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July 19,Friday

하노이명예시민 KGS 안경환 이사장

베트남은 9월에 신학기가 시작되어 학년도가 마감되는 5월 말이 졸업시즌이다. 졸업식 준비로 여념이 없는 KGS국제학교(KGS International School)의 안경환 이사장을 만났다. KGS국제학교는 베트남 교육 당국으로부터 정식 인가를 받은 초-중-고교 과정의 유일한 한국 사립 국제학교이다. 안경환 이사장은 한국외대 베트남어과를 졸업 후 국내 굴지의 기업 현대그룹에 공채로 입사해 현대중공업과 현대종합상사에서 근무하였고, 주로 석유시추선과 선박 영업을 담당하였다. 1989년부터 호찌민시에 파견되어 외교 관계 수립 전에 베트남에 진출한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한국인이다. 문호가 열리기 전에 베트남에 진출한 그에게는 ‘베트남 1호’,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는다. 베트남 1호 외국인 언어학박사, ‘외국인 최초 베트남문학상’. 최초 ‘하노이 명예시민’, ‘국산 현대자동차 최초 베트남 수출’, 세계 최초로 국립호찌민인문사회과학대학교에 ‘세종한국어학당’을 설립하여 한국어를 가르치고 수강료를 받아 교비에 보탰다.

대학 강단에서는 학자로서 30여 년 가까이 베트남 연구와 강의, 저술에 매진해 왔다. 특히 베트남 언어학자로서 베트남 필독 고전인 호찌민 주석(1890-1969)의 <옥중일기(獄中日記)>와 응우옌주(阮攸: 1766-1820)의 <쭈옌끼에우> 등의 번역서를 포함해 다양한 베트남어 교재를 출간했다. 조선대학교 재직 당시인 2008년 10월 9일 한글날 562주년에 맞춰 세계 최초로 호찌민시에 세운 ‘세종한국어학당’은 오늘날 ‘세종학당’의 발판이 되었다.

한국에 베트남 문화를 전파한 공로로 베트남 정부는 안 이사장에게 친선문화진흥공로 휘장, 평화우호 휘장을 수여했다. 베트남문인회는 외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안 이사장에게 베트남문학상을 수여했다. 2014년에는 ‘디엔비엔푸’ 대승후 프랑스로부터 하노이를 수복한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하여 베트남 사상 처음으로 ‘하노이시 명예시민’ 제도가 만들어졌다. 당시 한국인으로서 최초로 하노이 명예시민으로 추대되었다. 2017년에는 국립호찌민인문사회과학대학교 개교 60주년을 맞이하여 자랑스러운 동문 60인에 안경환 교수가 추대되었다. 2018년 12월에는 베트남 정부 우호훈장을 수여했다. 안 이사장은 지난 2020년 2월 조선대학교 교수에서 정년 퇴임하고, 2021년 3월 하노이 KGS국제학교(KGS)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베트남 민족영웅 호찌민 주석을 연구한 학자로서 호 주석의 지공무사(至公無私)의 정신으로 해외에서 성장해 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모르는 2세들에게 ‘한국의 얼’과 베트남의 역사와 문화를 아우르는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는 학교로 만들고, 한국과 베트남 민족의 충의 정신과 나라 사랑 정신을 함양시키는 교육에 방점을 둘 것”이라고 한다. 다음은 안경환 이사장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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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S국제학교는 어떤 학교인가?
“베트남에서 국제학교 허가는 원칙적으로 ‘1개국, 1국제학교’, ‘100% 외국투자 기업’에만 설립인가를 해준다. KGS는 한국기업인 Durable Newtech(DNT: 김지은 대표)가 베트남 교육 당국으로부터 인가받아 설립한 초-중-고교 연계형 사립 국제학교이다. 지난 2020년 8월 26일 하노이에서 먼저 개교하였고, 2022년에는 호찌민시 제7군 푸미흥에도 문을 열었다. KGS는 신설학교지만 하노이와 호찌민시 KGS에 각각 200여 명, 총 400여 명이 초·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다. KGS국제학교 학생들은 하노이든 호찌민시 KGS든 동일 학비와 동일 교육과정으로 운영되며 양 학교가 전출입이 자유롭다. Cambridge 교육과정을 기본으로, 한국교육 과정으로 국어 수학에 베트남어를 교육하고 있으며, 베트남 학생들에게는 한국어 교육과정이 있다. KGS국제학교는 영어를 잘 가르치는 학교, 입시지도를 잘하는 학교로 인정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Florida 주립대학인 Broward 대학과 협정을 맺어 KGS 학생들은 저렴한 학비로 미국으로 유학할 수 있는 문도 열어 놓았고, 이미 금년에 1명이 합격하였다.

국내 여러 대학과 협정을 체결하여 한국으로 유학을 준비 중인 베트남 학생들을 위한 유학 창구역도 하고 있다. KGS 교직원들은 해외에서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의 입장을 잘 알고 있다. 이사장으로서 해외에서 성장하면서 한국 전통과 문화를 잘 모르는 2세들에게 ‘한국의 얼’을 심어주고, ‘한국 혼’을 지닌 본연의 한국 사람을 양성하는 데 주력하고자 한다. 학생들이 다니고 싶은 학교, 학부모가 자녀를 보내고 싶은 학교, 학생과 학부모가 모두 자부심을 느끼는 학교로 KGS를 발전시킬 것이다. 학교 시설을 교민사회에 개방해 한인공동체 발전을 위한 소통의 장을 제공하고, 이러한 활력을 통해서 다시 교민사회의 뭉쳐진 힘을 학교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는 상생발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나가고 싶다. 특히, 자랑할만한 것은 하노이 KGS(교장: 이상화)와 호찌민시 KGS(교장:정영오)에 모두 입시 전문가를 교장으로 모셨다. 두 교장 선생님 모두 베트남과 중국의 한인학교에서 각각 다년간 진학지도에 풍부한 경험이 있는 분들이라 그 성과를 모두 학부모에게 돌려드릴 수 있을 것이다. 이상화 교장은 하노이 한인학교에서, 정영오 교장은 호찌민시 한인학교에서 재직한 경험이 있는 분들로 베트남 문화에 친화적이고, 학부형의 “Needs”를 잘 파악하고 있고, 매우 열정적인 분들이라, 학교의 발전에 기관차 역할을 기대하고 학교의 자랑으로 생각한다.”

국제학교 이사장으로 학부모에 한 마디 말씀해주신다면
“해외에서 경제활동을 하면서 돌보아야 하는 자녀들의 교육 문제가 만만치가 않다. 해외 거주 학생들은 대부분 대입 특례 입학을 염두에 두고 있는데, 특례입학자원이 늘면서 정확한 안내와 지도가 필요하다. 우선 학부모들은 학교를 선택할 때 정식 인가받은 국제학교인지를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베트남 법에 따르면, 중학교 졸업생은 구/군 교육청에서, 고등학교 졸업생은 하노이, 호찌민시, 하이퐁, 다낭, 껀터 등 중앙직할시와 지방성(省) 교육청에서만 학적 서류를 발급한다. 그리고 졸업시험을 통과해야만 성적, 졸업증명서가 발급된다. 때문에, 베트남학교와 계약을 맺고 운영하는 베트남학교의 한국부와 같은 형태로는 한국 학생들에게 졸업증명서를 직접 발급할 수 없다.

베트남학교는 베트남 교육과정에 따라 이수해야 하는 필수 과목이 있고, 베트남어로 치르는 졸업시험을 통과해야만 한다. 반면에 국제학교로 인가받은 학교는 학교장은 직접 졸업증명서 등 학적 서류발급이 가능하다. 다음으로는 학교에 특례 입학 진학지도 전문가가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학교 인허가에 문제가 없고, 진학 지도전문가를 모신 KGS가 명문 학교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

학문적 업적에 대하여 소개한다면
“1992년 12월 22일 외교 관계가 정상화되기까지 약 18년간은 한국에서 베트남에 대한 연구가 거의 이루어지지 못했다. 외교 관계가 정상화된 후에야 비로소 베트남에 대한 자료를 구할 수 있었고, 연구인력이 점차로 확대되었다. 한국기업의 베트남투자가 점증하면서 베트남 정보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였다. 주요 저서와 번역서를 소개하자면; <생활 베트남어회화>, 국립호찌민인문사회대학교 쩐티투르엉 교수와 공저한 한국어와 베트남어로 된 <행복한 한·베 다문화가정을 위한 길잡이> 등이 있다. 번역서로는 베트남의 민족 영웅인 호찌민 주석이 중국의 옥중에서 지은 133편의 한시집으로 국보 10호로 지정된 <옥중일기>, 호 주석의 시를 총망라한 <호찌민 시집>, 베트남이 낳은 세계적인 문호 응우옌주(阮攸)의 <쭈옌끼에우>,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군에 의해 희생되었던 하노이 의과대학 출신의 여의사 당투이쩜 열사가 쓴 전쟁일기 <지난밤 나는 평화를 꿈꾸었네>, 베트남의 신장(神將)으로 불리는 보응우엔잡 장군의 회고록 <잊을 수 없는 나날들>, 하이퐁의 시인 마이반펀의 시집 <재처리시대>, 여류 소설가 도빅투이가 하장성을 배경으로 한 중편 소설 <영주(領主)>를 번역하였다. 그 가운데 <옥중일기>와 <쭈옌끼에우>는 베트남이 자랑하는 문학 걸작으로 필독할 것을 추천한다.”

베트남 진출 초기를 회고한다면?
‘국교가 없는 나라, 사회주의 국가에서 생활한다는 것은 신변 보호를 담보할 수 없다는 심리적 불안이 있었다. 벌써 34년 전의 일이다. 1989년 진출 당시 베트남과 외교 관계가 없어서 사무실을 얻을 수가 없었다. 베트남 체류 5년 가운데 3년간을 호텔에 머물면서 수출 전선에서 뛰었다. 당시는 한국서 베트남으로 가는 직항로가 없었고, 비자는 주로 방콕의 베트남 대사관에서 받았다. 베트남 은행의 신용도가 낮아서 베트남 은행이 발행한 L/C로는 무역을 할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물물교환 형태로 베트남에서 고철과 원목을 수입하고, 현대자동차, 비료, 타이어, HDPE, LDPE… 등을 수출했다. 냉동 새우를 일본에 팔고 삼각 거래로 중고 예인선도 베트남에 수출하였다. 베트남에서 수입할 수 있는 품목을 찾아 먼저 수입하고, 그 수입 금액에 상응하는 상품을 실어 보낸 것이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비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비용도 많이 들고 번거로웠다. 한국학교는 물론 한국식당도 없어서 김치와 고추장, 된장에 심한 향수와 갈증을 느꼈고, 아이들은 프랑스학교에 보냈던 추억이 아련하다.”

베트남과의 가장 인상적이었던 행사는?
“지난 34년간 베트남과의 교류 행사를 많이 추진해왔지만 가장 뿌듯했던 행사는 지난 12월 22일 하노이 KGS국제학교가 주관한 한-베 수교 30주년 기념행사였다. 한국과 베트남에 주재했던 전직 대사 여섯 분이 참석하였고, 한-베수교의 막후 교섭을 담당했던 김석우 전) 통일부 차관님이 참석해 주셨고, 대사관에서 이경덕 공사, 쭈마인훙 하노이법학원 이사장, 호꽝러이 베-루마니아친선협회 회장, 장은숙 하노이한인회 회장, 아주뉴스코퍼레이션 및 아주일보 양규현 사장, 하노이 소재 각급 대학 한국학과 소속 교수와 한국학전공 학생들이 대거 참석하여 행사의 의미와 비중을 더 해주었다. 초대 주한 베트남대사로 외무부 차관을 역임하셨던 응우옌푸빈 대사님, 조원일 주베트남 제3대 한국대사님의 열정과 외교적 역량은 KGS 학생들에게도 크게 감동을 주었고, 테너 손재형, 소프라노 김윤지 성악가의 축가는 300여 명의 참석자들의 가슴에 큰 울림을 주었다.

총장으로 재임시 한국어 보급에 큰 역할을 해주신 호찌민시외국어정보대학교 후인테꾸옥 이사장과 한국 문학 작품을 베트남어로 가장 많이 번역 및 출판해 주시고, 초창기 한국어 교육에 발판을 마련해주신 국립하노이인문사회대학교 레당호안 전)교수에 감사패를 전달한 것이 가장 자랑스럽다. 코리아글로브(상임이사:김석규)가 주도하여 한-베수교기념한국위원회를 조직하여 KGS가 주관한 기념행사는 한-베관계 30년사를 되돌아보는 민간차원의 외교행사로 VTC-10에서 방영하고 영상을 제작을 하였다.”

 베트남 진출을 준비 중인 분들에게 한 말씀 전한다면
“무엇보다 베트남의 문화가 한국문화와 같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람들이 한국과 베트남 문화가 같다고 하는데, 이는 유교적 전통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유사한 것과 같다는 것은 분명히 다른 것이다. 말은 민족의 혼이고 민족의 얼이다. 정신이 다르고 문화가 다른데 자꾸 같다고 하니까 오해가 생기고, 나아가 문화적인 충돌이 발생한다. 예를 들면, 베트남 사람들은 살아있는 사람에게는 절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베트남 며느리들이 한국 시부모들에게 절을 하지 않는다고 야단을 맞는다. 우리는 숫자 ‘4’를 싫어하지만, 베트남 사람들은 숫자 ‘5’를 싫어한다. 더해서 ‘5’가 되는 수도 피한다. 사소한 문화적인 차이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한국과 베트남의 두 민족은 모두 음력을 사용해 왔고, 유교 문화의 영향을 받아 문화의 유사성은 있지만, 언어와 풍습이 달라 상이점이 많다. 베트남과 한국의 문화에 이질적인 요소가 많아서 서로가 ‘다름’을 이해하는 것이 베트남에서 성공하는 하나의 요소가 될 것이다.”

베트남은 2030년에 수출이 6180억 달러, 수입은 5780억 달러로 전망되고 있고, 베트남의 수출시장은 중국(128억 달러), 미국(125억 달러), 한국(41억 달러) 순이다. 세계에서 베트남만큼 한국과 문화적인 유사성이 있는 나라가 없다. 한국과 베트남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견실하게 발전시키는 데 있어서 베트남 전문가인 안경환 이사장의 큰 기여가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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