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December 17,Sunday

HOMEWORK

 숙제가 너무 빨리 끝나요!

숙제가 오래 걸리는 것도 문제지만 빨리 끝나는 것도 의심스럽다. 도대체 제대로 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는 숙제들이 있다. 특히 영어 독서를 하는 친구들은 책을 폈는가 싶었는데 다 읽었다고 덮는다. 5분밖에 안 지났다. 진짜 다 읽었어? 끄덕. 이해가 됐어? 끄덕끄덕. 학부모 입장에서는 빌려 온 책 갖다 주어야 하니, 있을 때 소리 내서 또박또박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반복해서 읽으면 좋으련만, 아이는 한 번 본 책은 거들떠도 안 본다.

그래서 독서에는 독후 활동이 따라야 한다.
읽은 책의 내용을 다시 이야기해 달라고 하거나(이때, ‘이 단어가 무슨 뜻이야?’와 같은 류의 질문은 자제한다. 의욕만 떨어뜨린다.) 책을 읽은 후에 간단한 퀴즈(어려워서는 안된다)를 풀 수 있는 프로그램을 이용하거나,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영어 독후감을 쓰는 것도 방법이다.

퀴즈를 풀거나 독후감을 쓰면서 반드시 그 책을 다시 들여다보게 되어 있다. 두말할 것 없이 같은 책을 여러 번 읽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독서 방법이다. 게다가 독후 활동을 통해 읽은 내용을 되짚어가며 생각을 확장할 수 있어 금상첨화이다.

숙제는 노동이다!

영어를 처음 시작하는 5세~7세 유아의 경우에는 학부모가 신경 써서 숙제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 연령의 아이들에게 숙제는 노동이다. 써 보지 않은 근육을 사용해야 하므로 시간이 많이 걸린다. 게다가 집중력도 한계가 있다. 숙제는 마쳐야 하고 아이는 지치고. 어떻게 해야 할까? 도저히 할 수 없다면 선생님에게 맡기는 것도 방법이지만, 집에서 숙제하기를 시도해 보고 싶다면 몇 가지 계획을 세워 보자.

일단 처음에는 20분씩만 시간을 내자. 처음 연필 잡고 숙제하는 친구들은 숙제하기에 왕성한 호기심을 보인다. 더구나 숙제를 잘해 가면 선생님이 교실에서 엄청나게 칭찬을 해 줄 것이기 때문에 더 잘하려고 한다. 하지만 즐겁게 시작해서 재미가 피크에 이르렀을 때 책을 덮자. 아이가 더 하자고 해도 내일 하자고 달래며 숙제를 마쳐야 한다. 흥미가 폭발하고 재미가 사그라진 후까지 계속 숙제를 하면 결국 아이는 지치고 그 피로감은 앞으로의 학습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배가 부르기 전에 숟가락을 놓는 마음과 같다. 다음번의 숙제를 기대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서 매일 조금씩 시간을 늘려나가면 된다.

다음으로는 치어리더가 되어 보자. 아이가 한 글자 한 글자 쓸 때마다 지켜보는 사람은 옆으로 쓰러져야 한다. 너무 감동 받은 탓이다. 실제로 알파벳을 쓰고 단어를 쓴다는 사실이 대견하기도 하지만, 더 과장해서 표현해 주어야 한다. 엄마 아빠의 환호성은 숙제하는 아이에게 응원이 된다. 엄마가 색깔 펜을 들고 잘한 곳마다 별을 그려주거나 스마일 마크를 만들어 주어도 좋다. 아이들은 신나서 더 열심을 낸다.

우리 아이들도 어른이 되면, 결국 알게 될 것이다. 학교를 졸업한다고 해서 숙제가 없는 것이 아니고 학교 시험 안 본다고 해서 인생에 시험이 없는 게 아니라는 걸. 그 때는 아이들도 부모 심정 헤아려 주려나. 어떻든 재미있는 점은 우리의 인생은 큰 그림 안에서(지구 바깥에서 지구를 들여다보는 것처럼) 모두가 비슷한 무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숙제만 하더라도 아이들은 대체로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
한편, 숙제를 대하는 현재의 태도로부터 아이의 미래를 점쳐 볼 수도 있다. 인생을 대하는 각자의 기본적인 태도는 일관된 방식으로 드러나는 법이니까. 이것은 성공이나 실패와는 전혀 무관한 이야기이다.
속도가 느리지만, 여러 번 지우고 고쳤지만, 종종 실수했지만 스스로 답을 찾아내는 습관을 가진 친구들은 어쩌면 그들이 밟은 자리가 길이 될 것이다. 반면, 빨리빨리 정답만을 찾는 것이 습관이 된 친구들은 정답 없는 세상에서 길을 잃을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속단해서는 안 된다. 다만 지금은 우리의 숙제를 할 시간이다. 아이가 스스로 답을 찾아낼 수 있도록 기다려 주는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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