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May 6,Monday

에어컨·냉장고·소파…탁신 태국 前 총리 호화 수감생활 논란

해외 도피 15년 만에 귀국한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의 호화로운 수감생활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12일 보도했다.

탁신은 국왕의 사면으로 형량이 1년으로 준 데다 수감 첫날밤부터 경찰병원 개인실에서 머물고 있다.

12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매체와 EFE 통신 등에 따르면 특혜 논란과 더불어 태국의 열악한 교도소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탁신은 에어컨, TV, 냉장고, 소파, 식탁 등을 갖춘 병실에서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그는 최소 6명의 의사로 구성된 의료진의 24시간 관리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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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은 의료진의 판단으로 긴급히 병원으로 이송했으며, VIP 병실이 아니라고 부인한 바 있다.

그러나 야권과 시민단체 등은 탁신이 다른 재소자들과 다른 대우를 받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정치활동가 스리수완 자냐는 이달 초 국민권익 구제기관인 옴부즈맨사무소에 당국이 탁신에게만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조사해달라고 청원했다.

그는 국가반부패위원회에도 공무원들을 조사해 법적 조치를 취하라고 요청했다.

스리수완은 탁신이 전용기를 타고 방콕 돈므앙 공항에 내렸을 때 수갑을 차지 않고 자유롭게 걸으며 환영 인파와 인사를 나눴다고도 지적했다.

또한 탁신이 일반 남성 재소자들에게 적용되는 짧은 머리를 하지 않아도 됐다고 비판했다.

포화 상태인 태국 교도소는 많은 재소자가 좁은 공간에서 비위생적으로 생활하는 것으로 악명이 자자하다.

지난 2019년 12월 남부 춤폰주 랑수언 교도소 내부 모습을 담은 영상이 유출돼 수십명의 재소자들이 다닥다닥 붙어 자는 상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기도 했다.

국제인권연맹(FIDH)과 ‘인권을 위한 태국 변호사들'(TLHR) 등에 따르면 감방 하나에 50∼60명이 수감되고, 샤워 시설 이용도 극도로 제한된다. 교도관이 15까지 세는 동안 샤워를 마쳐야 하는 교도소도 있다.

일반 재소자들은 깨끗한 물과 음식을 먹기 어렵고, 병에 걸려도 치료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수감 당일 헬리콥터로 병원으로 이송된 탁신과 달리 한 정치범은 47일간의 단식 투쟁 끝에야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인권연맹은 “이번 탁신 특혜 논란의 긍정적인 측면 중 하나는 그동안 자주 간과돼온 태국의 교도소 환경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2001년 총리가 된 탁신은 2006년 군부 쿠데타로 축출됐다. 2008년 부패 혐의 등으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기 전 해외로 달아났다가 지난달 22일 귀국했다. 자신의 세력인 프아타이당의 세타 타위신이 의회에서 총리로 선출된 날이었다.

귀국 직후 대법원에서 8년 형을 선고받고 수감생활을 시작한 탁신은 당일 밤 고혈압 증세 등을 이유로 경찰병원에 입원했다. 왕실 사면으로 그의 형량은 1년으로 줄었다.

 

연합뉴스 2023.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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