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February 25,Sunday

빨간불이 켜진 한국경제 무엇이 문제인가?

세계화가 무너지며 밀려오는 세계적 무역 감소, 한국에게 치명타

2022년 시작된 무역적자가 2023년 들어 무역적자 행진은 심각해지고 있다. ’13개월 이상 연속 적자’ 기록은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25년 만에 처음일 정도다. 이를 두고 산업부는 “글로벌 경기 둔화에 금융 부문 불안정성이 확대되면서 수출 감소세가 6개월 연속 계속되고 있다”면서도 “이 같은 수출 둔화세는 중국·일본 등 수출 강국과 제조 기반 수출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산업부의 설명은 대체적으로 맞는 편이다. 지난해 주요 208개국 무역수지는 전반적으로 나빠졌기 때문이다. 무역협회가 IMF의 208개국 회원국의 수출입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1~11월) 이들 국가 무역수지 합계는 1713억49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426억85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던 전년(209개국·1~12월 기준)과 비교하면 악화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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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 무역수지 순위만 유독 눈에 띄게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해당 통계에서 한국은 무역수지 순위 198위를 기록했다. 전년 18위에서 180계단 추락했다. 산업부가 비교 사례로 든 중국은 지난해 208개국 중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전년에 이어 1위 자리를 고수했다. 수출강국 독일은 2021년 2위 자리를 내줘야 했지만, 2022년 11위로 9계단 하락했을 뿐이다.

물론 주요국 중에 한국 밑으로 홍콩(199위)과 일본(204위), 프랑스(205위), 인도(206위), 영국(207위), 미국(208위) 등이 자리한다. 하지만 전년(209개국 기준)에 홍콩 순위는 200위로 오히려 1계단 상승, 일본은 전년 181위로 1년 만에 20계단 하락했다. 인도는 전년 207위에서 1계단 상승했으며, 미국은 209위로 최하위를 이어갔다.

전세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공급망 위기, 미국의 연이은 은행 파산 등 불안정한 금융망,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소비 침체 등 복합적 문제를 겪고 있는 세계경제가 원인인가? 아니면 한국 경제의 구조적인 원인이 누적된 것인가?

이번 호 스페셜리포트에서는 한국경제 무역적자의 원인을 알아봤다.

 

무역적자 그 원인은?

국내적 요인

2022년부터 계속되고 있는 무역적자의 원인은 무엇일까? 이를 알아 보려면 대한민국의 교역구조를 살펴봐야 한다.  2023년 2월을 기준으로 대한민국의 주 교역국가는 다음 사진과 같다.

대한민국 최대 수출국가는 중국 19.8%, 미국 18%, 베트남 8.12, 일본 4.69%, 싱가포르 2.8%, 홍콩 2.37% 순이다. 이중 한국, 그리고 아시아 무역에서 전반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국가는 중국이다. 한국 전체 무역수지는 2021년 월평균 약 20억 달러 흑자이나, 2022년에는 월평균 약 40억 달러 적자이다. 2023년은 1월 -127억 달러, 2월 –53억 달러를 기록했다. 여기서 중국의 비중을 보면 2021년 월평균 약 20억 달러 흑자로 전체 흑자를 견인했으나 2022년은 월평균 제로 수준으로 하락했고, 2023년은 1월 –40억 달러, 2월 –11억 달러를 기록하여 무역적자의 주요 원인이 된 상황이다. 한국 무역수지 적자 중 중국의 비중은 평균적으로 약 25%로 무역상대국 중 압도적인 1위이다.

주요 국가별 한국의 무역수지를 추이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큰 흐름을 알 수 있다. 한국에서 만든 반도체의 55%가 중국(홍콩 경유 포함)으로 간다. 반도체를 비롯 중간재의 대중국 수출 감소가 무역적자의 주요 원인인데, 지난 2월 대중국 수출은 반도체(-39%), 디스플레이(-44%), 석유화학(-30%) 등을 기록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호주, 말레이시아, 미국 등지에서의 에너지 수입 증가가 무역적자를 키우고 있다.

2011년부터 2023년까지 국가별 무역수지에서, 전체 통계와 가장 유사한 흐름을 보이는 것은 중국 통계이다. 2018년까지는 중국이 무역흑자를 견인했으나, 2018년 정점을 찍은 이후부터는 대중국 무역수지 감소가 전체 무역수지 감소를 이끌고 있다. 문제는 한국 무역수지에서 역대 중국 다음으로 흑자 국가는 미국과 베트남이다 각각 연평균 200억 달러 흑자 수준에서 큰 변화가 없다. 한국 무역수지에서 만년 적자를 발생시키는 국가는 독일, 호주, 일본 등인데 역시 –200억 달러의 적자 수준에서 큰 변화가 없다. 한국은 독일과 일본에서 부품 소재를 주로 수입하며, 호주에서는 석탄, 가스 등 에너지 수입이 많다.
한국의 대중국 무역수지 감소를 대체해 줄 나라의 출현 가능성은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생산의 확대

자동차·반도체·스마트폰 등 주력품목의 해외생산 확대도 무역수지의 지속적인 약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해외생산은 국내에 본사를 둔 회사의 수입을 늘려주는 역할을 하지만, 국내에서 생산되는 물품이 아니기에, 통계적으로는 무역수지로 포함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문제는 국내 제조업체의 해외 생산 추이를 보면, 해외생산액(매출 기준)이 2010년 2,150억달러에서 2019년 3,680억달러로 1.7배 증가하면서 해외생산 비중도 상승하였다. 업종별로 보면, 자동차(34%), IT(27%)가 해외생 산에서도 60%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해외생산이 확대되면 통관기준으로 수출액이 줄어들면서 무역수지가 감소한다. 한편 우리나라가 해외로부터 벌어들인 이익을 포괄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무역수지뿐만 아니라 경상수지를 함께 볼 필요가 있다.

우리기업들의 해외생산 확대로 가공‧중계무역 등이 꾸준히 증가하고 해외투자로부터 벌어들이는 이자‧배당 관련 수지도 흑자 규모가 확대되면서 무역수지는 적자이지만 경상수지는 흑자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역수지만으로는 우리의 대외활동 성적이 과소평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수입구조 측면에서 중간재 및 자본재수입 수요가 추세적으로 확대되면서 해외생산이 무역수지 약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 경제의 글로벌 가치사슬(GVC) 참여 확대로 생산과정에서 투입되는 중간재중 수입 재 비중이 추세적으로 늘어나면서 수출 확대 시 순수출 증대효과가 축소되고 있다. 특히 IT·기 계장비·전기장비 등에서 중간투입재중 수입재 가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였으며 철강금속 등의 수출자립도가 약화된 상황이다.

 

국제적 요인

. 중간재는 더 이상 이점이 아니다.

(대한무역협회 고급화 촉구 포스터, 출처:아시아경제)

(2021년 일본의 무역구조 비중 도표 중국이 최대 수출국이며, 자동차를 제외하면 이들도 한국처럼 중간재가 대부분이다)

(2021년 대만의 무역구조 비중 도표, 충국이 최대 수출국이며, 대만은 완성품이 거의 없고 반도체, LCD, 철강제품 같은 상품이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한국과 대만, 일본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위 3나라의 수출픔은 주로 완성제품 보다는, 완성제품을 위한 중간재에 쏠려 있다는 특징이 있다. 중간재는 부분적으로 완성된 제품 등의 재화를 말하며 소비재를 포함한 기타 제품의 재생산 수단으로 사용된다. 위 3개국의 무역구조를 보면 기형적으로 기업은 중간재를 만들어 사용하거나, 만들어 판매하거나, 구매 후 사용하는 제품을 말한다, 주로 한국, 대만, 일본은 중국에 반도체, 정제유, LCD디스플레이등의 중간재를 수출하고, 중국은 이를 최종상품화 시켜서 미국 및 유럽시장으로 수출하는 역할을 해왔다.

문제는 미-중 무역전쟁과 코로나-19로 인한 무역의 단절은 공급망 재편을 불러오게 됐고, 동아시아 국가들이 공통적으로 이득을 취한던 분야에서 중국의 변화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바로 중국이 중간재 국산화를 시작한 것이다. 중국이 어느 정도 중간재의 국산화를 이루었는지는 전체적인 통계를 잡기에는 매우 어려우나, 몇 가지 징후가 나오고 있다.

중국의 한국 수입 비중을 살펴보면 중국의 고위 기술 중간재 수입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對중국 교역구조도 「2007년 중·고위 기술 중간재 수출/저위 기술 중간재 수입」에서 「2021년 고위 기술 중간재 수출/중·고위 기술 중간재 수입」으로 변화했다. 이는 중국의 수입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고위 기술 품목을 중심으로 對중국 수출 전략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장기적 관점에서 반도체 등과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이 부진 하다면 對중국 구조적 적자는 불가피하다. 이 같은 구조적 요인은 양국의 산업간 상호보완 구조와 무역구조에 의해 장시간에 걸쳐 형성되고 단기간에는 변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상당 기간 지금의 추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수용 수입의 경우 2007년 8.4%에서 2021년 6.5%로 하락했고, 우회 수출용 수입 비중도 2007년 10.2%에서 2021년 8.1%로 하락했다. 한국의 對중국 수출 측면에서 보면, 내수용과 우회 수출용 비중이 2007년 6:4에서 2021년 8:2로 변화하면서 우회수출용 對중국 수출 비중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를 통해 향후 중국 내수가 증가하면 對중국 수출도 확대되어 對중국 무역 수지도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보여 중국 내수 공략이 관건임을 알 수 있다.

다만, 중국의 전체 내수용 수입이 둔화세를 보이고 있어 중국 내수 회복에 따른 對중국 수출 증가가 과거와 같이 비례적으로 확대 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자원 비용

(미국의 석유가격 추이 1960~2023)
한 20년 전쯤에는 지금쯤이면 석유가 고갈 될 것이라는 예측이 대세였지만, 2010년대 쉐일가스 그리고 채굴기법의 향상을 통하여 석유는 고갈은커녕 아직도 40년 이상 공급이 가능하고, 심지어 영구적으로 계속 채굴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문제는 비산유국이, 산유국보다 더 많은 상황이고, 석유가 자국에서 고갈될 것을 우려하는 산유국들은 보유 자원에 대한 독자적인 주권과, 국가적 이익을 오랜 기간 누리고 싶어하고, 이로 인하여 자원 민족주의가 점점 더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의 위축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은 각국이 자원을 활용하여 외교적 압력을 취하거나, 정치적인 이들을 취하려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예전에는 석유 같은 필수적인 자원이 무기화 됐다면, 지금은 천연가스, 니켈, 희토류 등 거의 모든 천연자원이 무기화되어 가고 있는 상황이다. 전기차와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자 여기에 들어가는 필수광물은 자원 민족주의의 확실한 대상이 되고 있다. 예를 들어 리튬이온 배터리의 리튬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는 칠레는 좌파 정권인 가브리엘 보리치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과거 원자재 민영화를 실수라고 비판한 뒤 국영 리튬회사를 만들 계획이다. 칠레의 리튬 생산으로 인해 주변 물 공급에 영향을 미칠 것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칠레 정부에 따르면 예전에는 리튬 1톤을 생산하기 위해서 70입방미터의 물이 필요한데, 지금은 1톤의 리튬을 얻기 위해 2800입방미터(㎡)의 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즉 자원 획득 비용에 환경비용까지 더해야 제대로 구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로 인한 비용은 당연히 올라가고 있으며, 이 비용은 자원을 수입하여 제조업에 활용하는 한국, 대만, 베트남 같은 국가에 부담을 주고 있는 실정이다.

중간재가 무역적자 이해의 Key

중간재의 정의는 부분적으로 완성된 제품이며, 소비재를 포함한 기타 제품의 생산의 입력으로서 사용된다. 기업은 중간재를 만들어 사용하거나, 만들어 판매하거나, 구매 후 사용할 수 있다. 생산 공정에서 중간재는 소비재의 일부가 되거나 공정의 인지과정을 넘어 변경된다. 즉, 중간재는 대표적인 B2B거래 상품이고, 산업에 따라 다양한 상품이 존재하는 것이다. (심지어 종이도 중간재로 취급 받을 수 있다)

중간재가 중요한 이유는, 대한민국 수출의 상당수가 바로 중간재로. 여러 전자제품에 쓰이는 반도체는 한국 전체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최대 단일 상품이자 흑자폭이 제일 큰 상품이기 때문이다.

왜 반도체 수출은 줄어들고 있나?

  1. 미-중 무역전쟁의 역설, 중국의 자립화 가속

(1) 설계(팹리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미미하나, 팹리스 분야에서는 미국과 대만에 이어 글로벌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메모리칩 디자인 분야에서는 경쟁 열위에 있으나, 로직칩, DAO(Discrete, analog, and optoelectronics) 등 디자인 분야에서는 미국, 유럽, 대만 다음으로 글로벌 3~4위를 차지하고 있다. 향후, 전기차, 태양광 등의 신에너지 분야 성장으로 메모리 반도체보다 DAO, 로직칩의 수요가 확대될 전망이라 중국 반도체 디자인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제고될 전망이다. 미국 반도체협회(SIA, 2022) 전망에 따르면 2025년에는 중국이 메모리 반도체 디자인 분야까지 경쟁력을 확보하고 반도체 디자인 전 분야에서 미국, 한국 다음으로 3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중국은 IGBT, 광학센서, 전력반도체 등 저부가가치 로직 및 DAO 반도체 제품에서 국산화율이 빠르게 제고되고 있으며, 중국의 기가디바이스, UNISOC, Maxscend 등의 기업이 크게 성장하면서 수입산을 대체할 뿐만 아니라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까지 확대하고 있다.

iResearch 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2년 5월까지 중국의 공공 및 민간 투자펀드 투자액 중 46.7%는 디지털 집적 회로 설계와 관련된 스타트업에, 17.5%는 아날로그 IC 설계 전문 스타트업에 투자되었다. 즉, 투자의 64.2%가 집적 회로 설계에 중점을 둔 팹리스 스타트업에 집중되었다. 이처럼, 중국은 풍부한 데이터 및 AI 등 소프트웨어 분야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전략적으로 설계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설계 전문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바이두, 알리바바 등의 빅테크 기업들도 모두 팹리스 시장에 뛰어들면서 자율주행, 클라우드 등의 신산업에서 자체칩을 활용하기 위한 기술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빅테크 기업들의 기술력 제고가 이뤄진다면 고사양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도 국산화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2) 장비

강화된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기술제재로 중국의 7nm 이하의 선단 공정 반도체 양산이 어려워지자, 중국 장비 업체들의 기술력 개선이 가장 우선 과제로 부상하였다. 중국의 반도체 장비는 네덜란드, 일본, 미국 등의 선진국 대비 기술경쟁력이 한참 뒤처진 상태이다. 최첨단 분야인 노광장비의 경우 단기간에 기술 추격이 어려운 분야로 현재 SMEE(上海微电子)가 유일하게 생산이 가능하나 90nm 생산 장비에 그치고 있는 상태이다.

이에, 중국 정부는 적극적으로 국산화 정책을 실시하고 있으며, IDM과 파운드리 기업들이 반도체 공장을 증설하면서 반도체 장비의 수요를 확대시켰다. 그 결과, 중국 반도체 장비의 국산화율은 다른 분야 대비 빠르게 증가하였다. 중국 IDM과 파운드리 기업의 반도체 장비 입찰 시 국산화 비중을 살펴보면, 2020년에는 16.8%에 불과하였으나 2022년 1~8월 기준, 35.9%에 달하면서 국산 장비 비중이 급격히 상승하였다.

중저위기술 분야인 PR 스트립(약 88%), 세정(58%), 식각(48%)장비 등의 경우 점유율이 약 50~90%에 이르며, 향후 IDM 및 파운드리의 팹 증설에 따라 그 비중이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중국은 단기간 내에 최첨단 장비의 도입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자국 내 중저위 기술 분야에서 시장점유율을 확대해가면서 생태계를 구축해 가고 있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기술 제재 강화로 중국의 기술 자립은 불가피한 선택이 되고 있고, 오히려 강화된 미국의 제재가 중국의 국산화을 촉진시키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반도체 수요시장이라는 이점을 활용하여,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로 반도체 수요를 확대하고, 중저위기술 분야에서의 국산화율을 빠르게 제고시키고 있다. 룽신중커(龍芯中科) 반도체사의 회장은 2020년 중국 관영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반도체 연구개발 및 투자를 3~5nm 양산에 집중하기보다, 28nm 수준이라도 중국이 독자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주장하였다. 즉, 미국의 대중 제재로 인해 반도체 최첨단 기술 확보에서 제동이 걸린 만큼 중저위 기술 분야에서 독립화된 산업생태계를 만들고 국산화율을 제고시켜 시간을 벌자는 것이다. 미·중 반도체 갈등의 장기전은 피할 수 없으므로 중국이 가진 장점이라 할 수 있는 반도체 수요시장을 무기로 지속적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국산화율을 제고시켜 독립된 생태계를 구축하는 전략이다.

중국의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 제고는 당장 우리 반도체 산업 직접적인 위협은 아직은 아니다. 팹리스 분야를 제외하고 메모리 반도체, 파운드리, 장비 등의 반도체 가치 사슬 전반에서 중국보다 기술적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도체 수요 감소와 더불어, 현재 중국이 시행하고 있는 국산화가 가속화 된다면 궁극적으로 한국, 대만같은 중간제 수출국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 수준별 관점에서 보면, 이미 미중간의 갈등을 넘어서 글로벌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1. 세계 반도체 시장의 역성장 영향

(세계 반도체 시장 역성장 전망, 출처: 연합뉴스)

올해 반도체 시장이 역성장 할 것이란 전망은 이미 금년초에 등장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내년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이 5960억달러(약 777조원)로 올해보다 3.6%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올 3분기 당시 예측한 성장률보다 하향 조정된 수치다. 가트너는 올 3분기때 내년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이 2.5% 역성장 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산업연구원도 최근 ‘2023년 경제산업전망’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은 2020년 말부터 지난 7월까지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었으나 최근 몇 달간 성장세가 크게 둔화했다”며 “코로나 팬데믹의 특수가 사라지면서 발생하는 일시적 현상이지만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고 전망한다.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등 첨단산업 발달로 인해 반도체 수요는 지속 증가하겠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산업 위축으로 수요 회복을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국내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부진하면서 수출전선에도 비상등이 커졌다. 이달 10일까지 반도체 수출액은 1년 전보다 27.6%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감소세다.

내년 전망 역시 밝지 않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반도체 산업의 내년 수출은 9.9% 감소할 전망이다. 반도체 수출은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전년 동기 대비 20.8%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8월부터 PC, 모바일 제품의 소비가 줄면서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결국 올해는 전년 대비 1.6% 증가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타격이 가장 큰 것은 국내 기업의 주력 분야인 메모리 반도체다. 산업정보 업체인 가트너 조사에 따르면 내년 전 세계 메모리 시장의 매출은 올해 대비 16.2% 감소할 전망이다.

그 중에서도 한국의 특기 분야인D램은 공급 과잉 상태가 내년 3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가트너는 올해 전 세계 D램 매출이 전년 대비 2.6% 감소한 905억달러를 기록하고, 내년에는 742억달러로 18% 더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내년 하반기부터 반도체 업황이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 축소와 감산 효과로 수요가 다시 늘어나면서 가격도 올라갈 것이라는 예측이 아직은 대세인 상황이다. 즉 상황을 아직은 살펴봐야 하고, 생산을 줄이고, 재고를 처리 해야 하는 시간인 것이다.

 

결론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결론적으로 지난해 400억달러 무역적자 그리고 올해 예상되는 500억 이상 예상되는 무역적자는 한국경제에 심각한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무역적자의 원인을 정부 혹은 특정국가를 탓하기 전에, 수출주도형의 경제구조인 한국같은 나라의 무역은 세계경제 상황에 많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으며, 국내 산업이 지난 28년간의 무역흑자 기간 동안 특정 국가에 중간재를 교역하면서 부를 창출하는 구조였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중국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동남아 국가들도 이들이 중국을 대체할 정도의 산업역량을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한국 무역흑자의 근간이었던 중간재 특히 반도체와, 정유, 디스플레이 등은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볼 수 있다.

이제는 중간재를 통하여 막대한 무역흑자를 이루는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즉 중국 및 3세계 시장에 그동안 부족했던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최종 상품 수출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당장은 막대한 흑자로 돌릴 수 있는 탈출구가 없어 보이지만, 무역적자를 줄여야 한다는 인식은 정,재계가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으로 경제구조를 개혁하는데 힘이 될 듯하다.

지금은 답을 찾아야 하는 시기이다, 무역적자를 단지 일시적인 문제로 보고 근시안적으로 해결책을 찾는 것보다, 산업구조의 재편과 더불어 다음 30년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기회로 만드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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