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November 10,Sunday

Biz Hot Issue-미국금리인하: 베트남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양날의 칼

미국이 금리를 내린 배경: 경기하강 준비하라!
미국 연준은 23년 7월 이후 기준 금리를 연 5.25~5.50%로 유지해왔다.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금리인하에 대한 요구가 있지만, 계속 금리를 동결하며 1년 2개월이 넘게 높은 기준금리를 유지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연준이 내세우던 금리인상 요인인 물가 상승률은 한때 9%까지 올랐지만 지난달 8월경에는 2.5%까지 낮아지면서 연준이 원하던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고용이 수월하게 되던 미국 노동시장이 식어간다는 지표가 나오자, 미리 경기 하강의 충격을 방지한다는 목적에서 금리 인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은 “4% 초반 실업률은 여전히 건강한 수준”이라며 “노동시장이 더 나빠지기 전 지금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미국 내수가 그동안의 고금리로 후퇴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올해 남은 두 번의 FOMC 회에서 금리를 총 0.5% 포인트 추가 인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상황이다.

Jerome Powell
미국 연방준비위원회 의장

베트남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4년 만에 대폭 금리 인하를 단행한 가운데, 이 조치가 베트남 경제에 긍정적·부정적 영향을 동시에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베트남 정부가 내수 활성화 정책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 동화 가치 상승, 통화정책 운신의 폭 넓어져
베트남 최대 자산운용사인 비나캐피털은 21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미 연준의 금리 인하로 달러화 가치가 하락해 베트남 동(VND)화의 평가절하 압력이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베트남 중앙은행(SBV)의 통화정책 운용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비나캐피털에 따르면 올해 초 베트남 동화 가치가 5% 가까이 하락하자 SBV는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등 공격적인 긴축 통화정책을 펼쳤다. 일각에서는 SBV가 연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그러나 6월 말부터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동남아 국가들의 환율 압력이 완화되기 시작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1%포인트 이상, 내년에도 1%포인트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6월 말 이후 베트남 동화 가치는 4%가량 상승했고, 말레이시아 링깃, 태국 바트, 인도네시아 루피아 등 동남아 주요국 통화도 7~10% 절상됐다. 비나캐피털은 “SBV가 인도네시아처럼 금리 인하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동화 가치 하락폭이 올해 들어 1.5% 미만으로 줄어 SBV의 ‘안전 구간’ 내에 있는 만큼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SBV가 향후 경기 부양을 위한 통화정책을 펼칠 수 있는 여지가 생겼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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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미국 경기 둔화, 베트남 수출에 ‘먹구름’
반면 미 연준의 대폭적인 금리 인하가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다는 점은 베트남 경제에 부정적 요인이 될 전망이다. 올해 베트남 GDP 성장의 주요 동력이었던 대미 수출(1~8월 30% 증가)이 미국 경기 둔화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비나캐피털은 “미국의 경기 침체는 베트남의 주요 수출품인 노트북, 휴대폰 등 ‘메이드 인 베트남’ 제품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수요를 감소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베트남의 대미 수출은 올해 1~8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0% 가까이 증가했으나, 하반기부터 증가세가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비나캐피털은 “2025년 베트남 GDP 성장은 미국 경제 둔화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내수 요인에 의존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정부가 인프라 투자 확대와 부동산 시장 활성화 등을 통해 경제를 부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3. 외국인 투자자 유입 기대감 고조
장기적으로 베트남 증시의 전망은 미국의 추가 금리 움직임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현재 시장은 연준이 2024년에 추가로 0.5%포인트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0.75%포인트 인하 가능성도 75%로 점치고 있다.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에 따르면 2025년에 1%포인트, 2026년에 추가로 0.5%포인트 인하해 2026년 말까지 연방기금금리를 2.75~3%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러한 미국의 통화정책 완화는 거의 2년간 지속된 베트남 증시에서의 외국인 자본 유출을 역전시킬 수 있다는 기대를 낳고 있다. 캉 책임자는 “이미 태국과 같은 지역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돌아오는 조짐이 보인다”며 “연준이 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이 베트남에서의 순매도를 중단하고 시장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4. 전문가들 “내수 활성화로 대응해야”
베트남 경제 전문가들은 미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응해 베트남 정부가 내수 활성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호찌민시 경제대학의 응우옌 둑 트룽 교수는 “미국 경기 둔화로 인한 수출 감소를 상쇄하기 위해서는 내수 시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가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민간 소비를 진작시키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베트남 중앙경제관리연구소(CIEM)의 응우옌 아인 두옹 소장도 “부동산 시장 활성화가 내수 진작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부동산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유동성을 공급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또 다른 대형 운용사인 드래곤캐피털은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을 당장 최우선 우려 사항으로 볼 필요는 없다”며 다소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드래곤캐피털은 “연준의 금리 인하로 베트남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낮아지고 실적이 개선돼 주식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드래곤캐피털의 도미닉 스크리븐 회장은 최근 한 강연에서 “베트남 증시에 대한 대부분의 악재가 이미 지나갔다”고 평가하며, “미 연준의 금리 인하는 베트남 증시에 새로운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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