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April 27,Saturday

경복궁

잡지 일을 시작하면서부터 호찌민의 맛집과 오래된 식당이나 가게를 찾아 다니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 되었다. 어린 시절부터 먹었던 엄마의 손 맛에 길들여져 있는 내 입맛이, 매호 잡지의 발행 즈음에 찾아 나서는 맛집 소개를 통해 음식에 대해 더 많이 공부하게 되고, 그 맛을 만들기 위한 이들의 노력과 정성에 감탄하게 된다.

이번 호에서는 ‘향토 요리전문가 김정임’님이 운영하는 경복궁에서,
이 집이 간직한 음식 맛의 내력과 주인장의 철학을 담아내려 한다.
오래된 ‘세월의 맛’과 ‘한국의 멋’에 대해..

화학조미료 노! 건강한 먹거리 만을 고집
경복궁은 김정임 향토 요리연구가의 솜씨이다. 정갈하면서도 투박하고 칼칼한 감칠맛이 도는 것이 특징인 경상도 음식의 한식당이다. 김정임 향토 요리연구가의 음식은 직접 과일을 갈아 버무린 양념, 긴 시간 천천히 우려낸 육수, 숙성을 통해 맛이 익어 비로소 제맛을 찾은 장류 등을 음식의 밑간을 사용한다. 특히 안동, 제주, 베트남 달랏, 부온마투옷 등지 텃밭과 농장에서 공수하는 신선한 재료와 직접 빻고 짜낸 참기름, 들깨 등을 토대로 만들어진 음식을 선보인다. 모든 손님께 건강한 밥상을 올리겠다는 경복궁만의 자존심이다.
필자는 경복궁에서 돌솥밥과 불고기, 갈치구이, 보쌈 메밀전병으로 차려진 점심특선 메뉴를 맛 보았다. 14가지의 반찬과 함께 주요 메인 음식들로 차려지는 식탁은 언제나 그리운 엄마의 집밥처럼 감칠맛 나는 음식들이었다. 상다리 부러지게 식탁으로 올려지는 음식을 보면서 손님을 위해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경복궁은 점식부터 저녁 식사 때까지 지인 또는 가족과 함께 고기와 단품의 식사를 할 수 있고 안주 메뉴들까지 준비 되어있어 시간대를 고려하지 않고 언제나 방문하여 즐길 수 있다. 또한 한식의 후한 인심처럼 메뉴의 가짓수가 많고 맛도 보장되어 있어 한국의 음식과 한국의 문화를 궁금해하는 외국인들과 함께하는 식사 자리에도 손색없는 한식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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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통에 음식을 담아내다.
4대째 이어내려오고 있는 무형 문화재 22호 장인 김선익 옹께서 직접 만든 유기 그릇을 사용하고 있다. 음식의 열기와 냉기의 특성을 잘 보존하여 더욱 감칠나고 특색있는 음식의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인 명성 깊은 경북 봉화유기는 지리적으로 쇠를 녹이는데 필요한 숯 생산이 용이하고 내성천의 풍부한 수량 등 유기생산에 유리한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어 봉화유기의 명성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김정임 향토 요리연구가는 한양대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한 뒤 메이지대 일문학과를 수학하고 일본 도쿄 긴자레칸 세프로 활동하였다. 일본의 영향을 받은 그녀의 손맛은 섬세하고 무엇보다 한국의 본연의 맛을 찾을 수 있는 발판이 되었다. 그녀의 어린 시절 이방자 여사의 가르침을 받았다. 훗날 이방자 여사의 봉사에 대한 의지와 의미를 다시 느끼게 되었고 경복궁을 찾은 이들과 함께 느끼고자 경복궁 1층 카운터 옆, <대한제국 마지막 황태자비 이방자 여사 작품 展>을 식당 한켠에 전시하고 있다.

대한제국 마지막 황태자비 이방자(1901-1989)는 일본왕족 나시모토의 장녀로 고종과 엄귀비 사이에 태어난 영친황 이은의 아내이다. 이방자 여사는 일본인이면서 한국황실에 시집와 역사와 고난 속에 고뇌와 갈등을 삼키며 일생을 살아야했던 덕혜옹주의 시누이다. 1920년 대한제국의 황태자 이은과의 강제 정략혼인한 비련의 황태자비 이방자는 그녀의 남편, 영친왕은 1926년 순종이 승하하여 형식상 왕위 계승자가 되지만 환국하지 못하고 남편과 함께 일본에 강제 체류되었다. 광복 후 1963년 한국국적을 취득하였고 같은 해 신체장애자재활협의회 부회장으로 역임하면서 언어장애와 소아마비인들의 사회적응을 위한 시설, ‘명휘원’을 설립하는 등 사회봉사활동을 시작하였다. 1970년 영친왕의 뇌혈전증으로 세상을 뜬 후, 남편의 유업을 이어나가다 1989년 창덕궁 낙선재에서 운명하였다.
이 식당을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문화공감 그리고 보물찾기>이다. 다양한 종류의 진품 옛선조들의 자화상, 민화부터 100년 이상 넘은 골동품까지 전시되어있어 경복궁을 찾으신 분과 함께 경복궁에 숨어 있는 보물들을 찾아보는 것도 경복궁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방법중 하나이다.
글. 유도경 rtyoo1106@naver.com
※ 경복궁에 숨은 보물 찾기
·고종 황제
· 조선 중기 민화 (KBS 진품명품 출현)
·베트남 Ly 왕조 시대 불상
· 조선 마지막 황태자비 이방자 친필 서명책
· 조선 마지막 황태자비 이방자 도자기
· 구한말 최고의 예술품 수장가이며,
조선의 마지막 내시 였던 송은 이병직 그림
·가혜 이방자여사가 직접 그리신 그림들
·이방자 여사가 낙선재방에 걸어뒀던 나비
·논어, 맹자 서책
·마지막 내시 송은이병직 매화도/ 죽도
·황태자비 이방자의 대표적 작품 ‘인연’

※ 100년 이상 넘은 골동품
· 대형시계 (m층 복도)
· 타자기 (로비쉼터)

· 저울 (로비)
· 재봉틀 (로비쉼터)

※ 우수한 우리네 작가들 작품
· 남파 박기일 작품 (m층 홀)
· 치련 허의득 작품(m층 홀)
· 송강 이가범 작품(m층 홀)
· 옥주산인 김옥진 작품(m층 홀)
· 임농 하철경 작품(부채도)2층 6번방 등등

경복궁
주소 52 Hai Bà Trưng, Quận 1, Hồ Chí Minh | 영업시간 월~토 10:30~10:00 / 휴무일 매주 일요일
전화번호 028. 6682. 7249(1층 로비) | 카톡 kyungbokgung52 | 전화 028. 3824.6788/ 090.998.6837(한국인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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