꾸옥, 판티엣의 것을 최고로 칩니다. 특히 남부의 느억맘은 야자나무를 켜켜이 쌓아 발효하여 부드러운 맛을 자랑하는 편입니다.

 

감칠맛의 폭탄이자 베트남의 상징인 느억맘은 어떤 종류가 있을까요?

유명한 전통 액젓 종류

액젓을 사용하는 베트남 가정은 약 98% 차지하고 있고, 매년 액젓을 2억 리터 이상 소비합니다. 베트남인들의 삶에 밀착된 조미료 답게 아주 오래 전부터 액젓을 생산하는 브랜드가 많이 있습니다. 유명한 전통 액젓 브랜드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 액젓을 이것에서는 베트남어인 느억망과 동일하게 사용하겠습니다 )

 

1 .푸꾸억 액젓(느윽망)
Nước mắm Phú Quốc

유명한 휴양지인 ‘푸꾸억’ 섬에서 생산하는 각종 액젓의 지역공통 브랜드가 바로 Nước mắm Phú Quốc입니다. 푸꾸억 액젓은 베트남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유명합니다. 푸꾸억섬 주변에는 미역과 해양생물이 많이 있어서 멸치 성장에 유리한 데다가, 이러한 이점을 이용하여 200년 전부터 느억맘의 생산지로 명성을 떨치고 있습니다. 가격 115,000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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