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April 30,Tuesday

한주필 칼럼-한국만 유독 비싼 명품

아침에 뜬 신문기사, 샤넬 핸드백의 가격이 세계에서 한국이 제일 비싸다고 합니다. 천만원짜리 상품이 홍콩보다 120만원이나 비싸다며 한국 소비자가 호구노릇을 한다는 분노의 기사가 떳습니다. 

오픈 런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백화점 명품숍에서 가격 인상 전날 그 상점이 열리기 전날 밤부터 문 앞에서 기다리다가 아침에 문이 열리자 마자 달려가서 물건을 짚는 행위를 말합니다. 그런 현상이 메스컴에 보도되면서 사람들의 혀를 차게 만들었죠. 그런데 요즘은 그런 일은 대행하는 전문회사가 있다고 합니다. 천만원이 넘는 명품을 구입하시는 마나님들이 줄까지 서는 수고를 하실 수는 없으신거죠. 그 정도의 품위를 지키시는 분들은 그런 명품을 가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품위가 있는데 남사스럽게 지름길을 찾아 달려갈 수는 없는 일이죠. 

그런데 알고보니 그런 상품을 사는 사람들이 결코 부유층에 속한 사람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리고 연령층은 대부분 밀레니엄 세대(1980 ~ 1995년 출생자) 주를 이룬다고 합니다. 주로 30대의 사람들이고 보면 아직 재정적인 축적이 이루어진 세대가 아닙니다. 그런데 그들이 그런 명품 구입의 주고객층이라니 참 이해가 잘 안됩니다. 우리 기성세대의 생각으로는 참 덜 떨어진, 즉 명품이라는 허울좋은 이름에 대한 집착에서 완전히 떨어지지 않은 부류라고 생각되는데 그들의 생각은 다르다고 합니다. 좀 부담이 가긴 하지만 나라면 명품하나 정도는 가질 만하지 않은가, 그리고 앞으로도 기회가 닿는대로 다른 부분의 소비를 줄이더라도 계속 명품은 구입하겠다는 의사를 보인다고 합니다. 

그런 생각을 하는 소비자가 한국에 많으니 명품 메이커들은 한국의 시장 요구대로 판매가를 높이 정합니다. 재미있는 현상은 유럽 선진국에서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못 사는 아시아의 국가들보다 저렴합니다. 한국은 선진국임에도 세계에서 가장 비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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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속이 상하는 일이지만, 그래도 우리국민들이 벌이는 상황이니 가능하면 좋은 점을 찾아보려 노력해보았습니다. 그러고 찾았습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인도의 타타나노라는 자동차가 있습니다. 고작 스쿠터 가격인 2000불 짜리 자동차인데 쫄딱 망했습니다. 왜? 스쿠터 가격에 불과한 정식 자동차인데, 왜 구입을 안하죠?

바로 싸구려라는 인식이 박혔기 때문입니다. 인도도 중산층이 커지면서 그들 역시 선진국과 같은 꿈을 꾸고 사는데, 그런 중산층들은 고작 스쿠터가격의 자동차를 사는 것으로 만족을 찾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이유로,  경제적 여유가 없는 사람일 수록 한번 사면 수년동안 사용하여야 할 장기 물품을 시험삼아 살 수는 없다는 심리도 작용했을 겁니다. 오히려 부자들이 재정적 리스크를 감수하며 살 수 있지만 진짜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그런 위험한 자동차 안 산다는 것이죠. 

아무튼, 타타나노의 실패는  자신의 소비자가 될 중산층의 꿈을 너무 과소평가 했다는 데 있습니다. 그들의 꿈은 타타나노 값인 2천불보다는 컷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현상을 우리 M 세대의 명품 쇼핑을 대입한다면, 우리 M 세대의 꿈이 엄청 크다는 것입니다. 세계 일류를 증명하는 명품만큼 클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세대들의 그것보다 웅대하여 상대적으로 더 비싼 가격에도 구입을 망설이지 않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군요. 역시 대한의 미래를 이끌 웅비세대 답습니다, 꿈이 크기에 사재기도 남들보다 크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현상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들의 꿈을 응원합니다. 

부디 그 웅대한 꿈만큼 멋진 나라를 만들어 아름다운 삶을 구가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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