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February 25,Sunday

실버칼럼 – 가정의 달, 5월

얼마 전 법륜스님 유튜브 방송을 보는데 실제 강연에서 질의를 받는 장면이 나옵니다.  28살 먹은 젊은이가 질문을 합니다.

집안이 어려워 학교 다닐 때도 알바를 했고 늘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며 돈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길 정도 였는데 대학을 나와서 스스로 자립한 후 돈이 좀 도는 것 같은 느낌에 충동적으로 고급 차를 구입했는데, 부모가 정신없는 짓이라고 비난하는 바람에 한바탕 싸우고 난 후 연락을 두지 않고 살아간다. 사실 그렇게 연락을 안 하고 사는게 너무 편한 마음인데, 한편으로는 내가 부모에게 이래도 되나 싶은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하며 질의를 합니다.

그 얘기를 듣다 보니 제 배가 다 아픕니다. 저런 백치를 10개월 동안 배 속에서 키운 그 엄마의 배가 얼마나 불쌍한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놈을 아들이라고 애지중지 키워 대학도 보낸 그 부모가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이 안들 수 없죠. 부모와 연락하지 않고 사는 게 너무 편하다는 아이를 아들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야 하는 그 부모의 처지가 너무 안쓰럽습니다.

법륜스님 역시 하두 말 같지 않은 질문이니 한참을 뜸 들이다가, 28살이면 성인이니 남에게 해꼬지만 하지 않고 산다면 자신의 삶의 방식은 스스로 결정하는 게 맞다. 그런데 참으로 시건방지다고 대놓고 탓합니다. 네가 부모가 없으면 이 세상에 태어났는가? 네가 태어난 후에 부모님이 돌보지 않으면 이날까지 살아는 있겠는가? 그러고는 달래듯이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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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에 안 맞게 고급 차를 샀으면 가장 먼저 부모님을 태우며 자랑을 해야지, 네 스스로 분수에 맞지 않은 짓을 한 것을 느꼈듯이 부모가 한마디 했다고 싸워? 그리고 연락을 끊고 살아? 그리고 연락을 끊고 사니 맘이 편해? 참으로 시건방지다고 타이르는데 차마 쌍욕을 할 수 없어 참는 듯합니다. 이런 모습이 요즘 젊은이들의 삶의 자세라며 참으로 큰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영상을 보면서 정말 이해가 안 되는 것은 그런 수치스러운 마음을 대중 앞에 자랑스럽게 까발리는 그 뻔뻔함입니다. 가족이란 내밀한 사연을 공유하는 집단입니다. 그래서 서로 각별한 관계가 되는 것이죠. 그런 내밀한 가족의 이야기를 대중 앞에서 공개하는 것 자체로도 가족의 일원으로 자격이 없는 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 부모의 간섭없이 혼자서 사는 것을 자랑하기 위해 공개된 장소에서 질의를 한 것이라면 그 인간은 거의 사이코패스와 다름없습니다. 이런 자를 세상은 패륜아라고 부릅니다. 부모를 안 보고 사니 마음이 편하다는 자식이 바로 세상의 기본 윤리를 거슬리며 사는 패륜아입니다. 이런 자가 어떤 짓을 하며 돈을 버는지 모를 일입니다.

어제 일요일, 교회에서 이번 주가 어버이, 어린이 주일이라고 60세 이상 된 성도에게 카드와 꽃을 선사합니다. 고맙고 감사한 일입니다.

저도 그 카드와 꽃 한 송이를 받아 들고 이번 어버이날에는 붉은 카네이션을 달아드릴 어머님이 안 계신다는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지난해 여름 모친이 돌아가신 후 고아가 된 후 처음으로 맞는 어버이날입니다. 그제서야 어버이날 예쁜 꽃 한 송이로 위로해 드릴 어버이가 없는 이들의 마음을 이해할 듯합니다. 세상에는 고아가 얼마나 많겠습니까? 그들은 매년 5월이 되면 세상은 어린이날, 어버이날이라며 가정의 행복을 노래하지만, 그런 세상에 포함되지 못하는 고아들은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위에서 언급한 그런 패륜아는 모릅니다. 어버이날 붉은 카네이션을 준비조차 할 필요가 없는 이의 아픔을 말입니다.

박인로의 조홍시가(早紅柹歌) 라는 시가 있습니다.

 반중(盤中) 조홍(早紅)감이 고와도 보이나다.

  유자(柚子) 아니라도 품엄즉도 하다마는,

  품어가 반길 이 없을새 글로 설워하노라.

이 노래는, 박인로가 한음 이덕형의 집을 찾아갔을 때 잘 익은 홍시를 대접받았는데 그 고운 홍시를 좋아하던 어버이를 위해 몰래라도 품어가고 싶지만, 그것을 반길 어버이가 안 계심을 슬퍼하며 지은 시입니다.

세상에서 그대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그대의 부모와 가족입니다. 물론 가족도 부족한 사람들의 집합인지라 때로는 거슬리고 맘에 안 찰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그대가 어려움을 겪을 때, 위기에 처할 때, 앞뒤 재지 않고 만사를 제치고 달려올 사람은 바로 그대의 가족입니다.

5월 가정의 달, 우리 가정의 사랑을 다시 한번 키워보고 지키는 시간을 가지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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