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말까지 9800호 추가공급, 80% 고급부문…수요공급 ‘미스매치’ 해소 시급
호찌민시 아파트 분양시장의 한파가 계속되고 있다. 수요를 크게 초과한 고급아파트 공급이 주된 원인이다.
베트남 금융·유통·부동산·소매 부문 솔루션 제공업체 원마운트그룹(One Mount Group)이 최근 내놓은 호치민시 부동산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분양시장에 나온 아파트 약 6000가구 가운데 실제 분양은 855가구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5100가구 넘는 아파트가 미분양 재고로 남은 것이다.
높은 주거 수요에도 불구하고 미분양이 속출한 가장 큰 원인은 전체 공급량 가운데 분양가 6000만동(2309달러)/㎡ 이상 고급아파트가 대부분을 차지했던 것이 배경으로 꼽힌다.
공급 구조를 보면 미분양 재고의 60%는 ㎡당 분양가 6000만~1억2000만동(2309~4619달러)의 고급아파트가 차지했으며, 1억2000만~2억9000만동(4619~1만1162달러)의 호화아파트가 1.5%, 이 수준을 뛰어넘는 초호화아파트가 13.5%를 차지했다.
부동산컨설팅업체 DKRA그룹도 이와 유사한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분양시장에 나온 6800가구 가운데 실제 분양은 1000가구에 그쳤다. 미분양 재고의 73%는 ㎡당 7000만동(2694달러) 이상인 고급 부문에 속했다.
나이트프랭크베트남(Knight Frank Vietnam)에 따르면 1분기 호찌민시 미분양 재고 가운데 중고급의 비중이 90%를 넘어섰다. 평균 분양가는 ㎡당 3648달러로 대다수 실수요자의 재정 능력을 크게 초과한 상태였다.
㎡당 5500만동(2117달러) 미만 중저가 아파트는 전체 공급의 10%에 불과했으며 이마저도 침실 3개 등 면적이 넓은 유형이 대부분이었다.
이에 대해 원마운트는 “지난 수년간 호찌민시 아파트시장이 큰 폭의 상승세를 그리면서, 고급주거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경향이 지속됐고, 이에 따라 아파트 가격이 투자자와 실수요자의 재정 수준을 크게 넘어선 것이 미분양 재고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원마운트에 따르면 1분기 분양아파트 가운데 24%는 ㎡당 분양가 6000만~1억2000만동대 가구였고, 약 15%는 1억2000만~2억9000만동대였다. 나머지는 3500만~6000만동(1347~2309달러) 가구가 차지했다. 호찌민시 아파트 가격은 ㎡당 8840만동(3402달러)으로 전년대비 22% 올랐다.
지앙 후인(Giang Huynh) 세빌스호찌민(Savills HCMC) 시장조사부 이사는 “시장 변동성 속에 수요자는 보다 합리적인 가격대 상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며 “경기가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현금 흐름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기에 고가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세빌스는 올해 남은기간 9800가구가 추가 분양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전체 공급 가운데 80% 상당이 분양가가 6000만동/㎡이 넘는 고급아파트로 재고 해소는 요원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공급과 수요의 미스매치가 해소되지 않는 한, 고가아파트를 중심으로 악성 재고가 누적될 가능성이 크다”며 “실수요에 맞춘 중저가 상품 개발로 전략을 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사이드비나 2025.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