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May 4,Saturday

코로나 이후의 세계물류를 흔드는 지정학적 리스크

지난 3년간 지겨웠던 코로나가 종식됐지만, 세계의 고난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 이후에 경제적 변화로 인한 경기 침체와 더불어, 이제는 지정학적인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세계 물류, 무역 시장은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특히 제조업의 중심이었던 기존의 중국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지역의 산업구조가 내수 위주로 재편되면서, 국제적 분업화 산업 생산구조에서 동아시아 지역은 멀어지고 있고, 기존에 소외됐던 동남아시아, 유럽, 중앙아시아, 북중미 지역을 중심으로 제조업이 다시 살아나고 있는 추세다.

한편 1989년 이후 팍스아메리카나 중심의 세계 체제가 종식되고 있고, 세계적인 정세 변화가 극심해지면서, 지정학적 리스크도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번호 스페셜 리포트에서는 코로나 이전과 이후 상황의 세계무역의 변화를 조명하고, 포스트 코로나 세계에서 주요 물류 불안 요인으로 떠오른 잠재적인 지정학적 불안을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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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는 무엇인가?

물류는 상업의 기본이자, 상업활동으로 구성된 현대사회의 혈관이다. 물류는 물적 유통(物的流通)의 줄임 말이다. 특정한 재화(goods)나 용역(services)을 적절하게 이동, 위치시키는 행위를 뜻한다.
물류의 어원 로지스틱스는 ‘병참’이라는 단어에서 유래했다. 말 그대로 전시에 물자를 적재적소에 이동, 배치시켜 어떻게 하면 에너지를 덜 낭비하고 전투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지 연구하던 것이, 오늘날의 물류로 발전한 것이다.

 

코로나 이전의 물류

코로나 19이전의 물류는 글로벌 밸류체인(하나의 상품을 생산하기 위해서 여러 국가의 산업들이 투입되어 각 자의 생산활동에 따라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구조)이 정치적인 요인과 더불어 아시아지역의 노동비용 증가와, 신기술 생산의 디지털화, 자동화 도입 등 다양한 요인이 맞물리면서, 전세계적으로 네트워크처럼 깔려 있던 생산망이 지역을 중심으로 개편되고 있는 상황이었으며, 특히 아시아 지역에 대한 제조업 의존율을 줄이려고 고심 중이었지만 획기적인 동기부여는 나오는 상황은 아니었다.
하지만 코로나 19 확산 이전부터, 동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비중은 전세계적인 글로벌 생산 네크워크 즉 “세계 시장 판매를 목적으로 여러 곳에서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하는 조직을 배치”하는 면에서는 감소하는 추세였으며, 유럽, 중앙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베트남, 인도, 멕시코 등 기존에 제조업에서 소외받거나 생산비용이 낮은 지역의 생산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중국의 전방연계생산(철강, 자동차등 국가전략산업) 비중은 2007년 12.1%에서 2019년 7.9%로, 후방연계비중(소비재, 부품산업) 은 동 기간 16%에 서 8.8%로 크게 감소한 반면, 베트남의 경우 전방 연계 생산 비중이 동 기간 20.7%에서 34.4%로, 후방 연계 생산 비중은 동 기간 28.1%에서 39.9%로 크게 증가한 모습을 보이면서, 전반적인 제조업 비중이 높아지는 효과를 보이고 있었다.
이러한 추세 변화는 글로벌 밸류체인 내에서 중국의 위치가 중간재 수출기지의 역할과 함께 중국내 내수소비를 위한 생산으로 전환되면서, 세계적인 생산 참여가 감소되고, 이를 대체하기 위한 베트남, 인도, 멕시코 등 신흥국의 생산 네트워크 참여가 증가로 나타나는 상황이었다.
미ㆍ중 통상분쟁 이후 전 세계적으로 제조업의 생산양을 줄어드는 추세였으며, 2018년 이후에는 생산과 소비가 균형을 찾아가는 추세였다. 즉 당시 전반적으로 아시아 지역의 제조업 생산량은 북미, 남미, 유럽 지역에 비하여 높은 편이나, 최근 호주, 일본을 제외한 대부분 아시아 지역(중국, 한국, 대만, 인도네시아, 인도)의 생산량은 소비에 대비하여 감소하는 추세다.

코로나 이후의 물류 변화

코로나19는 사람 간 접촉을 통하여 전염되는 특성상, 각국의 정부는 전염병의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강력한 거리두기 정책을 시행하고, 감염자가 발생한 생산시설을 일시적으로 폐쇄하도록 권고하였으며, 상업시설의 운영을 제한하는 등 경제봉쇄 (lockdown)의 성격이 강한 정책을 시행했다. 이로 인하여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된 많은 국가에서 소비활동의 위축과 소득감소가 발생하면서 베트남, 대만, 한국, 멕시코, 독일 등의 국가는 해외 수요와 공급에 상대적으로 민감하여, 해외 수요와 공급에 문제가 발생하며 생산에 막대한 충격을 줬다.
특히 코로나19는 제조기업이 위치한 지역의 노동자 투입을 제한시켜 해당 기업의 생산이 중단되거나 상품의 출하 지연에 영향을 주면서, 해외 수요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수요 감소가 발생했으며, 해외 자원 의존도가 높은 국가의 경우 조달부품 수급 문제가 발생하여 생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상황의 예가 한국에서는 요소수 대란으로 기억되는 2021년 세계 물류대란이었다.
코로나 이후의 무역도 변화했다. 코로나 확산 영향에도 세계무역에서 중국의 위치는 확고한 지위를 유지했다, 한국과 중국제품의 EU, 미주 지역에서의 수요로 인하여 코로나19의 동아시아 지역 무역에 대한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으로 무역은 다른 지역보다 덜 감소했다. 그러나 세계무역은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와 지역에서 감소했으며, 특히 북미(미국)와 중동, 북아프리카 지역이 크게 타격을 받았다. 북미지역은 정부와, 기업의 역량이 충분하여 버틸 수는 있었으나, 중동, 북아프리카 지역은 식량난, 물자난이 2023년에도 계속되고 있고, 이로 인하여 이스라엘 정치위기, 예멘내전 격화, 수단내전 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산업별로는 코로나로 인하여 자동차 산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으며, 섬유ㆍ의류와 기계 부문은 중국의 수출 증가로 수출 감소세가 비교적 적고, 전기ㆍ전자와 화학 부문은 수출이 오히려 증가세를 보였다.
결론적으로 코로나19 확산 이후 무역 측면에서는 아시아 지역의 글로벌 밸류체인 역할과 유럽의 소비가능 역량으로 인하여 아시아와 유럽의 역내 무역 기능이 강화됐으며, 투자에 있어서는 지역 중심국(미국, 중국, 프랑스)의 역내 제조업 생산 기지 강화 움직임이 관찰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금리인상 이후 선진국의 제조업 강화추세는 더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가치사슬 구조 변화는 아시아 생산기지 역할 증대, 아시아, 미주 지역의 지역화 등 기존에 주요 산업국가들이 실시했던 지역 생산기지의 강화가 예측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로 인하여 수출국가들의 피해가 가속될 것으로 보이고 있다.

지정학 리스크의 대두
코로나 이후 국제 물류의 특징은 지정학적 리스크의 대두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후, 신냉전이 가속되면서, 기존의 세계화 지형이 선진국을 중심으로 개편되고 있다.
기존에 유지됐던 미국중심의 단극 세계 즉’ 팍스 아메리카나’는 미국중심으로 세계적인 생산활동과 물류의 이동을 보장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러시아와 중국은 경제적인 면에서는 찬성하지만, 정치적으로는 자신들의 성장을 통한, 새로운 국제사회에서의 위치를 대변할 수 있는 새로운 질서가 필요하다고 보며 서로 충돌하고 있다. 이렇듯 ‘힘과 사상’에 대한 뚜렷한 인식과 지향점의 차이로 갈등 세력 간의 타협점을 찾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과제다. 그럼에도 한동안 절묘한 균형을 이뤄왔는데, 여러 사건들을 경험하며 누적된 불만이 이제는 표면화되고 있고, 이로 인하여 변화는 예전과 달리 급진적일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미국과 반대 세력 충돌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 사건이다.
또한 역사적으로 이같이 중요한 사건들 이후 국제 질서와 규범이 새롭게 수립됐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2차 세계대전 이후 UN, IMF, GATT, NATO 등). 그러나 새로운 ‘규범 수립과 레짐 구축’까지는 권력의 새로운 균형이 확인되고, 새로운 규범에 대한 사상적 동조가 확보되는 시간이 필요하며 그 전까지 상당 기간 양측의 갈등 고조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모두 향후 5~10년을 절체절명의 시기로 보고 있기 때문에, 지정학적인 리스크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물류에서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해야 하는가?
해상 물류는 단순하게 공해상을 다니기 때문에 자유로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화물선 한 척이LA근교 롱비치를 건너서 베트남까지 오려면 미국의 해상영역, 일본, 대만, 필리핀 등의 각국의 베타적 경제수역을 지나야 하며, 20일 이상 쉬지 않고, 이동해도, 영해 통과지역에서 해적활동에 대한 억제 등, 해상치안이 보장되지 않으면, 상품 운송의 안전은 보장받기 힘들어 지기 때문이다. 해상의 안전이 보장이 안되면 작게는 해적부터, 크게는 각국의 해군에게 오히려 위협을 받게 된다. 이러한 불안정은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특히 교역으로 발전한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ASEAN권 국가들에게는 타격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면에서 물류산업에서 지정학적인 리스크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할 것이다. 여기서 어떤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 지정학 리스크 1. 흑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본 전쟁은 대양이동 중심인 해상물류흐름 자체에 영향을 미치는 점은 적지만, 자원공급망에서는 지대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고, 이로 인하여 전세계적인 자원난과 식량난을 가중시키는 심각한 리스크를 야기하고 있다.
전쟁 이후 러시아에 대한 미국 및 서방 국가들의 제재조치가 시작되고,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의 운행이 부분적으로 중단되자 러시아를 통한 물류공급망은 아예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세계 물류시장은 코로나 19로 큰 어려움을 겪다가 TSR이 대안이 되어 나아지나 싶더니 전쟁으로 인해 그 길마저 막히게 된 셈이다. 특히 항공운송도 러시아 영공을 지나지 못하게 되면서 우회를 하게 되어 시간적, 물리적으로 큰 손해를 보기 시작했다.
이렇게 러시아에서 시작된 물류업계의 타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오데사 항의 공격으로 인해 더욱 가중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오데사 항만은 흑해 연안의 최대 항구로, 만약 통제된다면 흑해를 통한 해상교역이 차단되어 우크라이나에서 생산되는 식량과 원자재 등의 수출도 막힐 뿐더러 전 세계 곡물생산량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흑해지역의 곡물수출도 중단되면서 물류대란에 이은 식량난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큰 문제 한 가지는 자원의 최대 부국인 러시아의 전면 봉쇄로 원유와 원자재 공급이 급감하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럽은 원유의 25%, 천연가스의 40%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원자재 대란까지 예고되고 있다. 전쟁이 끝나고 러시아에 대한 봉쇄를 풀어야 원유와 원자재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 어려움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 디커플링과 지정학적 분권화


냉전시대에 미국과 동맹국이 누리던 경제적, 기술적 우위는 치열한 군비 경쟁을 통해 소련으로 하여금 무리한 출혈을 야기하여 스스로를 자멸하도록 유도했다.  다만 이러한 전략이 가능했던 것은 미국은 압도적인 경제 강국이었고, 동서의 경제가 철저하게 분리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미-중은 경제적으로 상호 의존도가 높고, 특히 중국의 세계경제에 대한 영향력은 과거 소련과 달리 막대하다. 그럼에도 첨단기술에서 여전히 미국이 우위가 있는 소위 ‘불균형 상호의존(uneven interdependence)’의 상황이다. 과학기술은 유사 이래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군사력과 무기체계 발전의 핵심적인 동력이었다. 패권국가는 군사력을 향상시키는 최첨단 무기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또한 국제적인 권력과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기술권력’을 이용해왔다. 미국은 기술분에서 전방위적 견제로 중국이 패권국으로 성장하는 것을 억제하고 거대한 소비시장으로만 전락시킬 수 있다고 본다. 광범위한 적용가능성을 가진 ‘choke points’ 기술을 식별하여 경쟁자인 중국에 확산을 저지하고 생산을 독점하여 자신의 지위를 유지시키고자 한다.
중국도 미국에 대항하여 기술자립에 적극 나서고 있다. 14∙5규획(2021~2025)에서는 미국의 제재를 차보즈(卡脖子, 중국 산업을 압박하는 미국의 핵심 기술) 문제라고 지칭하며 이에 저항하여 반도체의 기술자립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공식화했다. M&A, 해외인재유치 등을 통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기존 전략이 미국의 견제로 제동이 걸리자 중국 정부가 선택한 전략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술자립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 패권 경쟁은 공급망 분리로 이어지고 있다. 당초 미국의 공급망 재편의 목적은 코로나 팬데믹을 거 치면서 특정국에 과도하게 집중된 밸류체인의 위험 분산이었으나, 패권전략과 맞물리며 성격이 변화하 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Chip 4’동맹은 반도체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협의체를 표방하고 있지만, 중국으로 첨단반도체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한 동맹 간의 카르텔이다. 이는 향후 진영 간 기술, 인력, 자본의 이동이 제한될 가능성을 시사하는데, 세계화 시대에 수혜를 받은 신흥국 경제에 부정적인 변수다.

  • 세계에너지의 목구멍, 호르무즈 해협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좁은 해협이다. 북쪽으로는 이란과 접하며, 남쪽으로는 아랍에미리트에 둘러싸인 오만의 월경지이다. 수심은 75m – 100m 정도로 얕으며, 가장 좁은 곳의 폭은 약 39km에 불과할 정도로 좁다.
호즈무즈 해협은 대부분의 산유국이 둘러싸고 있는 지정학적 위치를 가지고 있다. 즉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쿠웨이트, 카타르, UAE 등에서 생산하는 석유, 천연가스 등이 생산되면 내국의 파이프라인을 통해 페르시아만 해협으로 연결되고 이곳에서 액화 등의 과정을 거쳐 유조선에 실리게 되고, 호르무즈 해협으로 수송된다.
미국에너지정보국에 따르면 하루에만 약 1,800만 배럴 정도의 원유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고 연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석유는 전 세계 에너지 수급의 30%나 되는 비중을 차지한다. 즉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는 전 세계 에너지 수급의 차질을 야기한다. 특히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에는 더욱 더 큰 문제가 된다. 동아시아 국가들은 중동지역에서의 원유를 수입해 화학제품으로 되파는 경제구조를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아 타 국가들보다 더 많은 양의 원유를 수입하고 소비하므로 호르무즈 해협 문제로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 막대한 피해를 본다.

(호르무즈 해협 지도, 출처: 대학생 신재생에너지 기자단)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주요 에너지원의 일간 평균 생산량 및 수출량, 출처: 미국에너지정보원)

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전 세계로 팔려 나가는 원유를 4번째로 많이 수입하는 국가이기도 하다.
문제는 중동지역이 정치적으로 불안한 지역이라는 점이다, 아랍과 이스라엘의 분쟁으로 인하여 1970년대에는 수에즈 운하가 봉쇄된 역사가 있으며, 중동지역이 오래전부터 다양한 국가들의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지정학적인 특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미국과 중국패권의 대결이 중동을 중심으로 조용히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중국은 자국의 자체 공급망을 높이기 위한 일대일로 사업을 내세우면서 중동에 적극적인 구애를 펼치고 있으며, 시진핑 주석이 2022년 12월 초 사우디를 방문해서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고, 중국 외교에서 드물게 정상회담 정례화에 합의한 것이 대표적이 예다. 이에 대항하여 미국도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Joint Comprehensive Plan of Action)의 복원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면서, 직접 개입을 피하고 지역 주요국과 역외 국가들의 공동 관여를 통해 균형점을 찾는 것에 목표를 두는 정책을 취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미,중 양국의 외교전이 진행되면서, 이란이 소외되고 있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란은 이러한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역내에서 불안을 조성하여 협상의 기회를 찾으려 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로 인하여 호르무즈 해협의 불확실성이 증가할 수 있다.

  • 대만해협아시아의 목구멍.

(대만해협을 중심으로 본 선박통행 위치, 출처: Marinetraffic.com)

대만은 동북아시아 물류의 목구멍 같은 곳이다. 대만해협과, 대만과 일본사이의 미야코해협, 그리고 대만과 필리핀 사이의 루손해협으로 한국과 일본의 60%이상되는 에너지 공급이 이루어지며, 대만 자체가 동중국해, 베트남 동해(남중국해)를 연결하는 위치에 있어, 이지역의 분쟁은 대만해협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위 해협 근처에 있는 주변국가들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면서, 한곳에서의 분쟁이 다른 곳으로 이어지는 도미노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즉 이지역에서의 불안은 동아시아-태평양 지역 물류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이러한 예가 실제적으로 현실화된 것이 작년 7월경 인민해방군이 해상훈련을 명분으로 대만을 사실상 봉쇄하면서, 수많은 항공기들이 대만을 우회하여, 동북아시아에서 동남아시아로의 이동시간이 약 1시간 증가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동북아-동남아 이동경로에서 대만은 목구멍의 역할을 하고 있다. 출처: flightradar24)

대만해협 유사시 발생할 수 있는 공급망 불안은 주로 우리나라의 수출입 물동량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해상교통로에서 발생한다. 대만 해협 또는 그 부근을 통과하는 해상교통로는 대한민국 해상 운송량의 66%를 차지하는데, 이 해상교통로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주요 자원 및 제품에 한정하여 분석해도 하루에 4,452억 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대만해협 유사시를 상정한 전쟁 시나리오에 따르면, 짧게는 7일에서 길게는 70일 정도에 걸쳐 치열한 전투가 벌어질 것으로 분석되어, 순수 전투 기간만 하더라도 최대 31조 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여기에 다른 자원 및 제 품, 항공교통로 등까지 포함하여 분석할 경우 예상되는 경제 피해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전 세계의 국제 해상교통로를 지역별로 구분할 경우, ‘해운/항만통계 수출입 화물(해외 지역별/품목별)’ 통계를 바탕으로 12개의 항로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여기에는 극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중동, 북미, 대양주, 일본, 유럽, 아프리카, 중미, 서남아시아, 남미(동부), 남미(서부) 항로가 해당된다. 이 중 동 남아시아 해상교통로는 대만해협을 비롯하여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말라카해 협을 포함한다. 이러한 12개의 국제 해상교통로에 대해서 물동량을 분석한 결 과, 극동아시아 > 동남아시아 > 중동 > 북미 > 대양주 지역 순으로 물동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들 지역이 전체 운송량의 66.16%를 차지하고 있다.
12개의 국제 해상교통로(항로) 중에서 중동과 아프리카, 동남아 시아, 서남아시아, 유럽, 남미(동부) 항로의 경우 동일한 해상교통로를 이용한다. 즉 한국 입장에서 보면 모두 대만해협 또는 그 부근을 통과하는 항로이다. 다시 말해 대만해협이 막히면 아시아, 유럽, 남미(동부) 지역과의 해상교통에 모두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한국중심으로 바라본 세계해상물류수송로)

사실 상품망에서 피해보는 부분은 우회하면 어느정도 견딜 수 있지만, 대만해협 유사시 발생할 수 있는 공급망 불안은 동아시아 국가들의 에너지 공급항로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등 중동에서 출발한 한국의 에너지 수입 항로가 대만해협을 통과하기 때문에 더욱 심각한 것이다. 이 비중은 한국의 경우 전체 에너지 수입량의 70%의 물동량에 달하며, 일본의 경우도 비슷한 물동량의 에너지가 대만해협과, 루손해협을 통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이유로 아시아 국가들 입장에서 가장 관심을 보고 지켜봐야 할 지정학적 리스크로 대만해협의 유사사태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곳에서의 분쟁은 우선 대만이 섬이기 때문에 해군을 중심으로 분쟁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하여 한곳에서의 분쟁이 다른 곳으로 전파되기가 쉬운 편이고, 아울러 전세계 상품의 이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 코로나 이후 물류의 키워드는 지정학
코로나 이후 급격한 리바운드를 기대하던 세계경제는, 2019년 수준으로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물류도 코로나라는 리스크가 더이상 사라지자, 지정학으로 인한 위협이 화두로 떠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은 2차대전이후 세계무역질서가 작동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코로나 이후로 불안정해진 세계적인 상황은, 세계경제의 혈관에 심각한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무역과 물류로 유기적인 연결이 물처럼 흘러야 하는 세상이고, 코로나로 인하여 어려워진 경제를 회복하는 데에는 경제의 혈관인 물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떠오르고 있는 지정학적인 리스크가 단기적이고, 무력분쟁으로 연결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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