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May 5,Sunday

한국, 베트남 투자 1위 자리 잃을 위기

중국 기업 추격에 밀려

김형모 대한상공회의소(KCCI) 베트남 주재 한국 대표부 회장은 지난 4일 닛케이 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기업들이 오랫동안 선도해 온 베트남 투자에서 중국 기업들에 밀리고 있다”고 경고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1988년 이후 베트남에 대한 누적 투자 금액에서 한국은 싱가포르와 일본을 제치고 858억 달러로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한국은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2023년에는 홍콩, 중국, 싱가포르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기업들이 베트남 투자 확대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 인건비 상승과 중국 기업들의 경쟁 심화를 꼽았다. 특히 최근 베트남 최저임금이 평균 6% 인상되고, 숙련 노동력 부족 문제도 심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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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은 베트남이 개방적인 무역 및 투자 환경, 지정학적 이점, 국내 정치적 안정 등으로 매력적인 투자처임을 인정하면서도 “구조적으로 정책 결정이 느리고 전력 부족, 노동 문제, 환경 평가, 엄격한 소방법 규제 등 투자 장애물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최근 베트남이 국제 협약에 따라 15%의 글로벌 최저 법인세를 시행한 것에 대해 “기업 소득세 혜택이 무력화되어 향후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존 법인세 인센티브를 대체할 부담 경감 조치가 신속히 발표되지 않으면 일부 기업은 베트남 투자를 주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회장은 “많은 한국 기업들이 저렴한 인건비를 찾아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전한 배경을 고려할 때 베트남에서도 인건비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전제하면서도 “베트남을 대체할 투자처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만난 대한상의 회원사들은 일련의 이슈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에서 철수하거나 투자를 철회할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베트남의 전반적인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022년 8%에서 2023년 5%로 둔화된 이후 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노이와 워싱턴 간의 외교 관계 강화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에서 철수하는 다국적 기업들의 직접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닛케이 아시아 2024.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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