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September 26,Wednesday

커피사랑, 한국사랑, 샬롬 커피의 그녀 “반가워요 에스더”

 

영어를 수십년 공부했다. 심지어 스스로 몹시 좋아한다고 떠벌리며 독학이란 것도 하고있지만 제대로 외우는 팝송하나 없으며, 10줄이상 완벽한 문장구사는 불가능하다. 녹음기나 앵무새 같이 아는 문장만 무한 구간 반복한다. 필자의 뜬금포 영어공부 역사를 고백하는 이유는 여기 몹시 흥미로운, 게다가 몹시 존경스럽기 까지한 여인이 있기 때문이다. 2군 타오디엔에 한국어 실력이 뛰어난 젊은 베트남 여사장이 궁금하다는 제보를 받고 취재를 나섰다. 로스팅 기계에서 갓 볶아진 원두향이 그윽하며 편안하고 세련된 내부 인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스터디 카페 같은 느낌의 테이블마다 이런저런 업무 혹은 미팅을 하는 손님들로 채워져있다. 시끌벅적 하지 않으며 한적하고 조용한 분위기가 커피를 만나러 온 나만 오롯이 남겨진 느낌이 들게한다. 머리두건을 세련되게 두른 그녀가 수줍게 인사를 해온다.
“안녕하세요. 에스더 입니다”
완벽한 톤과 정확한 발음이다. 대화를 좀더 이어가 보자.

 

“샬롬커피” 여사장님 이시고 베트남인 맞으시죠?
한국분 아니시지요? 어떤분 이시길래 고객이 추천을 하셨을까요? 자기 소개 부탁합니다.
네. 저는 100프로 베트남 사람이에요. 호찌민 출신으로 대학에서 영어 교육학을 전공했지만 커피를 너무 좋아해서 이곳저곳 카페를 많이 다니다 커피와 사랑에 빠졌어요. 7년전 처음 제가 직접 운영하는 샬롬커피1호점을 타우디엔 리버사이드에 오픈한후 2, 3, 4호점으로 늘려 운영을 하고있어요. 수영을 좋아하고, 한국어를 너무 좋아하며 여행을 많이 가는 에스더라고 해요.

나는 지금 그녀의 답을 그대로 적고있다. 당연히 필요할 거라 여겼던 편집과 교정과정을 생략해 보면 어떨까? 어색하든 틀리든 상관없이 조용히 그녀의 답을 속기한다.

한국과 어떤 인연이 있었나요?
2015년 가을에 처음으로 서울 여행을 갔었는데, 참 마음에 들었어요. 음식도 맛있고 자연 풍경도 진짜 예뻤거든요. 그래서 2016년 여름에 4개월 동안 한국 여행을 했어요. 그동안 관광 명소에서 만난 좋은 한국 친구들을 몇 명 사귀었어요. 여행 기간이 길어서 한국어를 혼자 공부했어요. 거기 사는 동안 매일 한국인과 한국말로 얘기해서 한국 문화도 좀 배웠어요. 개인적으로 언어에 관심이 많고 한국어 발음 소리가 마음에 들어서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세종대왕을 많이 존경해요. 어떻게 자음과 모음을 발명했는지 궁금했고 이들을 합치면 단어가 만들어지는 게 신기하잖아요!
한국어를 너무 좋아하지만 처음엔 포기하고 싶었어요. 말 할 때마다 사람들이 이해를 잘 못 해서 많이 창피했거든요.그저 한국말을 잘 하는 베트남 친구들이 대상이라면 대학의 한국어과 학생들이 수두룩하다. 체계적인 교육없이 혼자 이루어낸 성과가 대견하고 세종대왕에 대한 감사라니… 나는 한번이라도 그런 진정한 감사의 마음을 가졌었나? 한글로 녹을 먹고 살고 있으면서 말이다. 그녀의 한국어 구사력은 이미 수준급이다.한식이 너무 좋아요. 삼겹살, 순두부찌개, 해물볶음밥, 닭갈비, 매운떡볶이, 어묵탕 등등 다 맛있죠. 한국역사에 관심이 있어서 민속 박물관과 궁전에 많이 가봤어요. 한국 드라마도 좋아서 자주 봐요. 좋아하는 한국 드라마는 ‘별에서 온 그대’이고 배우 조인성을 좋아해요.

저 박수 잠깐 쳐드리고 싶네요. 한국어 결코 쉽지 않은 언어인데요. 어떻게 잊지 않고 계속 유지할 수 있나요? 비결이 뭐죠?
비결은 없는데요, 한국에서 돌아오고 나서 매일 쓰지 않으니까 거의 까먹었어요. 말할 때마다 생각을 많이 해야 해서 힘들어요. 호찌민에 한국 손님들이 있지만 인사 정도만 사용하니 한국어 실력이 늘지 않아요. 근데 한국에 자주 가서 친구들을 만나고 얘기 많이 해서 그나마 좀 기억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한국 노래를 가끔 들어서 새로운 단어를 많이 배울 수 있어요. 당연히 언어를 배우는 최선의 방법이 매일 현지인과 많이 얘기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호찌민에 사는 한국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친구 해줄 수 있어요. 싱겁고 주책맞은 소리들을 하며 그녀의 한국어 사랑. 한국 문화 바라기에 기분이 좋아지고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샬롬 커피숍에 대해 잠깐 알려주세요. 분위기가 아주 좋은데요.
지금 샬롬 커피숍은 타오디엔 동네에 4개 있어요. 매주마다 두세번 직접 로스팅해서, 좋은 품질로 원두의 맛과 향이 항상 신선해요. 가게에서 케이크를 다 직접 만들어서 우리 카페에서는 맛있는 향이 늘 나요. 커피케이크, 당근케이크, 쿠키 혹은 브라우니와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같이 먹으면 맛있겠죠.카페인을 제거한 커피도 있으며 우리 커피봉지를 사고 싶으면 샬롬카페나 Family 마트,AnNam가게에서 살 수 있어요.
우리 직원들은 다 열심히 하고 친절하고 착해서 저한테 가족 같아요. 자주 밥 먹고 얘기하고 영화를 보고 같이 웃어서 아주 친해요. 손님들도 친절하고 항상 많은 성원을 보내 주셔서 샬롬 카페에서 일하는거 정말 좋고 재미있어요.

그녀는 ‘커피봉지’에서 희미한 미소를 보였다. 이거 아니죠? 하는 신호와 함께. 그마저도 사랑스런 한국어 실력이다.

취미 활동이나 요즘 관심 두는일 있나요?일이 끝난 후 수영도 자주 하고 친구들과 성경 공부도 하고 책도 많이 읽고, 영어를 가르치는 봉사도 하고 있어요. 그리고 여행 많이 좋아해서 세계 일주를 했는데 안 가본 곳들이 아직 많아서 매년 3개 나라를 여행 갈 계획이 있어요. 여행을 보통 혼자 가서 가끔 외로운데 여행 계획을 다 혼자 세우고 여행 기간 동안 더 볼 수 있고, 더 생각할 수 있어서 여러가지 배울 수 있죠.
커피와 사랑에 빠져있고 진짜 친하고 좋은 친구도 많아서 생활이 너무 재미있고 즐거워서 많은 복을 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손님으로 오셨던 많은 한국분들이 추천을 해주셨어요. 잡지를 보는 한국 구독자에게 소감 한마디 해주세요.
저희 샬롬커피를 찾아오시는 한국 손님들이 많아요.항상 반가운 얼굴로 대해주셔서 저도 행복해요. 학생들도 공부하러 자주 오지요. 저는 그저 뭐든지 열심히 하고 열정과 인내심을 갖고 생활하고 있어요. 그 모습을 좋게 보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샬롬에서 좋은 시간들 가지시고 항상 행복하세요.
“좋아하는걸 하시고, 하는 걸 좋아하세요.”

마지막 그녀의 문장은 한국인이 나도 대뜸 나오긴 힘들다. 앵무새 녹음기식 언어학습으로는 불가능한 생각과 표현인, 자신의 생각을 한국어로 담담히 담아내고 있는 그녀였다. ‘좋아하는걸 하시고, 하고 있는것을 좋아하라’ 하는일에 대한 불평과 불만족을, 즐기고 좋아하는 마음으로 바꾼다면 오랜 숙변같은 영어공부도 언젠가 빛을 보겠지. 인터뷰 뒤에 새로운 도전으로 가슴이 뜨거워졌다.
(예미해 : beautise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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