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April 20,Saturday

‘한국 야구 DNA 이식’ 베트남 국가야구대표팀, 세계 무대 첫 도전

한국인 사령탑이 이끄는 베트남 야구 국가대표팀이 세계 무대에 첫발을 디뎠다. 야구 불모지 베트남에 한국 야구 지도자들이 ‘한국 야구 유전자’를 전파한 지 2년여 만이다. 한국 지도자들은 야구가 베트남의 국민 스포츠가 되길 기대를 하고 있다고 한국일보가 22일 보도했다. 전날 오후 베트남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 베트남 국기인 금성홍기가 새겨진 모자를 쓴 청년 18명의 얼굴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라오스 비엔티엔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 야구대회 ‘DGB 인도차이나 드림리그’에 출전하는 베트남 대표팀 선수들이다. 24일 라오스와의 일전을 시작으로, 캄보디아(25일), 태국(26일)과 경기를 치른다.

이날 출정식은 비장했다. 베트남에 야구 국가대표팀이 생긴 것도, 대표팀이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것도 처음이기 때문이다.

베트남에 ‘야구 씨앗’을 뿌리고, 첫 국제 경기라는 싹을 틔운 과정은 쉽지 않았다. 우선 선수들을 한곳에 모아 대표팀 선발전을 치를 만큼의 예산이 없었다. 초대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박효철 감독과 한국·베트남 야구 교류 실무를 총괄하는 이장형 베트남야구협회(VBSF) 고문이 하노이, 호찌민, 다낭을 다니며 선수들의 기량을 확인해야 했다. ‘베트남 야구의 아버지’이자 VBSF 총고문인 이만수 전 SK와이번스 감독이 지원한 덕분이었다.

신생팀 베트남은 ‘언더도그의 반란’을 일으킬 수 있을까. 우승을 말하긴 이르다. 태국 야구 역사는 50년이나 된다. 캄보디아와 라오스 역시 각각 15년, 10년의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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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감독 역시 “승점 1점을 바라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승패에 연연하기보다는 선수들이 이번 출전을 통해 야구가 희생정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게임이란 점을 깨닫고, ‘한 팀’이 되는 경험을 쌓길 원한다”고 했다. 또 “감독으로서도 빠른 시일 내에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게 목적이 아니라, 밭을 건강하게 만들고 튼튼한 씨를 뿌리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포부는 박 감독보다 컸다. 대표팀 주장 짠응옥뚜(24)는 “신생팀이지만 열정은 동남아시아 대표팀 가운데 가장 크다”면서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9월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도 나갈 것”이라고 했다. “베트남인들에게 야구 사랑을 전파하는 게 최종 목표”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한국일보 2023.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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