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민찐 베트남 총리, P4G 정상회의서 선진국 역할 강조
“선진국들은 개발도상국의 녹색전환을 위해 자금과 기술, 경영 노하우 제공에 앞장서야 합니다.”
팜민찐(Pham Minh Chinh) 베트남 총리가 16일 하노이에서 열린 제4차 녹색성장 및 2030년 글로벌 목표 달성을 위한 파트너십(P4G) 정상회의에서 이 같은 메시지를 던졌다고 Vnexpress지가 보도했다. 이번 정상회의는 베트남이 2021~2026년 임기 중 개최하는 최대 규모의 다자간 녹색성장 회담이다.
팜 총리는 고위급 토론 세션을 주재하면서 “P4G가 새로운 정책을 시험하고 자원을 연결하는 ‘길을 닦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특히 공공-민간 협력과 선진국의 개도국 지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선진국들이 선도적 역할을 강화해 개도국과 저개발국이 녹색전환을 이루고 국민 생계를 보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대표는 “녹색전환에서 ‘누구도 뒤처지지 않게’ 하는 관점이 중요하다”고 맞장구쳤다. 그는 “세계 에너지 부문에 2조 달러의 청정기술 투자가 이뤄지지만, 겨우 15%만 개도국으로 흘러들어간다”며 현실을 지적했다.
이어 “배터리 원료인 코발트의 경우 콩고민주공화국이 세계 원자재의 70%를 공급하면서도 가치사슬의 3%만 받고 있다”며 불균형한 분배를 꼬집었다.
UNCTAD 대표는 “개도국에 선진국보다 2~4배 높은 금융 지원을 제공하는 생태계가 필요하다”며 “중소기업과 혁신 생태계에 대한 역량 강화와 기술 이전을 촉진할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짜 도전은 ‘녹색화가 가능한가’가 아니라 ‘경제를 공정하고 공평하게 만들 수 있는가’의 문제”라고 일침을 놓았다.
화상으로 참여한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프랑스 대통령은 “어떤 나라도 빈곤 퇴치와 지구 구하기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아선 안 된다”며 “다자간 체제 개혁과 민간 금융 동원으로 필요한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딕 스쿠프(Dick Schoof) 네덜란드 총리도 “결단력, 장기 비전, 민관 협력이 경제 성장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동시에 이끄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측은 2025년에도 P4G 프로젝트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참석자들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이행 기한이 5년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많은 목표가 일정보다 뒤처지거나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기후변화가 심각해지고 자연재해가 복잡해지는 상황에서 사람 중심의 녹색전환이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회의를 마무리하며 팜 총리는 “녹색전환은 전 지구적 과제로,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접근법이 필요하다”며 “특히 전환 과정에서 취약계층이 뒤처지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베트남은 디지털 전환과 함께 녹색전환을 2030년까지 중상위 소득국가, 2045년까지 고소득국가 진입의 핵심 동력으로 삼고 있다. 이를 통해 2050년까지 탄소중립(Net Zero)을 실현하겠다는 약속도 단계적으로 이행한다는 계획이다.
P4G는 2017년 출범한 이니셔티브로, 덴마크, 베트남, 한국 등 9개국과 세계경제포럼(WEF), 국제금융공사(IFC)가 참여하고 있다. 덴마크, 네덜란드, 한국 3개국의 자금으로 기후변화 대응 분야의 중소기업에 재정·기술 지원을 제공한다.
이번 제4차 P4G 정상회의는 4월 15~17일 하노이에서 20여 개의 토론 세션과 녹색 전시회, 비즈니스 네트워킹 행사 등으로 진행되고 있다.
Vnexpress 2025.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