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 27% 성장한 3.3조동… AI 금융서비스로 승부수
베트남 대표 전자결제 기업 모모(MoMo)가 창업 이래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기록했다. 아직도 적자에 허덕이는 동남아 테크 기업들 사이에서 수익성이라는 ‘황금열쇠’를 먼저 찾아낸 셈이다.
14일 딜스트리트아시아에 따르면 모모는 지난해 3,475억동(약 1,340만 달러)의 순이익을 올려 전년 990만 달러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매출은 27% 늘어난 3조3천억동을 기록했고, 매출원가는 8% 줄인 3,861억동이었다.
전자지갑으로 출발한 모모는 현재 3,000만 명이 이용하는 ‘AI 어시스턴트’로 탈바꿈해 투자, 보험, 금융 관리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2023년부터는 개인과 중소기업을 위한 AI 기반 금융 도구로 사업 방향을 재설정했다.
모모의 이런 변신은 경쟁 심화와 규제 변화에 따른 생존 전략이다. 베트남 국영 나파스(Napas)의 QR코드 플랫폼이 결제 시장을 바꿔놓았고, 그랩은 e월렛 사업에서 철수했으며, 잘로페이(ZaloPay)는 개방형 결제 모델을 도입했다.
베트남 정부는 2030년까지 아세안 3대 AI 연구개발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AI 분야는 2040년까지 베트남 경제에 1,200억 달러 이상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현금 없는 거래 비율을 80%까지 끌어올린다는 야심찬 계획도 세웠다.
모모는 2021년 말 일본 미즈호은행이 주도한 2억 달러 투자를 통해 기업가치 20억 달러 이상의 ‘유니콘’ 반열에 올랐고, 3년 만에 수익성을 확보했다.
반면 동남아 이커머스 공룡 씨(Sea)는 유니콘이 된 지 8년 만인 2023년에야 연간 흑자를 냈고, 2014년부터 유니콘인 그랩은 아직도 연간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 고투(GoTo)도 이제야 3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겨우 기록했다.
모모의 성공 비결은 충성도 높은 대규모 사용자층, 철저한 비용 관리, 시장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능력으로 분석된다.
한때 베트남 유니콘 후보로 주목받던 이커머스 티키는 지난해 8,285만 달러 순손실을 기록했고, 올 1분기 시장점유율은 주요 순위권에도 들지 못할 정도로 추락했다.
전문가들은 “모모가 이런 성장세를 유지한다면 베트남을 넘어 동남아 테크 생태계의 성공 모델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딜스트리트아시아 2025.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