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February 25,Sunday

한주필 칼럼 – 인공지능의 시대

 

 

늘 세상은 변한다고 생각해왔지만, 요즘은 그 변화의 규모가 너무나 방대하여 짐작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세상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다양하게 변화하는 세상을 경험한다는 것은 행운이긴 하지만 그 변화의 흐름이 너무 빨라서 눈으로 쫓아가는 것만으로도 숨이 차오릅니다. 최근에는 또 다른 변화가 생겼는데 가히 충격적인 변화입니다. 바로, 만물박사 역할을 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 등장하였는데 누구나 일상생활에서 사용이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인공지능에 관한 관심이 대중화되기 시작한 계기는 아마도 이세돌과 알파고의 인간 대 인공지능의 바둑 대결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때만 해도 바둑은 워낙 수가 많아서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따라갈 수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었는데, 그런 인식을 보기 좋게 뒤집어 버리며 알파고가 일방적으로 승리를 거둡니다. 이때부터 인공지능은 인간의 지능 속에 각인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곤 우리 생활에서, 티비를 켜라던가, 날씨를 알려달라던가 정도의 간단한 명령을 수행하는 AI가 등장했지만, 생활에 특별한 영향을 주지는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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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AI가 최근에는 성큼 우리 생활 속으로 점프했습니다. 이는 마치 2007년 스티브 잡스가 들고나온 애플폰으로 우리 생활을 송두리째 변화시킨 사건과 다름없는 일입니다.

지난 해 11월, 마이크로 소프트에서는 챗GPT라는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인공지능과 대화를 통해 원하는 것을 알아내는 채팅 서비스입니다. 이에 사용되는 챗GPT 채팅 로봇은 알런 머스크 외 유명 IT계 거물 인사들이 투자하여 만든 OPEN AI라는 인공지능 전문 개발 연구소에서 만든 챗봇입니다. 이 쳇GPT는 세상의 문서·책 등 150억 개의 매개변수를 학습하여 질문에 답을 내준다고 합니다. 이 서비스가 시작되자 일주일 만에 사용자가 백만 명이 넘기는 초고속 기록을 수립합니다.

이에 가장 먼저 비상이 걸린 곳은 세계인의 검색엔진으로 독점적 지위를 누리던 구글입니다. 새롭게 등장한 챗GPT는 대화형으로 일방적으로 검색 결과를 알려주던 구글보다 훨씬 친절하고 확실하게 이용자의 욕구를 채워준다고 하니 구글에서 비상이 걸릴만합니다. 구글에서는 이미 은퇴한 구글 창업자를 다시 소환하여 경쟁할 만한 서비스를 개발하느라 비상이 걸렸습니다. 국내 업체도 마찬가지죠. 네이버나 카카오톡 역시 이들과 경쟁할 수 있는 서비스 개발에 혈안이 되어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 쳇 GPT를 사용하여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아마도 할 수 있는 것을 묻는 것보다 할 수 없는 일을 묻는 것이 올바른 질문 방식입니다. 질문에 따라 모든 것을 알려줍니다. 세상의 모든 지식을 다 전달할 수 있다고 보시면 될 듯합니다. 법률, 의학, 과학, 철학 등 일반, 전문 지식 전달뿐만 아니라, 창작의 영역에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프로그램 코딩, 작곡, 리포트, 에세이, 시도 써줍니다. 시험문제 풀이도 해줍니다. 쳇 GPT를 활용하여 의사 시험을 보면 누구처럼 대리시험이나 부모 찬스를 안 써도 너끈히 합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출현한 지 3개월 만에 사용자는 1억 명이 넘었습니다. 세상이 이리 빨리 흐릅니다. 그런데 그 일억 명 중에 그대는 포함되어 있나요? 아마도 우리 교민뿐만 아니라 베트남 대부분의 국민들은 그런 시대의 흐름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쳇GPT는 베트남에서는 이용이 불가한 탓입니다. 하지만 한국을 포함한 서방 국가에서는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다 사용합니다. 이제는 각자 집에 만물박사 비서를 두고 사는 시대가 되었는데 베트남은 아직 준비를 안 합니다.

쳇GPT에서 저 같은 글쟁이에게 가장 관심가는 기능은 글쓰기입니다. 주제를 던지고 그에 관한 글을 써달라고 하면 몇 초가 지니지 않아 글이 나옵니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이 쳇GPT에게 대통령 신년사를 써보라고 주문했더니 진짜 그럴듯한 연설문이 나왔다고 극찬했습니다. 그렇다고 신년사를 그것으로 사용했다는 말은 아닙니다.

저도 한번 테스트 해보았습니다. 베트남에서 이용이 가능한 YOU.COM이라는 사이트에 들어가서 인공지능으로 글쓰기를 시도해봤습니다. 최근에 제가 글을 쓸 생각으로 뽑은 제목 <생각만큼 늙는다>(Thinking makes old) 라는 주제를 던지고 이에 대한 에세이를 쓰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한 5초 후 영문 글을 받았습니다. 그것을 구글 번역으로 돌렸더니 다음 글이 나옵니다.

 

Thinking makes old는 사람의 정신 상태가 신체적 나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암시하는 아이디어입니다. 이 개념은 사람들이 젊고 더 오래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을 모색함에 따라 최근 몇 년 동안 점점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젊은 사람처럼 생각하면 몸도 그에 따라 시간이 흘러도 젊음을 유지한다는 뜻이다. 사실이라기에는 너무 좋게 들릴 수 있지만 이것이 가능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몇 가지 과학적 증거가 있습니다.

가장 설득력 있는 증거는 문제 해결이나 기억 회상과 같은 인지 활동 수준이 높은 동물이 일상 생활에서 이러한 활동이 없는 동물보다 노화가 더디다는 것을 시사하는 쥐에 대한 연구에서 나옵니다. 또한 인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정신을 자극하는 활동에 자주 참여하는 개인은 그러한 작업이나 취미에 정기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전반적인 건강 결과가 더 나은 경향이 있었습니다.

궁극적으로 생각은 나이를 먹게 만든다는 것은 실제 나이에 관계없이 마음을 젊게 유지하는 방법을 제공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인간에 대한 효능에 대한 결정적인 결론을 내리기 전에 더 많은 연구가 수행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 동안 정신적으로 자극적인 활동에 정기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우리가 생일을 몇 번 축하하든 상관없이 신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더 활기차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챗봇은 인간과는 달리 수 초 만에 글을 만들어 냅니다. 저는 한 글자도 수정하지 않았습니다. 한 두 군데 한글 번역으로 인한 어색함만 제외한다면 완벽합니다. 이것을 보고 나니 더 이상 무슨 글을 써야할 지, 마음을 잃었습니다.

1차 산업혁명이 마차에 종사하던 사람들의 직업을 바꾸고, 디지털 혁명이 수 많은 아날로그 직업군을 몰아내더니, 이제 인공지능이 대다수 지식인의 자리를 흔들어 놓습니다.

인공지능이 몰고 오는 엄청난 쓰나미가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 자뭇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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