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December 3,Tuesday

노인을 위한 골프는 없다

골프 스윙을 크게 나누면 긴 거리를 보내는 롱 스윙과 짧은 거리를 보내야 하는 숏 스윙으로 분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골프에서 중요한 샷은 롱샷일까요? 숏샷일까요?
물론 둘 다 중요합니다. 그리고 둘 다 쉽지 않은 난이도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역사적으로 어떤 유형의 선수가 더 두각을 내었는가를 살펴봄으로 그 중요도를 가름해 볼 수도 있는데, 현대 스윙을 이론적으로 완성했다는 벤 호건이나 역사상 최고의 일관된 스윙을 보여준다며 현대 스윙 머신에 ‘아이언 바이런’ 이라는 이름을 헌정한 바이런 넬슨은 거의 완벽한 스윙을 보여주었지만 위대한 퍼터는 아니었습니다.
그 두 분다 다른 프로들과 비해 퍼트에서는 특별하게 뛰어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벤 호건을 퍼트 입스로 고생했을 정도로 퍼트에 두려움을 갖고 있었습니다. 바이런 넬슨 역시 자신의 모든 샷을 항상 완벽하게 수행했지만 퍼트에서는 실수가 많았음을 고백합니다. 1.5 미터 거리에서 퍼터로 뒷땅을 쳐서 홀에 가까이 가지 못한 사실을 은퇴할 때까지 되뇌일 정도로 퍼트는 그의 장점이 아니었습니다. 그런 반면 사상 최초로 그랜드 슬럼을 달성했던 보비 존스나 “드라이버는 쇼고 퍼트는 돈”이라는 격언을 만들어낸 남아공의 바비로크는 퍼트의 달인이었습니다. 역사적으로 이 두가지를 스윙을 거의 완벽하게 수행하며 그 균형을 맞춘 선수는 잭 니콜라스와 타이거 우즈입니다. 이 두 양반이 만든 역사에서는 인상적인 퍼팅을 성공하는 장면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골프라는 운동이 추구하는 대중적 가치에서 퍼트나 숏 게임은 롱 게임보다 차지하는 비율이 크기 않습니다. 항상 사람들은 멋진 스윙과 강한 스트라이킹에 환호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이 승부를 결정짓는 것은 2순위로 밀린 퍼트를 포함한 숏 게임입니다.
이런 상황이 불공정하다며 홀 크기를 변경한 역사가 있었습니다. 멋진 드라이버와 강한 백스핀이 걸린 아이언 샷으로 그린에 공을 올린 자랑스러운 장타자들이 퍼트와 숏 게임에 능한 선수들에게 번번히 패배를 당하는 것을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며 만든 방법이 홀 크기를 크게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홀 사이즈가 크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홀인을 시킬 수 있으니, 그렇게 되면 볼 스트라이킹과 일관된 스윙의 기량으로 승부를 가름하는 골프 게임의 진면목을 보여줄 것이라고 주장하며 홀을 크게 변경하자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주장을 한 선수들은 벤호건과 샘스니드 등 장타를 자랑하고 볼 스트라이킹에 특화된 선수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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