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April 27,Saturday

한주필 칼럼- 항공사가 만들어 준 불길한 하루

요즘 코로나 여파가 수그러들며 항공 길이 열려 제법 많은 사람들이 한국과 베트남을 왕래합니다. 고객 수가 늘어가면서 그동안 중단되었던 항공로가 문을 열면서 베트남과 한국 간의 항공로가 다시 활발하게 움직이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오랫동안 잠겼다 열린 문이라 그런지 이런저런 부작용이 많습니다. 

가장 먼저 가격이 엄청나게 인상되었습니다. 국제 유가 탓인 것도 있겠지만 아마도 그동안 코로나로 쌓인 적자를 해소할 의향인 듯합니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베트남 항공은 좀 저렴한 듯합니다. 가능하면 가격 경쟁력이 있는 항공사를 이용해줘서 항공사 간의 경쟁을 유발하여 낮은 가격을 만들어내는 것이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난 8월 11일,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가던 베트남 교민이 본지에 전화를 걸어 심각한 항의를 합니다. 우리나라 국적사인 대한항공의 일방적인 항공 운행에 분노한다며 이런 것은 좀 공론화시켜달라며 상세한 설명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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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에 따르면 자신의 부인이, 8월 11일, 대한항공 KE 682편, 오후 1시55분 호찌민 출발 비행기를 예약하고, 항공사가 전화 메시지로 친절하게 안내한 대로 3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하기 위해 아침 10시경 집을 출발했는데, 차 안에서 대한항공에서 보낸 이멜을 받아 보았는데, 그 내용이 바로 부인이 타고 갈 비행기가 출발이 4시간 40분이 늦어져 오후 6시 25분에 출발한다는 통고입니다. 

이미 집에서 출발한 독자는 황당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마침 대한항공 호찌민 사무소가 있는 다이아몬드 빌딩 근처를 지나고 있던 차라 일부로 그 사무실을 들려 문의했더니 연발되었다고 확인해 줍니다. 연발 연휴가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연결편 문제라고 합니다. 지점장을 보자 하니 지점장은 하노이 출장 중이라고 합니다.  별로 믿기지는 않지만 할 수 없어 나오면서 당사에 전화를 걸어 설명을 하며 이런 일방적인 행태에 대하여 공론화시켜 달라는 부탁입니다. 

다른 것은 다 몰라도 5시간 가까이 연발되는 이유가 연결편이라는 것은 이해가 좀 안돼긴 합니다. 뭔 내부사항이니 알 수가 없지만 정작 고객에게 봉착된 문제는 한국에 도착한 후의 일입니다.  오후 6시 25분에 출발하며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시간이 오전 1시가 넘습니다. 그시간이면 이미 대중교통은 다 끊긴 상황인데 승객의 귀가는 어떻게 하나요? 

물론 항공사에서 버스를 내주기는 하지만 지방에 가야 할 고객들은 의도치 않은 고충을 겪어야만 합니다. 

한참 열을 내어 토로한 그의 전화를 끊고 나서 이런 일을 공론화시킬 방안에 대한 생각을 하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그 전날에 그 비행기의 행적을 추적해봤습니다. 요즘은 세상이 편해져서 비밀이 없습니다. 인터넷 크릭 몇번으로 당 비행기의 그날 행적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일단 대한항공에서 내세운 연결편 문제라는 해명은 궁색한 변명인 듯합니다. 자체 해당기체 문제였으니 연결편 문제로 연발을 한다는 설명은 올바르다고 볼 수 없을 듯합니다. 

아무튼, 문제의 비행기는 기종 737-900, 등록번호 HL8223 입니다. 인천에서 호찌민으로 출발하는 KE 681편인 이 문제의 비행기는 인천공항에서 당일 09:35 제시간에 출발했습니다만 무슨 이유인지 2시간 47분 동안 서울 항공을 돌다가 12:12분 인천공항에 다시 내렸습니다. 기체 고장인지 다른 이유 때문인지는 알지 못합니다. 그리고 정비를 마쳤는지 어떤지 아무튼 그 비행기는 다시 예정보다 4시간 46분을 늦게 호찌민으로 출발합니다. 그러니 이 비행기의 연발은 이미 한국시간 12시경에 결정된 것입니다. 베트남 고객에게 베트남 시각으로 10시에 연발을 통고한 것은 늦은 통고가 아니였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출발한 문제의 비행기는 호치민에 17:50분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불야불야 준비를 하여 18:59분에 인천으로 다시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고된 비행 탓인가 예정보다 늦게 인천공항에 새벽 02:16분에 도착했습니다. 

그날 한국에서 그 비행기를 이용한 고객이 엄청나게 고생을 하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서울 항공에서 뱅뱅 맴돌다 다시 회항을 하고 2시간이나 기다리다 다시 출발을 했으니, 비행기 자체도 고생이 많았지만, 함께 한 승객들은 불안에 떨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아무튼 결국 6시간 정도 늦게 비행기를 타고 고국에 가신 분들은 새벽 2시에 도착하여, 대한 항공이 준비한 버스를 타고 대부분 새벽 3시가 넘어 집에 도착했을 겁니다. 

이런 수난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요? 그냥 일진이 나쁜 날이라고 치부하고 말아야 하나요? 

의도치않게 하루 계획이 다 틀어지고, 항공사의 업무에 자신의 운명을 걸고 살아가는 게 맞는 삶인지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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