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별 이용법·제한 사항 완전정리
“여권 검사를 위해 줄 서지 마세요!” 해외여행이나 출장이 잦은 우리 국민들에게 단비 같은 소식이 늘고 있다. 한국 여권으로 세계 각국에서 ‘자동출입국심사대’를 이용할 수 있는 국가가 계속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한국인이 자동출입국심사를 이용할 수 있는 국가는 유럽의 프랑스, 영국, 독일, 이탈리아, 포르투갈, 네덜란드, 체코, 핀란드, 헝가리부터 북미의 미국, 캐나다, 대양주의 호주, 뉴질랜드, 그리고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중국, 홍콩, 마카오, 대만, 아랍에미리트 등 총 28개국에 달한다.
올해 유럽연합이 솅겐협정 가입국들을 대상으로 출입국시스템(EES)과 전자여행허가제(ETIAS)를 도입하면 한국인이 이용할 수 있는 자동심사대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호 트래블에서는 자랑스러운 우리여권 소지자의 자동출입국심사대 해외 국가별 이용 조건과 방법을 자세히 알아봤다.
자동출입국심사는 무엇인가?
자동출입국심사(Automated Border Control Systems)는 전자여권과 얼굴인식, 지문 등의 생체인식만으로 출입국 심사를 간편하게 통과하는 시스템이다. 일반적으로 ‘e게이트(eGates)’라 불리며, 긴 줄을 서지 않고 빠르게 입출국할 수 있어 시간이 금인 여행자들의 필수 옵션이 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여권 소지자들은 유럽 주요국을 비롯해 미국, 호주, 싱가포르 등 세계 28개국에서 자동출입국심사대를 이용할 수 있다. 해외여행이나 출장이 많으면 주요 방문국의 자동출입국심사 이용 조건을 미리 확인하면 입출국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특히 사전등록이 필요한 국가는 출발 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자동출입국심사를 통과했다고 해서 무조건 입국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세관 검사 과정에서 추가 심사를 받을 수 있으며, 불성실한 답변이나 문제가 있을 경우 입국이 거부될 수 있다.
자동출입국심사 이용 시 주의사항
1. 자동심사 통과해도 입국 보장 아니다
전문가들은 자동출입국심사를 통과했다고 해서 무조건 입국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고 조언한다. 기계를 통과했더라도 세관 검사장에서 추가 질문을 받거나 불심검문 대상이 될 수 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세관과 출입국을 담당하는 부서가 같기 때문에 세관원의 질문에 불성실하게 답변하거나 의심을 살 경우 2차 심사대로 이동하거나 최악의 경우 입국거부를 당할 수도 있다. 따라서 세관을 통과해 입국장 밖으로 나가기 전까지는 안심해서는 안 된다.
2. 여권 상태와 사진 중요
자동출입국심사는 대부분 여권의 전자칩에 저장된 생체정보와 현장에서 촬영한 얼굴을 대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여권 상태가 좋지 않거나 얼굴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면 시스템 이용이 불가능할 수 있다.
여권 사진과 현재 얼굴이 크게 달라진 경우, 안경이나 마스크 착용, 모자 등으로 얼굴이 가려진 경우에는 인식률이 떨어진다. 특히 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얼굴 인식 시 반드시 안경을 벗어야 한다.
3. 연령 제한 확인 필요
국가마다 자동출입국심사 이용 가능 연령이 다르다. 영국은 만 18세 이상(만 12~17세는 성인 동반 시 가능), 네덜란드는 만 14세 이상, 일본 TTP는 만 17세 이상, 캐나다는 만 16세 이상, 홍콩·마카오는 만 19세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가족 여행 시 미성년자 자녀는 일반 심사대를 이용해야 할 수 있으므로 사전에 확인이 필요하다.
4. 사전등록 필요 여부 체크
독일 입국 시 EasyPASS-RTP 사전 등록, 대만의 e-Gate 등록, 일본 입국 시 TTP 등록 등 일부 국가는 별도 등록 절차가 필요하다. 등록 방법과 장소, 필요 서류 등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특히 일본 TTP의 경우 카드 발급까지 최대 몇 달이 소요될 수 있어 미리 신청해두면 좋다. 정기적으로 특정 국가를 방문하는 비즈니스 출장객이라면 해당 국가의 자동출입국심사 등록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시간을 크게 절약할 수 있다.
5. 여권 유효기간 확인
거의 모든 국가에서 전자여권을 필수 요건으로 하며, 일부 국가는 여권 유효기간이 6개월 이상 남아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두고 있다. 특히 여권 재발급 시 기존에 등록한 자동출입국심사 정보가 유효하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아 재등록이 필요할 수 있다.
일본 TTP 카드의 경우 여권을 재발급받으면 기존 TTP 카드는 사용이 불가능해져 다시 유인심사대를 이용해야 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국가별 한국인 이용가능한 자동출입국심사 현황
일본: 입국시는 제한, 출국시에는 이용권고
일본은 아날로그 대국 답게 다소 복잡한 자동출입국심사 체계를 운영한다. 일본에 장기 체류하는 외국인은 재류카드로 지문인증 자동화 게이트를 이용할 수 있다.
관광객 등 단기 체류자가 입국 시 지문인증 게이트를 이용하려면 ‘일본 트러스티드 트래블러 프로그램(TTP)’에 별도 신청해야 한다. 이전에는 직업 제한이 있었으나, 2020년 3월부터 무비자 협정 체결국 국민이면 조건만 맞으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관광객은 플래티넘 등급 이상의 국제 신용카드가 주요 조건이다.
출국 시에는 모든 단기 체류 외국인이 별도 등록 없이 얼굴인증 자동화 게이트를 이용할 수 있다. 여권의 사진과 그 자리에서 찍은 안면사진을 비교해 신분확인을 하는 방식이다.
등록카드는 발급일로부터 3년 또는 여권 유효기간 중 짧은 쪽이 유효기간이며, 여권을 재발급받으면 기존 TTP 카드는 사용이 불가능해 다시 유인심사를 받아야 한다.
싱가포르: 2024년부터 모든 출입국시 강제
싱가포르는 2022년부터 외국인의 자동출입국심사 시스템(e-Pass)을 운영하기 시작해 2024년부터는 유효한 비자나 무비자 국가 국민이면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SG Arrival Card(SGAC)를 작성 완료하고, 여권 유효기간이 6개월 이상 남은 전자여권 소지자라면 입국심사대의 자동출입국 채널을 이용할 수 있다. 체류 목적에 상관없이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말레이시아: 2023년부터 한국인도 이용 가능
말레이시아는 2023년 2월부터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대한민국 여권 소지자를 포함한 10개 국적 외국인에게 자동출입국심사를 개방했다. 2024년 6월부터는 63개국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말레이시아 디지털 도착 카드(MDAC)를 사전에 작성·제출하고, 입국 시 여권 등록 및 확인 절차를 거치면 자동출입국심사 이용이 가능하다. 다만, 말레이시아의 경우에는 기계문제로 인하여 사용시 입국기록이 컴퓨터 상에 기록안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니, 출국시까지는 도착했을때 입국 항공기 티켓을 소지하는게 좋다.
태국: 출국때만 이용 가능
태국은 2023년 12월 15일부터 수완나품 공항을 통해 출국하는 모든 외국인에게 자동출국심사를 개방했다. 전자여권을 소지한 모든 외국인은 별도 등록 없이 출국 시 자동심사 채널을 이용할 수 있다.
아직 입국 시에는 이용할 수 없어 한국인 관광객은 출국 시에만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대만: e-Gate 등록 후 이용 가능
대만은 한국과 2018년 6월 27일 ‘한국-대만 자동출입국심사대 상호이용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대만을 방문하는 한국인은 타이베이(타오위안), 타이베이(쑹산), 타이중(칭취안강), 가오슝 등에 설치된 27개 등록지점에서 등록 절차를 거치면 대만 자동출입국심사 시스템(e-Gate)을 바로 이용할 수 있다.
대상은 만 17세 이상, 키 140cm 이상, 전자여권 소지자이며, 여권 유효기간이 최소 6개월 이상 남은 사람이어야 한다.
한국 여권뿐 아니라 이탈리아, 호주, 미국, 싱가포르, 독일 여권으로도 e-Gate가 이용 가능하다. 주의할 점은 자동출입국심사 등록과 별개로 대만 입국 시마다 온라인 입국신고서를 사전에 제출해야 한다는 점이다. 최소 출발 1일 전까지 온라인 신고서를 제출해야 하며, 타오위안 공항 e-gate 등록 창구 앞에는 태블릿이 있어 즉시 작성도 가능하다.
호텔숙박, 고속철도, 렌트카 이용으로 입국 도장이 필요한 경우 e-gate 통과 후 외교관·승무원 전용 창구에서 도장을 받을 수 있다.
(대만 타이페이 타오위안 공항에서 자동입국심사이용가능국가 안내)
베트남: 거주증 소지자 출국시에만 이용가능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베트남에서도 자동출입국심사기기의 사용이 가능해졌다, 중국과 비슷하게 외국인의 허용범위에서는 차이가 있다. 베트남 자동출입국심사는 외국인은 출국시에만 거주증이나, 장기체류비자를 소지한 사람들만 이용이 가능하며, 입국시에는 거주증 소지자라 하더라도 이용이 불가능하다.
홍콩·마카오: 간편 등록으로 모든 한국인 이용 가능
홍콩과 마카오는 한국인에게 가장 개방적인 자동출입국심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만 19세 이상이고 주민등록증이 유효한 대한민국 국적자라면 국경 통과 전에 홍콩 입경사무처와 마카오 치안경찰국에서 자동출입국 신고를 하면 여권 유효기간 만료 전까지 자동출입국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홍콩에서는 국제공항, 페리터미널, MTR 역, 각종 검문소 등 여러 곳에서 이용 가능하다. 마카오는 반드시 입국심사 전에 등록해야 하며, 페리 터미널, 국경관문, 국제공항 등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공항에서 무비자 국가 국민 이용 가능
아랍에미리트는 두바이 국제공항에서 무비자 입국 가능한 국적 보유자에게 자동출입국심사를 허용하고 있다. 대한민국 여권 소지자도 이용 대상에 포함된다.
두바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공항으로, 자동출입국심사를 이용하면 복잡한 공항에서 빠르게 입출국할 수 있어 중동 여행객에게 큰 편의를 제공한다.
미국: 글로벌 엔트리와 자동여권통제 시스템 운영
미국은 ‘글로벌 엔트리(Global Entry)’와 ‘자동 여권 통제’ 시스템을 운영한다. 두 시스템은 약간 차이가 있는데, 자동 여권 통제는 반자동 시스템으로 여권을 스캔하고 생체정보 제공 후 영수증을 받아 심사관에게 제시하는 방식이다.
글로벌 엔트리는 100달러 수수료를 내고 범죄경력 조회까지 제출해야 하는 복잡한 절차가 필요하지만, 자동 여권 통제는 무료로 별도 등록 없이 이용 가능하다. ESTA 전자여행허가, B, C, D 비자 소지자에 한해 사용 가능하며, 대한민국 국적자도 이용 대상에 포함된다.
다만 완전 자동화가 아닌 반자동 시스템이라 심사관의 확인 절차가 필요하며, X표시된 영수증을 받으면 일반 입국심사를 받아야 한다.
캐나다: 모든 국적자 키오스크 시스템 이용 가능
캐나다는 미국의 글로벌 엔트리와 비슷한 키오스크 시스템을 운영하며, 만 16세 이상이고 전자여권만 소지하면 모든 국적자가 이용 가능하다.
키오스크에서 언어 선택, 여권 스캔, 사진 촬영, 지문 확인, 세관 신고 등의 절차를 밟으면 정보가 적힌 종이가 출력된다. 이를 심사관에게 제출하면 간단한 확인 후 통과시켜준다. 토론토 피어슨 공항 1터미널의 경우 eGate도 운영하고 있다.
캐나다는 출국심사가 없어 출국 시에는 보안검색만 진행하면 된다.
호주·뉴질랜드: 동일 시스템으로 입출국 모두 이용 가능
호주와 뉴질랜드는 동일한 ‘스마트게이트(SmartGate)’ 시스템을 사용하며, 대한민국 여권 소지자는 두 국가 모두에서 자동출입국심사를 이용할 수 있다.
호주는 시드니, 멜버른, 브리즈번 등 10개 공항에서, 뉴질랜드는 오클랜드, 웰링턴, 크라이스트처치, 퀸스타운 공항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세관 심사도 키오스크를 통해 간단히 할 수 있으며, 스마트게이트에서는 안경을 벗은 상태로 카메라 앞에 서야 인식이 된다. 인식되지 않을 경우 대면심사대를 이용해야 한다.
이탈리아: 주요 20개 공항에서 출입국 모두
이용 가능 이탈리아는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 밀라노 말펜사 공항 등 전국 20개 공항에서 한국인의 자동출입국심사를 허용한다. 별도 등록이나 연령 제한 없이 전자여권만 소지하면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로마, 밀라노 외에도 나폴리, 베네치아, 볼로냐, 피렌체 등 주요 관광지 공항에서도 자동심사대를 갖추고 있어 이탈리아 여행을 계획하는 한국인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성수기 때 심각한 입국 대기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영국: 2019년부터 자동심사대 전면 개방
영국은 2019년 5월 20일부터 대한민국 여권 소지자에게 ‘ePassport Gate’ 자동입국심사를 전면 개방했다. 이는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일본, 싱가포르 등 주요 선진국들과 함께 받은 특혜다.
런던 히드로 국제공항을 비롯한 영국 내 주요 공항과 유로스타 터미널(파리 북역, 브뤼셀 남역)에서 만 18세 이상의 한국인은 별도 등록 없이 자동출입국심사대를 이용할 수 있다. 만 12~17세 청소년은 성인 동반 시 이용 가능하다.
자동심사대 이용으로 입국신고서 작성 의무도 면제됐다. 다만 ▲만 12세 미만 입국자 ▲단기 유학비자 신청자 ▲특정 Tier 5 비자 신청자 ▲유급 근로 비자 소지자 등은 반드시 일반 심사대를 이용해야 한다.
이전까지 악명 높았던 영국의 까다로운 입국심사가 자동심사대 개방으로 크게 간소화됐다. 영국은 출국 시에는 별도 출국 심사가 없어 짐 검사만 통과하면 바로 출국할 수 있다.
포르투갈: 4개 공항에서 입출국 모두 자유롭게 이용
포르투갈은 리스본 공항, 포르투 국제공항, 파루 공항,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국제공항 등에서 한국인의 자동출입국심사를 허용한다. 입출국 모두 별도 등록 없이 자유롭게 이용 가능하다.
특히 유럽 내 주요 관문 공항인 리스본 공항에서 자동심사대를 이용할 수 있어 유럽 여행의 첫 관문으로 포르투갈을 선택하는 한국인들에게 큰 매력이다.
네덜란드: 출국 시에만 이용 가능
네덜란드는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에서 출국 시에 한해 자동출국심사 이용이 가능하다. 만 14세 이상 전자여권 소지 한국인이라면 별도 등록 없이 이용 가능하다.
이용법은 간단하다. 출국 시 녹색 불이 켜진 자동 출국기계에 여권을 삽입하고 안면 인식을 한 뒤 심사대를 통과해 공무원에게 도장을 받으면 된다. 다만 입국 시에는 반드시 일반 심사대를 이용해야 한다.
체코: 대한항공 직항편으로 입국 시에만 이용 가능
체코는 2019년 3월부터 非 EU 회원국 중 최초로 한국인에게 자동입국심사를 개방했다. 그러나 대한항공 인천-프라하 직항노선을 통해 입국하는 승객만 이용 가능하다는 독특한 제한이 있다.
경유편이나 다른 국가에서 입국하는 경우는 자동심사대 이용이 불가능하고, 출국 시에도 사용할 수 없다. 직항노선 이용객에 한정된 특별 혜택인 셈이다.
핀란드: 헬싱키 공항에서 입출국 모두 이용 가능
핀란드는 헬싱키 반타 국제공항에서 한국인의 자동출입국심사를 허용한다. 별도 등록 없이 출입국 모두 자유롭게 이용 가능하다.
북유럽 관문인 헬싱키 공항에서 자동심사대를 이용할 수 있어 스칸디나비아 여행을 계획하는 한국인들에게 시간 절약의 기회를 제공한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공항 등에서 입출국 모두 이용 가능
헝가리는 부다페스트 리스트 페렌츠 국제공항을 비롯한 국경에서 한국인의 자동출입국심사를 허용한다. 별도 등록 없이 출입국 모두 이용 가능하다.
중앙유럽 여행의 주요 거점인 부다페스트 공항에서 자동심사대를 이용할 수 있어 동유럽 여행객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