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April 30,Tuesday

CAFE GENE 1

후덥지근한 날들이 계속되는 하노이의 여름. 입맛도 없고 몸이 축축 처지는 무더위에 지친 날 약속이 잡혔다. 무성한 잎이 늘어진 나무가 줄지어 서 있는 인도 안쪽의 아담한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가니 인상 좋은 사장님이 직접 반겨주신다. 미딩 중심부에 있는 CAFE GENE다. 둘러본 Cafe 내부 인테리어는 톤다운된 블루칼라가 깔끔했는데, 넓은 창으로 채광이 잘 들어와 전체적으로 밝고도 차분했다. 4층짜리 건물 중 총 3층을 카페로 사용하고 있는 이곳은, 층마다 분위기는 조금씩 다르지만 예쁘다는 느낌은 동일했다. 테이블 간 간격도 여유로웠고, 2 층과 3층은 제법 많은 인원수를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 각종 모임이나 가족외식 장소로도 충분할 듯하다.
안내받은 1층 창가 자리에 앉아 얼음이 동동 띄워진 물을 들이켜니 더위로 달궈진 열기가 가라앉는 느낌이다. 우거진 나무가 보이는 창밖의 풍경 또한 이국적이면서도 청량하다. 간판을 가리는 나뭇가지들을 굳이 쳐내지 않은 사장님의 안목에 새삼 감탄하다가 시간을 확인해보니 12시쯤. 약속했던 일행이 오고, 주문한 음식이 나올 때쯤 어느새 카페 안은 손님들로 꽉 채워졌다.

철철 흐르는 정성과 신선한 재료의 포텐이 터지는 맛!
하노이에 사는 누구나 그렇듯 나도 물기 머금은 공기와 뜨거운 햇살에 쉽게 체력이 고갈된 상태다. 그런 까닭인지 맛있는 식사에 대한 기대와 욕구가 평소보다 컸다. 제일 먼저 나온 빼쉐 파스타는 담겨나온 그릇부터가 그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이국적이면서도 낯익은 이 모양은? 납작한 바닥과 원뿔 모양의 뚜껑이 베르베르인의 전통 그릇, 타진과 똑 닮았다. 예쁜 그릇은 음식의 맛을 돋우는 힘이 있다. 게다가, 토마토와 해산물이 듬뿍 들어간 시칠리아식 매콤한 빼쉐 파스타 온도를 오래 유지시켜주는 무쇠 재질이라니……. 설레는 마음으로 돌돌 만 파스타를 입안에 크게 넣음과 동시에, 게눈 감추듯 없어짐을 주의하시라. 순식간에 접시 바닥까지 긁었다. 짬뽕보다 얼큰한 건강식이라는 사장님의 자랑처럼 오래도록 입안을 떠나지 않은 기분 좋은 매콤함에 가출했던 에너지가 스멀스멀 돌아오는 느낌이다.
뒤이어 나온 목살 스테이크도 나이프로 작게 잘라 포크로 찍어 한입 넣었다. 달콤짭조름한 소스와 어우러진 두툼한 고기가 머금은 육즙이 입안에서 터졌다. 촉촉하면서도 탄력 있는 식감이다. 누구나 호불호 없이 무난하게 좋아할 만한 맛! 곁들여 나온 샐러드까지 흡입하고는 그제야 둘러본 카페 안에, 최상의 퀄리티의 고기를 수비드 공법으로 조리한다는 안내 문구가 보였다. 진공상태에서 저온에 서서히 익히는 수비드 조리법은 고기의 수분을 유지하면서 맛과 향을 보존하고 풍부한 육즙으로 자칫 투박해지기 쉬운 고기 요리를 한층 더 깊이 있게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조리법이다. 조리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한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사장님의 철학을 느낄 수 있다.
화덕피자의 포인트인 담백한 도우를 꿀에 찍어 먹는, 말 그대로 꿀맛인 고르곤졸라 피자. 쫀득한 떡과 매콤달콤한 양념에 자꾸만 손이 가는 퓨전 떡볶이. 좋은 유제품으로 직접 제조한 리코타 치즈가 듬뿍 올려진 샐러드. 짬뽕보다 매콤한 건강식 빼쉐, 빵 속에 빠진 크림파스타 빠네. 극강의 달달함과 시원함에 바삭바삭 씹히는 죠리퐁의 조화가 일품인 죠리퐁 프라페 등등……. 카페 메뉴는 화덕피자 종류부터 이탈리안 음식, 그리고 한국식 퓨전 음식까지 고루 갖췄다.
잠깐 대화를 나눈 사장님은 위생과 물 관리에 대해 말씀하실 때 매우 진지했다. 특이하게 CS 강사 자격증을 준비 중이시다는 사장님은 특히 서비스에도 많은 관심을 두고 있었다. 사람들이 음식과 음료를 즐기며 좋은 서비스를 받으며 일상의 대화를 나누는 공간이길 바란다고도 하셨다.
만족스러운 식사 후 사장님이 추천하는 식초 주스와 함께 대화는 점점 더 무르익었다. 보름 동안 담그고 30일을 발효시켰다는 수제 식초를 적당한 비율로 희석해 얼음을 동동 띄워주니 이보다 더한 건강음료가 있을까 싶다. 상큼한 맛이 몸으로 퍼지는 순간 배시시 입가에 웃음이 번진다. 식초 특유의 새콤한 맛은 무더위에 실종된 입맛도 되찾아주고 살균작용까지 있다고 한다. 그동안 혹사시킨 몸에게 조금은 덜 미안해진 느낌이다.

카페 ‘지니’ 가 깜짝 선물처럼 선사한 행복한 시간
좋아하는 사람들과 예쁘고 편안한 장소에서 유쾌한 대화를 나누는 것은, 어떤 약보다도 훌륭한 비타민제가 될 것이다. 무더운 하노이의 전쟁 같은 일상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는 CAFE GENE에서 맛있는 음식까지 곁들여 보는 건 어떨까.. 몸도 마음도 편안한 이곳에서 나누는 일상의 수다가 에너지를 끌어올려 주는 충분한 힘이 될 것이다.
기사제공: 채명의 meu0904hanoi@gmail.com


TIP: 카페 ‘지니’의 명함에 카톡 아이디를 적어 계산대에 마련된 작은 상자에 쏙 넣는 것을 잊지 말자. 램프의 요정 ‘지니’처럼 어느 날 생각지도 못한 행운을 전해줄지도 모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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