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May 2,Thursday

한주필 칼럼-해트트릭으로 보여준 손흥민의 리더쉽

지난 9월 2일 손흥민은 번리와의 경기에서 3골을 몰아넣은 해트트릭을 하며 자신의 건재를 과시했습니다. 

해트트릭은 영어로 ‘Hat-Trick’이라고 씁니다. 원어 발음에 충실한 표기는 해트트릭이 아니라 ‘햇-트릭’이 맞습니다. 받침을 사용하지 못하는 일본식 발음에 우리가 오염되어 해트트릭이라고 표기하는 듯합니다. 우리에게는 일본식 발음의 잔재가 참 많습니다. ‘베트남’만 해도 그렇습니다. ‘비엣남’이 원어에 가까운 발음인데 우리 외에는 그 누구도 알아듣기 힘든 ‘베트남’이라는 발음을 사용합니다. 이런 흔적은 도처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브라질 축구선수로 한국을 방문하여 큰 화제를 모았던 ‘네이마르 Neymar’ 역시, ‘네이말~’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는데, 일본 애들이 부르는 발음 그대로 네이마르라고 표기하고 부르고 있다는 것을 안 브라질 사람들은 의아해 한다고 합니다. 한글로 R을 L과 구분하여 표기할 방법이 없어 그런가 싶기도 한데, 아무튼 그렇다 해도 원음과 다른 발음을 당당하게 사용하는 것을 보면 참 안타깝습니다.  

아무튼 ‘Hat-Trick’는 단어에서도 알 수 있듯이 모자를 칭하는 ‘Hat’ 과 속임수를 뜻하는 ‘Trick’을 합친 말입니다. 이 말의 유래는 거리에서 모자 3개를 가지고 저글링 하는 것을 보고 그 솜씨가 뛰어남을 찬양하면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축구에서는 한 게임에서 3골 이상 넣은 선수의 성과를 찬양하는 말이 되었습니다. 

손흥민은 9월 2일, 그렇게 뛰어난 솜씨를 보이며 자신의 존재를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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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토트넘의 경기는 특별했습니다, 윙 포워드로 뛰던 손흥민이 중앙 공격수로 배치된 변화가 있었고, 그 변화된 전술 때문인지 손흥민은 동료 선수로부터 많은 패스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손흥민은 확실히 골문에 가까이 있을수록 위험한 인물입니다. 골프로 비유한다면, 그는 드라이버가 아니고 퍼터에 가깝습니다. 확실한 스코어를 챙기는 퍼트 말입니다. 그런데 과거 감독 콘테는 그런 퍼터를 아이언처럼 세칸샷으로 사용하려 하였으니, 팀에 제대로 돌아갈 리가 없었습니다. 아무튼 제자리를 찾아간 전술의 변화로 손의 존재가 드러나기도 했지만, 저는 또 다른 변화에 주목합니다. 

손흥민이 주장으로 해야 할 역할을 확실하게 했다는 것입니다. 축구는 팀 스포츠입니다. 11명이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해 결과를 만들어 내는 스포츠입니다. 아무리 골을 잘 넣어도 수비진이 자동문 역할을 하면 승리를 가져가기 힘듭니다. 즉, 공수 모두 한 마음이 되어 움직여야 성과를 만들어 낸다는 것입니다. 이번 시즌 주장으로 뽑힌 손흥민은 특유의 인싸 능력으로 모든 선수를 한마음으로 뭉치도록 했습니다. 

프로 축구에서 주장의 역할이 특별하다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손흥민의 활약을 보며 주장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모인 토트넘 동료들이 한결같이 나의 캡틴, 소니를 찬양하고 마음으로 따르는 모습을 보입니다. 손흥민은 주장이라는 리더의 자리에서 팀을 한마음으로 결속시키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을 썼는지 알 수 없지만, 팀을 위해 자신이 희생하는 모습을 보임으로 모든 팀원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결과로 주장 손흥민은 팀원들의 적절한 패스를 받을 수 있었고,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일을 함으로써 햇-트릭을 만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리더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조직을 하나의 팀으로 만들어 공동의 목표를 위해 유기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것 말입니다. 

때로는 조직원끼리 다투는 경우도 생깁니다. 의견이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모두가 지향하는 공동의 목표를 잊지 않는다면 그런 다툼이 단체에 해가 되지는 않습니다. 단지 방법론의 차이일 뿐입니다. 어느 단체나 그런 차이는 당연한 것이고, 그런 차이를 대화로 극복하고 한길로 인도하는 것이 바로 리더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씬짜오베트남에서는 새 인물을 사장으로 영입하였습니다. 지난 20여년 동안 교민사회의 각종 단체에서 폭넓게 활약하며 교민사회의 귀한 인적 자산으로 인정받아 온 심일용씨가 그 자리를 맡았습니다. 

새로운 캡틴, 새로운 사령탑을 맞이한 씬짜오베트남 팀원들의 기대도 상당합니다. 

부디 신임사장이 뛰어난 리더쉽으로 씬짜오베트남의 모든 팀원을 하나로 묶어 베트남 최대의 한인 미디어 그룹으로 발전시켜 줄 것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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