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May 2,Thursday

꾸준의 무한~도전! – 무동력 킥보드로, 베트남 국토 1800km 종주하다!

안녕하세요?
무동력 킥보드로 세계여행을 하고 있는
꾸준이라고 합니다.

본지에 흥미로운 여행 콘텐츠 제안서와 함께 이메일을 한 통을 받았다.

베트남을 하노이부터 호찌민까지, 1800km 국토를 킥보드로 종주하는 청년으로 여행기사를 씬짜오베트남에 연재하고 싶다는 요청이었다.

요즘같이 찌는 듯한 더위에 무동력 킥보드로 베트남 국토를 종주하는 청년의 이야기가 궁금해 이메일 회신으로 푸미흥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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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씨 맞으시죠? 안녕하세요.
콘텐츠 제안서와 함께 인터뷰 요청에 감사드립니다.본지 구독자님에게 본인 소개를 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무동력 킥보드를 타고 세계 여행 중인 김동경이라 합니다. 지난 2월1일부터 4월 19일까지 베트남 1800km(하노이부터 호찌민까지)국토를 종주하였고 1월에는 타이베이부터 가오숭까지, 대만국토를 종주하였습니다.

(하노이부터 호찌민까지 무동력 킥보드로 달려온 길)

 

무동력 킥보드로 국토 종주이라니.. 감히 상상도 못 할 여행 계획인데요, 
이를 결심한 계기나 이유가 있나요? 

대개 여행을 간다고 하면, 해외여행이나 배낭여행을 연상하게 됩니다. 무거운 배낭을 매고 홀로 떠난 청년의 모습이나 길에서 만난 친구와 함께 목적지를 행해 가는 이들의 모습을 그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저는 평범하지 않고 독특하면서도 특별한 ‘저만의 여행’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대학 때 학교에서부터 집까지 킥보드를 타고 다녔던 저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때로는 지나갔던 길 되돌아가기도 했고 어느 날에는 굽은 골목길을 다니며 일상속의 작은 즐거움을 누리던 때가 말이죠.

그때, 킥보드로 세계 여행을 해보는 건 어떨까? 라는 작은 호기심이 대만 국토종주, 베트남 국토종주를 하게 된 계기입니다.

김동경씨에게 여행은 특별할 것 같은데,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단도직입적으로 질문을 받아본 적이 없어서 조금은 어렵네요^^
어떤 이에게는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고 지역 특산 먹거리를 즐기는 것이 ‘여행’이라 할 수 있고 또 어떤 이는 일정기간을 머물며 현지에서 생활을 해 보는 것을 ‘여행’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어떤 시각으로 바라볼 것인가에 따라 여행지가 달라 보이고 또한 여행에 대한 정의도 달라지게 됩니다.

저에겐 여행이란 일정기간을 머물며 현지에서 현지인들의 생활 속으로 들어가 경험해 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인의 문화를 잘 알고 있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가정해 보았을 때, 한국인의 정(情)이라는 정서를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고 이를 설명을 할 것입니다.

정이란 형용할 수 없는 뜨거움과 고마움 그리고 미안함 등 한국인만이 갖고 있는 정서와 문화가 밑바탕 되어 있습니다. 이를 한국에서 일정기간 머물며 경험해보지 못한다면 결코 알 수 없는 한국의 문화가 되어버리곤 하죠. 이처럼 각 나라별로 갖고 있는 정서적인 교감과 문화적인 경험들을 우리가 쉽게 이해하고 있는 여행을 조금 더 깊고 진하게 경험해 보는 것이 여행이라 생각합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들의 연속이었을 것 같은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말씀해 주세요.

수많은 기억들이 한번에 스쳐 지나가네요.

베트남에는 하노이, 다낭과 같이 유명 관광지도 있지만 이름 모르는 지역과 동네들이 있습니다. 그러한 곳에는 특정 어플리케이션을 통해서 미리 숙박시설을 확인할 수 없는 탓에 직접 가서 저렴한 가격에 하룻밤 보낼 수 있는 공간이면 다행인 곳들이 대부분입니다. 침실과 화장실의 경계가 없이 타일로 된 원룸에서 하룻밤을 묵어야 할 때도 있었고, 트럭 운전사들이 자신이 몰고 온 자동차 뒷바퀴에 용변을 보면 안전을 지킬 수 있다며 수치심 하나 없이 노상 방뇨를 하는 모습을 볼 때도 있었고, 후에에서 다낭으로 가는 길에 자연이 준 선물인 것처럼 드넓게 펼쳐진 풍경을 배경 삼아 킥보드를 메고 올라갔던 적도 있고, 무동력 킥보드를 타는 저를 신기하게 보다가 중심을 잃어 부딪혀 킥보드 바퀴를 바꿔야 하는 경우도 있었고,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난 3마리의 들개가 쫓아와 다리를 물어 베트남 소아과에서 5번의 광견병 주사를 맞아야 했던 일까지..

길 위에서 잊지 못할 기억들이 있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체력적으로 힘에 부칠 때에는 조금은 빠듯한 일정으로 회의감이 들 때도 있었고, 자유롭게 다니는 저를 마주 할 때면 이보다 더 행복함이 들 때가 없었습니다. 

베트남 국토 1800KM 종주 과정에 항상, ‘희노애락 喜怒愛樂이 있었는데, 그 감정들이 저만의 작은 이야기로 남아 있다는 것이 새삼 새롭게 느껴 지네요.

 

여행의 모든 여정을 매일 인스타그램에 업로드 하셨죠? 
유튜브, 페이스북 등의 매체가 아닌 인스타그램으로 공유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제가 한국에서 근무하였던 일과 연관이 있습니다. 대학 졸업과 군복무를 마친 동시에 유명 대기업에서 브랜딩 관련 업무를 하였습니다. 브랜딩 업무는 함축적인 이야기들을 디자인적으로 풀어 내고 소비자들의 동의를 얻는 과정으로 주로 사진을 게시하는 인스타그램이라는 SNS계정이 저에게는 익숙하였습니다.

글과 사진 그리고 영상까지 모든 것을 다 적용할 수 있는 블로그나 영상제작으로 이해와 공감을 사는 유튜브 채널 보다 말이죠. 하지만 인스타그램에도 30초가량의 짤막한 영상을 올릴 수 있어서 현장의 느낌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저희 인스타그램 계정을 베트남 내 거주하시는 한국교민분들의 공감과 응원을 많이 받았습니다.

혹시 아직 저의 여정을 확인하지 못한 분들이 있다면 https://www.instagram.com/_kkujun_/에서 확인하실 수 있고 반복적인 일상에 지친 분들에게 인스타그램에 실린 콘텐츠가 치유될 수 있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램도 있습니다.

 

경동씨처럼 나만의 여행을 하고 싶은 이들에게, 어떤 말을 해 주고 싶으신 가요?  

‘회사-집-회사’, 매일 쳇바퀴 도는 일상에서 회의감이 느껴지는 분들이 있다면 ‘저의 모습처럼 당장 집에서 나오세요’를 말씀드리기보단, 어떤 방법이든지 간에 ‘내 인생의 주인인 내가 주체적으로 선택하여 내 인생을 꾸려 나고 있는지 되돌아보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금은 많이 변화되고 있습니다만, 한국은 주입식 교육이 깊게 뿌리 박혀 있어서 우리에겐 ‘선택’이란 단어는 두려움의 대상이자 인색하게 다가옵니다.
대학을 갈 때에도 원하는 학과, 하고 싶은 과를 선택했을 지 연정 누구나 다 가는 대학이니 당연히 가야 되는 사회적 흐름이 바탕이 되어있었고, 취업 역시 생계와도 연결되어 있으니 목적성 없는 이유로 취업전선에 뛰어들어 대기업에 취업에 목매며 치열하게 사는 우리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저도 퇴사 후에 1년간 여행을 다닐 거라는 말에, ‘일을 하지 않는 공백기간이 나중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와 걱정이 섞인 말부터 듣곤 하였으니까요.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는 것은 그에 대한 보답이 항상 있고 나의 산 경험이 되어 돌아오리라 생각합니다.

베트남 종주 이후에 그는 다음 여행지를 위한 정비를 하고 일본으로 떠날 예정이라 말한다. (인터뷰 23년 4월 19일 진행)  

그는 일반 여행서적에 없는 김경동 여행기를 만들기 위해 오늘도 무동력 킥보드와 함께 달리고 있다.  

보고 맛보고 즐기는 여행이 아닌 현장에서 경험하여 느끼는 살아있는 하루를 낳는 여행을 하는 그에게 기자는 무한한 응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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