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June 12,Wednesday

베트남 공단 입지 선택, 뭣이 중헌디, 임대료여? 사람이여?

베트남에 제조업을 하기 위해 방문한 투자자 분들과 미팅을 하다 보면, 부지 위치에 대한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다. 그런데, 이 질문은 기업 규모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데, 중견기업 이상의 경우에는 부지가 대도시 주변인지, 국제학교가 있는지, 한국계 또는 국제 병원이 근처에 존재하는 지를 꼭 빠지지 않고 물어본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의 경우에는 부지의 가격이 얼마인지, 더 저렴한 지역이 어디인지, 최저 임금 몇 급지인지를 먼저 물어본다.

남경완 | 현 싱가폴계 임대공단 개발사 KTG INDUSTIAL MANAGED BY BKIM부사장 키즈나 임대공단 부사장 역임 베트남 공단개발 전문가 건국대 부동산 대학원 건설개발 석사, 미국의 SDUIS에서 경영학 박사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투자자들의 이런 질문을 받으면, 해당 지역에 대해 사진과 더불어 자세한 설명을 먼저 한 후에 항상 필자가 반문하는 질문이 있다. “만약 대표님이나 대표님 자제분이 이곳에서 1년 이상 근무하라고 한다면, 과연 버티실 자신이 있으십니까?” 이 질문에 버틸 수 있다고 대답한 투자자는 그 동안 딱 2분을 만나봤다. 그 2분도 해외 생활을 한 번도 해보지 못한 분들로, 현지 생활에 대해 “라떼”를 외치면서 자신감을 보인 분들이었다.

하지만, 세월은 변했고, 요즘 경제생활의 중추를 담당하는 젊은 세대들은 일을 통한 성취감도 중요하지만, 일을 통해 벌어들인 수입을 본인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과감하게 투자할 정도로 워라벨(Work-Life Balance)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베트남의 공장 선정은 이제 단순히 임대료와 전략적 위치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시점이다. 그 중에서도 이 워라벨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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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벨이란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루는 것을 말한다. 이는 직원들의 건강과 행복, 그리고 기업의 생산성 향상에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다. 특히, 베트남에서의 공장 운영에 있어 워라벨 요소가 미흡할 경우, 주재원 뿐만 아니라 능력 있는 베트남 현지 전문직 직원을 고용하고 유지하는 것도 큰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

예를 들어, 임대료가 싼 공장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 공장은 교통의 편리하고 주요 수출입항에 가까운 소위 말하는 전략적으로 우수한 위치에 있지만, 인근에는 우리가 공장지대를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풀 뜯어먹는 소들만 분주한 논(Rice Field)만 있고, 주거지역이나 쇼핑 시설, 한국말이나 영어가 통하는 병원, 그리고 고향의 그리움을 잠재울 수 있는 한식당이나 햄버거집 등이 없다면, 직원들의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말도 잘 통하지T 않는 현지 공장 노동자들과 전쟁 같은 하루를 보낸 주재원들이 퇴근 후에 휴식을 취하거나,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거나, 갑작스러운 병으로 인한 응급 상황에 대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부실한 먹거리로 인해 외로움이 더 깊어지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또 다른 예로, 공장이 서울에서 보자면 경기도 광주와 같은 외곽에 위치해 있어 출퇴근을 할 수 없는 상황일 경우라면, 이는 직원들의 일과 가정 생활의 균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자녀가 있는 직원들에게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거나,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다. 그렇다고, 가족까지 생활 기반환경이 갖추어 지지 않은 격오지에 같이 거주하게 한다면, 아마 주재원으로 나오고자 하는 직원을 찾는 것은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는 것보다 어려울 것이다.

이런 이유로 격오지에 근무하는 주재원들 대부분은 가족은 국제학교가 있는 지역에 거주하면서 본인은 공장 기숙사에서 주중에는 일하고 주말에만 가족들에게 왕복하는 삶을 살고 있다. 빈증성이나 바리아 붕따우성, 떠이닌성, 꽝닌성과 같은 곳에서도 최저임금 3급지에 위치한 심한 격오지에 근무하는 직원들 중에는 주말 부부를 하고 있는 가족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심지어, 주중에 몸이 아프더라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버티다가 일요일에 병원을 찾는 주재원들이 많은 관계로 필자가 아는 푸미흥에 위치한 모 병원 원장은 일요일에도 이런 환자들을 위해 진료를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돈을 많이 벌면 뭐하나, 쓸 곳이 없는데. 거기다 먹는 것도 부실하고 아프면 진료받을 곳도 마땅치 않다. 돈을 많이 벌면 뭐하나, 쓸 곳이 없는데 거기다 먹는 것도 부실한데 말이다.

이렇게 워라벨을 고려하지 않고 공장을 선정한다면,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주재원을 비롯한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과 생산성이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과연 이런 지역에 위치한 공장에서 장기간 근무를 할 수 있는 주재원은 몇 명이나 될까? 어떤 공장은 심지어 법인장이 매 6달마다 바뀌다가 결국에는 베트남에서의 사업을 포기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었다. 결국 공장 운영의 지속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격오지에 있는 공장에서 근무하는 주재원들의 생활은 거의 선원들과 생활 패턴이 비슷하다. 이는 베트남 현지인 전문직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대도시 주변에 위치한 공장의 경우에는 비교적 좋은 능력의 직원을 격오지에 있는 공장들 대비하여 약 20~30 저렴한 인건비로 고용이 가능하다. 한국어 통역직원도 마찬가지 실정이다. 어설픈 통역직원을 통해 행정 처리 등을 하다 뒤늦게 봉변을 당해본 경험이 있는 법인장님들은 이런 고충을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다시 중견기업 이상 규모의 기업 고객들이 입지분석을 위해 하는 질문들로 돌아가 보면,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인들이 참고할 수 있는 주요 고려 사항을 알 수가 있다. 중견기업들도 가장 큰 고정비인 토지 또는 임대공장 임대료가 중요한 고려 사항 중 하나임에도 틀림이 없다. 그 기업들도 조금이라도 저렴한 공장에 관심이 가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렇지만, 이 공장을 움직이기 위해 필요한 것이 유능한 직원들인 것을 알기에 이들은 공장 임대료를 사람이란 요소의 후순위에 두고 공장의 입지를 선정하고 있다.

“우리 공장은 전략적 입지에 위치해 있다!”라고 모든 공단들이 외치지만, 그리고 거의 모든 공단은 결과적으로 비슷하게 항구와 도로들에 인접하고 있지만, 어느 공단도 근무시간 이후의 직원들이 누릴 수 있는 복지시설과 위락시설과의 인접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는 것을 회피한다. 아니, 그런 말을 못한다. 단순하게 격오지가 임대료가 저렴하기 때문에 선택을 하는 경우, 이런 부가적인 문제들이 가져오는 추가 비용 부담이 오히려 대도시 근처의 공장과의 임대료 차이를 뛰어넘는 경우도 많다. 사람은 돈만 버는 존재가 아니라,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라는 점을 안다면, 베트남내 제조업 투자에 지속적인 성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저렴한 임대료를 제공하는 공장을 선택하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경제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볼 때 고용 및 운영에 어려움을 초래한다. 베트남에서는 외국인이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체육 및 문화시설이 부족한 곳이 많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호치민시나 하노이시에 인접한 지역과 같이 출퇴근이 가능한 위치를 선택하는 것이 오히려 운영비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부분 이 대도시 중심에서 차량으로 약 1시간 이내에 위치한 지역이면 아쉬운 대로 이런 필요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공장의 위치가 효율적인 운영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략적인 입지만이 전부는 아니다. 가족이 있는 주재원을 채용하는 경우에는 국제학교나 한국학교의 위치 또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즉, 공장의 위치 선택은 단순히 생산성 및 경제성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의 복지를 위한 기반 시설의 유무에 입각에 고려해야 한다. 임대료가 저렴한 지역이라 해도, 삶의 질을 유지하기 어렵다면, 그 곳에서 얻은 수익은 의미가 없다. 결국, 작업장에서의 성과와 수익은 중요하지만, 그것들은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성공을 보장하는 유일한 요소가 아니다. 사람들은 단순히 의무를 수행하고 보상을 받는 존재가 아니며, 우리 모두는 행복을 추구하고, 그 행복은 우리의 일과 삶의 균형에 크게 의존한다.

따라서, 베트남 내의 제조업 투자에 지속적인 성공을 위해, 기업은 단순히 재정적인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직원들의 복리 증진을 통한 워라벨을 고려하는 것을 제안한다. 또한, 직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안을 제공하는 것이 필수적임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이는 공장의 위치 선정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 이런 방식을 통한 경영진의 결정이, 베트남이라는 국가에서 주재원과 현지 직원들 모두가 만족하며 일을 함으로써, 외국계 투자 기업으로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기여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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