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April 25,Thursday

어느 조그만 여행사를 하시는 사장님

베트남 사업의 고뇌

이른 새벽 전화벨이 울린다. 어제 밤늦게까지 손님들과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억지로 마셔서 비몽사몽한 상태다. 거기다 수면 부족까지…. 그래도 전화는 받아야 한다…. 아이고 죽겠다…..ㅠㅠㅠ

전화기에서 들려오는 울음섞인 소리 “여기 다낭 공항인데요. 어떻게 하죠? 흑흑 ~~ 한 시간 넘게 기다리고 있는데 아무도 안 보이네요. 주위에는 아무도 없고 무서워 죽겠어요…. 마중 나온다던데 어떻게 된거죠? 아이코!

마중나갔다는 베트남 직원과 만나지 못했나보다. 이럴 수가 어제 저녁에 한 번, 두 번, 세 번 확인하고 또 확인하고…

그랬는데 어떻게 된 일인가??? 직원에게 전화를 건다.

직원의 졸린 목소리…. 자기는 손님을 호텔까지 잘 모셔다 주고 자고 있단다.

이럴 수가 다른 사람을 픽업했나보다.

시계를 본다. 새벽 두 시가 넘었다.

어이쿠! 이거 진짜 큰일났다. 여성 고객 혼자 다낭 공항에서…. 멀고 먼 이국 땅에서 무슨일이 일어나면 어떻게 하나… 우선 여성고객을 안심시켜 놓고, 아는 공항 직원에게 부탁하여 안전한 곳에서 기다릴 수 있게 부탁한다. 그리고는 공항근처에 사는 아는 후배에게 전화를 건다.

“갑식아! 형이 미안한데 이번 한 번만 픽업 좀 해주라.”

“에이 형두 참 ! 나두 내일 아침 일 나가야 한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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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갑식아! 이 형 좀 살려주라”

“아이참! 마누라, 애들 다 자는데 이 밤에 어디를 나간단 말이야..”

“ 제발 제발 갑식아…”

고뇌의 밤을 보내고 이른 아침 공기를 가르며 오토바이로 호텔까지 한걸음에 달려간다. 호텔문을 들어서니 아침식사를 예쁘게 하고 있는 여성고객을 보면서 마음이 놓인다. 그리고 백배 사죄를 한다. 어려도 한참 어린 거의 딸래미와 같은 나이의 여성고객에게 진짜 태어나서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별별 소릴 다 듣는다. 그리고 또 사죄하고 호텔 문을 나선다.

이제 빨리 단체고객을 여행지로 실어날라야 한다. 다시 오토바이의 엑셀을 있는 힘껏 당긴다. 아냐! 아냐! 그래도 천천히 가자. 이러다가 먼 이국 땅에서 객사 하겠다.

이른 아침 바람이 얼굴을 세게 때린다.

눈에 뭐가 들어 갔나보다.

눈물이 나온다.

그런데 이놈의 눈물이 멈추질 않는다.

아버지 병문안 갔을 때도 절대 울지 않았던 난데….

닦아도 닦아도 멈추지 않는 눈물….

앞이 안보인다. 이러다 사고 나겠다.

오토바이를 잠시 멈췄다. 길에 세워진 나무 뒤로 돌아가서 난 한참을 서 있었다. 대충 눈물이 멈출 때까지 기다렸다.

언듯 시계를 보았다. 어이쿠! 이런 또 늦겠는데… 다시 오토바이 위에 오른다. 남들은 나무 뒤에서 볼일 보고 나오는 줄 알겠지? ㅋㅋ

한참을 달리니 베트남의 따뜻한 바람이 가슴 속으로 들어온다. 어제 밤새 쫄아들었던 마음이 다시 푸근해진다. 그래! 그래도 베트남이라는 나라, 베트남 사람들… 이들이 나에게 꿈을 갖게 해주고, 미래를 계획하게 해주고, 우리 애들을 학교보내 주는거 아닌가?

나에게도 꿈이 있다 그꿈이 이루어 질 때까지 이젠 절대 울지 않으리라…

그리고 그 꿈을 실현시켜 주는 이들이 있는데…. 내가 어찌 이들에게 감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난 그저 이땅과 이사람들을 굳게 믿고 열심히 살아야 겠다는 생각 밖에 없다.

힐링스쿨에서 페이스북에 올라 온 스스로에게 보낸 편지 한 장 그녀의 이름은 Peach, 한국에서 영어선생으로 3년간 있었다. 아프리칸 미국인으로 선조들이 아프리카에서 미국으로 이민 와서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었단다. 이젠 자신은 어엿한 세계 인이 되어 각나라를 돌며 영어를 가르치기도 하고 어린이들을 돕기도 한다. 그녀는 오늘 자신을 위해서 이런 글을 적었다.

세상 모든 일이 항상 니가 원하는 데로 되지않아. 니가 원치않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 할지라도 그일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단 말이야. 그리고 지금까지 니가 세운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때도 있었잖어. 진짜 일이 이정도면 그냥 죽어버리고 싶은 생각이 들수도 있어. 이러한 상황에서 진짜 어떻게 해야하나? 하지만 생각해봐, 이 상황에선 누구도 아닌 오직 너 자신만이 상황을 바로잡을 수가 있어. 너 자신의 태도나 생각을 바꾸라는 말이 아니야. 오직 너는 네가 가진 인생에 대한 신념을 믿어. 그냥 대충 넘어가지마. 절대! 그리고 견디어야 해. 자신의 감정들과 싸우지 말란 말이야. 화날 때 화를 내. 좌절할 때 좌절해. 그리고 뭔가 개선을 하기 위해 항상 앞으로 나아가. 너 자신을 불쌍하게 생각하지 말고 네 스스로를 굳건하게 세워. 그런 다음엔 거기서 모든일이다시시작될거야.

자신에게 솔직하게 대하고 자신을 다독거려주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2013년 11월 어느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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