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December 14,Thursday

허위 학력 논란

아마도 한국처럼 허위학력 논란이 많은 나라도 드물 것이다. 수년전에 신정아 사건을 기화로 시작된 허위학력 논란이 사회전반에 퍼지면서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수많은 허위학력자들이 모습을 드러내는 덕분에 우리나라가 얼마나 허울좋은 스팩에 목 매달고 사는 사회인지를 가감없이 보여주었다.

허위학력이 그저 말만하는 경우라면 그저 헤프닝이나 도덕적 질타로 끝나고 말겠지만 만약 한발 더 나가서 자신의 이익을 구하기 위하여 허위 학위증서를 제출한다던가, 존재하지도 않은 대학의 졸업증명서를 제출하면 사문서 위조라는 심각한 형사사건이 된다.

베트남의 교민사회 역시 이런 학력위조 혹은 허위학력에 대하여 자유로운 곳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한국에서의 과거와 단절된 채 이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아는 사람도 별로 없는 이국에서 학력위조라는 달콤한 향기는 자신의 신분을 공짜로 상승시키는 좋은 무기로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단, 그것이 가짜의 삶이라는 것은 별개로 치더라도.

최근들어 급기야 베트남의 호찌민의 한인회장 선거에서 이런 논란이 다시 재 점화되었다. 지난달 신임회장으로 당선된 김규회장이 자신의 최종 학력으로 미국의 아메리칸 웨스턴 유니버시티라는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제시했다. 회장 후보자격에 학력이 문제가 되지 않고 따라서 학력을 게재할 의무도 없지만 그는 최종 학력으로 박사라는 학위를 제시함으로 다른 후보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그는 그와 동시에 자신의 직업으로 호찌민 국립 인문사회과학대학교의 명예교수라고 소개했다. 후보등록사항으로 지정되지 않은 요소를 굳이 스스로 밝혔으니 이제 그 학력과 직업의 검증에 필요한 의문사항에 성실히 응답할 과제가 그에게 주어진 셈이다. ( 참고로 지난 선거 관리위원회의 김규후보 학력및 경력 검증 소위원회에서는 박사학위에 대한 검증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먼저 김회장이 자신의 학력으로 제시한 아메리칸 웨스턴 대학의 박사학위, 이건 정말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다.

김회장이 정상적으로 인터넷과 통신으로 수업을 받고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하는 아메리칸 웨스턴 유니버시티라는 대학을 인터넷으로 찾아 봤다.

없다!, 이 학교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을 아무리 뒤져도 찾아낼 수가 없다. 인터넷 사이트는 물론이고 하다못해 페이스북에도 안뜬다. 단, 한가지 드러난 것이라고는 2006년 그 대학교 이사장을 영입한다는 인터넷 공고가 전부였다. 그래서 그 공고에 게재된 전화번호로 연락을 취해 봤지만 말도 안되는 영어에 욕설을 섞어서 떠들다 일방적으로 끊어버린다. 그 주소로 된 건물을 구글 지도에서 찾아봤더니 대학 건물로는 어울리지 않는 상가건물로 교회, 미용실, 태권도장 등이 들어가 있는 건물이었다.

그래서 또 뒤져 봤다. 다행스러운 것인지, 또 다른 자료에 이름이 뜬다. 영국의 에듀케이숀 앤 트레이닝이라는 교육 잡지와 유럽의 공공자료 그리고 미국의 Bear’s Guide라는, 가짜 학위를 제공하는 대학 명단을 발표하는 단체들이 인터넷에 배포한 자료에서 그 대학 이름이 자랑스럽게 게재되어있다. 즉, 여기 명단은 가짜 학위를 양산하는 대학이니 이 리스트에 있는 대학에서 받았다는 학위는 위조일 가능성이 크다는 경고로 발표한 리스트에서 그 대학의 이름이 발견된 것이다.

‘그래도 이럴 수는 없을 꺼야. 뭔가 개중에 몇몇이 그런 사례가 있었겠지’ 해서 다른 방법으로 학교의 존재를 확인해 보기로 했다. 마침 한국의 대학에서 조교를 하고 있는 아들애에게 그 아메리칸 웨스턴대학이라는 이름으로 게재된 학위논문이나 다른 논문에서 인용된 이 대학교 학술자료가 있나 좀 찾아봐 달라고 했다. 그런데 돌아온 답이 충격이다. 관련자료를 찾을 수 있는 인터넷을 다 뒤져봤지만 그 대학 이름으로 된 논문은 물론이고 어떠한 논문에도 이 대학의 이름이 등장하지 않는다고 한다. 인터넷에 나오지 않는 것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 정설이 된지 오래인데, 그런 인터넷에서도 드러나지 않을 뿐아니라, 아무런 학술적 논문도 드러나지 않은 이 대학이 과연 세상에 존재하는 것인가?

박사란 학문적으로 최고의 경지에 달한 사람에게 주는 최상급의 명예이자 사회적 인증이다. 미국에서의 박사 코스는 대부분 5년으로 되어 있고 가장 빠른 케이스가 2년 반, 보통 7~8년을 공부하고도 절대 과반수 이상이 낙방을 하는 것이 박사라는 학위다. 김회장은 이런 과정을 1년에 두번씩 미국에 다니며 죽어라 공부해서 학위를 땃다고 했다. 박사가 되기 전에 석사라는 관문은 어디서 통과했는지 알 수 없지만 아무튼, 이런 학문의 최고의 경지에 이른 박사학위를 소리 소문없이 받았다니 참으로 놀라운 성공담이다. 언젠가 그 상세한 얘기를 인터뷰하여 우리 교민들에게 귀감이 되도록 하는 것도 좋겠다는 편집부의 의견이다.

그런데 이런 성공담을 널리 알려주기위해 한 가지 알아야 할 것이 있다. 그 대학의 존재다. 아무리 뒤져봐도 나오지 않는 대학이 어디있는지 알아야 김회장의 성공담을 알려줄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런데 김회장은 인터넷과 통신으로 공부를 했다고 한다. 그럼 인터넷 주소와 통신을 한 전화번호라도 알려주기 바란다. 더불어 김규회장은 이와 더불어 자신의 논문을 통과시킨 지도 교수가 누구인지도 알려달라. 박사논문에는 반드시 지도교수의 이름과 서명이 들어간다.

두번째 김규회장의 직업이다. 김회장은 자신의 인터뷰에서” 저는 호찌민 국립인문사회과학대학에서 명예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사실이 맞다” 그 사실을 그 대학 인류학과장이 그 재직 사실을 확인해 주었다고 한다.

어떻게 이런 귀한 뉴스가 묻혀있었는가? 어느 한국교민이 어느날 베트남 국립대학교의 명예교수가 되었다는 사실은 우리 교민사회의 빅 뉴스임이 틀림없다. 왜 이런 사실이 빅 뉴스인가 하면 명예교수라는 이름 때문이다.

“명예교수란 대학교 또는 대학에서 교원으로 재직하다 퇴직한 자 중에서, 그 재직 중의 업적이 현저한 자를 추앙(推仰)하기 위해 당해 대학교 또는 대학에서 추대한 자. 명예교수규칙 제3조에 따르면, 명예교수로 추대될 수 있는 자는 당해 대학교 또는 대학에서 전임강사 이상의 교원으로 15년 이상 근무하고, 퇴직 당시 총장 ·학장 ·교수로 있던 자로, 재직 중 교육상 ·학술상 업적이 현저하여 타의 모범이 되는 자이어야 한다”(두산 백과사전)

이건 물론 한국의 예다. 그리고 세계 대학 순위에서 상위권에 드는 베트남 국립 호찌민 대학교에서도 명예교수를 부여하는 학칙이 있을 것이다. 설사 우리와 조금은 다른 규정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국립대학교의 품위를 지키기위한 규정은 다르지 않으리라 본다.

어쨌거나 명예교수란 은퇴 전에 이룬 학문에 관한 평가를 기준으로 한다. 즉 과거의 일에 대한 치하인 것이다. 그런데 김규회장은 언제 어떠한 학문적 공적으로 호찌민대학에 기여하여 그 명예로운 명예교수직을 받았는지 모르지만 이 또한 널리 알려 귀감을 삼을 만한 소식임이 틀림없다.

한국의 일간지 특파원들도 이런 귀한 뉴스를 취재하여 헬조선, 흙수저를 푸념하는 우리 젊은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심어주기를 기대한다.

그런데 한가지 김회장이 실수를 한 것 같다. 명예교수는 직책이 아니다. 명예교수는 말 그대로 명예다. 은퇴를 했지만 그 공적이 커서 교수로서의 화학적 예우를 해준다는 뜻이지 교수직을 수행하고 있는 현직이라는 말이 아니다. 그래서 김회장이 말한 명예교수로 재직을 하고 있다는 말은 사리에 맞지 않는 설명이다.

김규회장의 학력과 경력은 너무나 찬란하다. 그래서 직접 취재를 하고 이런 사실을 알리고 싶지만 이곳에서의 취재활동이 용이하지 않음이 참으로 안타깝다. 그래도 세상사 새옹지마 라지 않던가, 뭔가 이루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어려움이 닥칠 수도 있고 어렵고 힘들던 순간이 행운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것이다. 김회장의 학력과 직장 시비 과연 이것이 회장을 안겨준 행운일까 아니면 자신에게 되돌아올 부메랑인가? 진실만이 그 길을 알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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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comments

  1. 한인회 사람만 조심하면 된다 했는데
    여기도 미국하고 똑같네요.

  2. 오래전 미국에서 주재원 시절 서울대 동문 체육대회가 집 옆 공원에서 열렸는데 정말 개 때처럼 몰렸다.
    그래서 서울대 출신 부장에게 서울대는 졸업하고 전부 미국 이민을 왔냐고 물어보니 모인 사람 중 2/3는

    가짜라고 미국에서 졸업장 보자는 사람도 없고 자신의 신분을 내세우고 주류 사회 편입해서 존재감을 드려내는 방법으로 명문대 출신임을 강조하다 보니 서울대 행사가 있음 4년 동안 수업 시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동기가 있는가

    하면 동문회 모임에만 나타나는 일이 많다고 한다.

  3. 아는사람은 다 아는사실 새로울것도 없네요
    뽑아준 사람들이 문제인가?
    아~~모르고 뽑을수도 있겠네요

    교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건지
    한목 챙기자는건지
    진의가 의심이 되는군요

    진정 희생과 봉사하는 사람이
    교민 대표가 되는 사회
    후손들에게 얼굴좀 들고 살았으면ᆢ

  4. 허허 참으로 개탄스럽네요
    한인회장은 명예이고 봉사하는 자리인데 무얼 얻자코 한심스러운 허위학위와 직업사기인가?
    하루속히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랍니다

  5. 에이. 설마 그럴리가… 조만간 당사자의 변이 기대되네요. 내로라하는 교민잡지에 이런글이 기재된 사실을 모르는건 말이 안되고.. 요즘같이 전화한통 검색한줄이면 훤한 시대에 그런 뻥을칠리가… 기사가 맞으면 그건 완전 사기지.

  6. 이런 논란이 사실인지 아닌지 당사자의 분명한 뜻이 밝혀야 하지않겎어요 교민을 대표한다는 자리에 있는 분이
    그러면 안된다고 봐요 …. 얼른 사실 아니라고 말하세요

  7. 정말 뻔뻔하군요.. 물러나야할거 같습니다. 약력위조가 얼마나 무거운 죄인거 한국사람은 다 알잖아요!
    양심을 속이는 그런 분이 지도자가 될 수는 없지요

  8. 헐 !! 정말로 미국 대학교 리스트를 보니 American western university 란 대학은 존재 하지 않네요…

    https://www.utexas.edu/world/univ/alpha/

    그렇다고해서 문제될것이 있을까요 ? 도덕성에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이미 당선된 후인데 뒷북아닌가요 ? 검증단에서 못밝혔다면 검증단이서도 잘못한거네요.. 뭘 검증하고 뽑았답니까 ??

  9. 허 참 그런 학위로 얼굴 뻔뻔스럽게 들고 다니는 닥자가 한인회장이면 호치민 한인회의 위상은 어떻게 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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