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July 30,Friday

오버하는 영어, 선비의 언어 한국어

한국인이 영어를 습득하고 사용하는 데 소위 ‘콩글리시’라고 부르는 ‘한국식 영어’를 극복하고 영어를 영어답게 배우고 사용하는 원칙을 소개합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만 공부하면서 국제회의통역사(동시통역사)가 되기까지, 그리고 글로벌 비즈니스 현장과 수 년간의 강의 현장에서 경험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서 한국인이 영어를 마스터하는데 효과적인 원칙과 영어 사용법을 나누고자 합니다.

S그룹의 연수원에 3년 여에 걸쳐서 수 차례 특강을 나간 적이 있습니다. 그룹 내 글로벌 핵심 인재를 선발하여 해외 파견 직전에 8주 동안 합숙을 하면서 몰입 교육을 하는 과정이었는데, 세계 최고 시설의 연수원에서 세계 최고의 인재들을 대상으로 하는 특강은 언제나 가슴 설레는 일이었지요.

특강은 통상 90~100명의 연수생을 대상으로 대강당에서 진행 되었는데 강의가 진행되는 건물 외부에는 휴게 공간이 있었습니다. 그 아래 쪽으로는 가파른 언덕이 자리하고 있어서 추락 등 안전 사고 방지를 위한 난간이 설치되어 있고 그 난간에는 “기대지 마시오”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습니다.

특강을 갈 때 마다 이런 질문을 던지곤 했습니다.

“그 난간에 붙어있는 ‘기대지 마시오’라는 안내문을 영어로 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웅성웅성 머뭇머뭇하시는 분들 사이에 용기 있는 몇 분이 손을 번쩍 드십니다. “Don’t lean!” 혹시하는 마음 속에서 와르르 웃음이 쏟아집니다.
일단 분위기가 풀리고 나자 이런저런 답을 던져보는 분들이 나옵니다. 그런데도 의외로 정답(?)을 맞추는 분은 많지 않으시더군요. 아마도 정답을 아는 분도 계셨겠지만 많은 청중들 가운데 나서기가 주저되는 탓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한편 “기대지 마시오”를 글자 그대로 “Don’t lean”이라고 외치는 순간 웃음이 쏟아지는 이유는 그 표현이 적절하지 않다는 점을 한국인들도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이겠죠. 우리는 이미 우리말의 표현과 영어의 표현이 많은 측면에서 다르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원어민들은 “기대지 마시오”를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고 정답(?)을 제시하면 대부분이 “맞아”하고 고개를 끄덕이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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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지 마시오 = Keep Away
(잔디밭 등에) 들어가지 마시오 = Keep Out

“Don’t lean.”이 어색한 표현이고 “Keep away.”가 적절한 표현이라는 사실에 수긍을 하는 분이라면 한국어와 영어의 표현 방식이 다르다는 점을 알고 있는 분이기도 합니다. “Keep away.”가 적절한 표현이라는 점에 대해 조금 부연하겠습니다. 만약 “기대지 마시오”를 “Don’t lean.”이라고 표현한다면, 그 난간 위에 올라서거나 (stand on it) 매달리거나 (dangle from it) 심지어 뛰어 넘는 (jump over it) 일은 해도 된다는 억지도 부릴 수 있지 않겠습니까?

영어로 생각하는 사고방식을 가지기 위해서는, 그래서 영어를 할 때 영어다운 영어를 구사하고 영어에 자신감을 가지기 위해서는, 우리말과 영어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의식적으로” 구분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두 언어의 차이점에 대해서 많은 점을 알고 있습니다.

필자가 역시 특강을 진행하던 “성공을 도와주는 가게”의 화장실에는 “금연구역”이라는 안내가 큼지막하게 써 있고 그 옆에는 영어로도 “No Smoking Area”라고 붙여놓았습니다. 금연 = No Smoking, 구역 = Area이니까요. 다른 장소에서도 “금연구역 No Smoking Area”라는 안내를 흔히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한 관공서에서는 우리말로는 “금연”이라고만 써 놓고서도 영어로는 “No Smoking Area”라고 해 두었더군요.
다른 장소에서도 “금연구역 No Smoking Area”라는 안내를 흔히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한 관공서에서는 우리말로는 “금연”이라고만 써 놓고서도 영어로는 “No Smoking Area”라고 해 두었더군요.

통번역과 비즈니스를 하면서 수 많은 해외 출장을 다녔지만 영어권 국가에서는 어디에서도 “No Smoking Area”라는 안내를 본 기억은 없습니다. 그저 “No Smoking” 이라고만 써 놓지요. “금연구역 = No Smoking Area”가 콩글리시다 아니다를 따지기에 앞서서 우리말로는 “금연구역”이라고 쓰지만 영어로는 “No Smoking” 까지만 쓰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공식성”을 중요시하는 한국어는 단순히 “금연”이라고 써놓기 보다 “금연구역”이라고 써야 공신력을 더할 수 있지만, “실용성”을 중시하는 영어는 “No Smoking” 하고 간결하게 표현하기를 선호하는 거지요. 한국어와 영어 사이에는 동일한 내용(메시지)을 전달하는데 있어 수 많은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으며 그러한 차이점을 이해하는 것이 영어적 사고 방식을 갖추는 근간이 됩니다.

작성자 : 이성연 원장(팀 스피리트 원장)
팀스 2.0 영어학원 대표원장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졸업
헬싱키경제경영대학교 경영학석사
(전) 한성대학교 영어영문학부 겸임교수 및 시간강사
(전) 산업정책연구원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교육부문 이사
(전) 한국경제신문사 글로벌커뮤니케이터 과정 주임교수
(전) 한국리더십센터 성공을 도와주는 영어 과정 주임강사
(전) 삼성 SDI 전속 통번역사
(전) SK TELECOM 전속 통번역사
종로/대치동/삼성동/역삼동 영어학원 강사경력 총 10여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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