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April 14,Sunday

아세안특집 4 -제조업 강국, 공기업의 나라 싱가포르

싱가포르는 동남아의 이단아다. 다른 지역보다 월등하게 금수저로 시작하여, 선진 영국 시스템에, 적절한 다문화 정책, 그리고 교육을 통한 인재양성, 테크로 크라트로 유명한 싱가포르 정부의 행정력까지 더하여 단순한 중개지에서, 동남아시아 금융, 유통, 첨단제조업의 허브로 성장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이번호 스페셜리포트에서는 싱가포르의 성장의 비결과, 경제의 역사, 그리고 이 국가가 어떻게 세계적인 부국이 되었는지 알아본다.

싱가포르 경제 개요
싱가포르의 경제는 인구가 태국의 10% 정도인 560만명이라는 점을 감안한다 해도 높은 국민소득으로 인하여 동남아시아에서는 경제규모가 매우 큰 편이다. 싱가포르의 총 GDP는 4973억 달러이며, 위 경제규모는 세계 32위이자, 아세안에서는 인도네시아, 태국 다음으로 3위의 경제규모이며, 싱가포르의 총 GDP는 인구 1억6400만명의 방글라데시, 인구1억 900만의 필리핀, 인구 9800만명의 베트남과 비슷한 수준이며, 바로 이웃한 인구 3500만의 말레이시아보다 총 경제규모가 700억 달러 이상 큰 편이며, 비슷한 도시인 홍콩에 비해서도 1100억 달러 이상 GDP가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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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560만 정도에 경제규모가 베트남보다 큰 편이어서 싱가포르의 국민소득은 세계최고 수준에 속한다. 싱가포르의 GDP는 2023년 IMF(국제통화기금) 기준으로 87,884달러이며, 본 규모는 룩셈부르크, 아일랜드, 스위스, 노르웨이에 이은 세계 5위이며, 80.100달러를 기록한 미국에 비하면 약 7000달러 높은 수준이다.

싱가포르의 소득은 아랍권 수준은 아니지만. 소수의 부유층에게 집중되어 있는 편이다. 싱가포르 부유층의 대부분은 현지 재벌, 엘리트 금융계 종사자, 외국인 기업가, 성공한 사업가들이다. 이들은 매우 높은 소득을 올리지만,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작다.

반면, 대다수의 싱가포르 사람들은 중소기업, 하급 공무원, 버스 운전자, 택시기사 등의 일로 먹고 살며, 소득이 그리 많지 않다. 또한, 절대적 빈곤층도 꽤나 많지만, 아시아 최고 수준의 삶의 질과 더불어, 주변국가 보다 싱가포르 서민의 삶이 나은 편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싱가포르의 소득 불평 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는 개인 소득과 가계 소득의 차이이다. 싱가포르의 개인 소득은 1인당 평균 가계 소득의 60%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대부분의 경제 선진국에서 보기 힘든 현상이다. 싱가포르의 높은 가계 소득은 자국의 금융권 종사자들과 고연봉 공무원, 그리고 외국인 부유층의 이민으로 인해 발생한다. 외국인 부유층의 자산은 가계 소득에 포함되기 때문에, 개인 소득과는 별개로 가계 소득만 늘어날 수 있다.

싱가포르는 어떻게 경제대국이 됐나?

싱가포르의 이점은 세계에서 해운 통행량이 많은 말라카 해협 앞에 위치했다는 지정학적인 이점과 더불어, 산업을 다각화하면서 이러한 중개자의 위치를 최대한 활용하여 발전한 케이스다. 사실 싱가포르인들은 싱가포르가 기반이 없이, 빈민층만 많은 나라로 시작해서 급성장해서 지금의 자리에 올라왔다 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지만. 당시 통계로 살펴보면 인도양과 태평양을 잇는 지정학적 위치의 중계무역 중심지로서 독립 이전부터 아시아에서는 잘 사는 지역이었다. 싱가포르가 식민지 시절이던 1960년부터 이미 싱가포르의 1인당 국민소득은 428불로 세계 평균(459달러)보다는 약간 낮긴 했으나 홍콩(424불)보다도 높은 것은 물론, 논외격이었던 이스라엘(1229달러)과 한참 고도성장의 가도를 달리던 일본(479불)을 제외하면 아시아에서 상위권으로 잘 사는 나라였다. 즉 싱가포르는 시작부터 어느정도 금수저로 시작한 나라다.

금수저로 시작을 했지만, 독립 후 싱가포르의 경제적인 미래는 암울한 상황이었다. 무역의 80%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를 대상으로 이루어졌지만. 인도네시아 수카르노 정부의 Confront Asi 정책과 더불어, 말레이시아와 본래 국내였다가 국제교역의 관세를 재조정하는 과정의 협상이 오랜기간 소요되면서, 사실상 무역이 중단되는 상황에 처했다. 결국 싱가포르는 토지 일부 공장과, 그리고 영국해군기지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영국해군기지가 당시 GDP전체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기형적으로 군기지에 의존하는 상황으로 1970년대를 맞게 된다.

2017년 기준으로 싱가포르의 산업별 경제비중을 살펴보면 농업 0.5%; 제조업 24.8%; 서비스업 75.2%가 싱가포르 경제의
분포도다. 즉 싱가포르는 전형적인 선진국형 경제인 것이다.
그러나 제조업 비중이 0%에 가까운 홍콩과는 다르게, 싱가포르는 아직도 제조업이 전체경제의 2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는 싱가포르가 독립국가가 된 이후 첫 경제발전 과정에서 찾을 수 있다.

싱가포르는 1970년 영국군이 수에즈 동부에서의 군 철수를 발표한 직후부터, 반 강제적으로 경제발전에 힘을 쏟아야 했다. 영국군이 철수하면 직접적으로 전체 GDP의 20%가 바로 손실되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의 초대 리콴유( Lee Kwan Yew) 총리는 싱가포르의 주요 이점은 인적 자본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교육을 통해 국민을 고도로 숙련된 노동자로 만들고,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여 산업을 육성하기로 했다. 이러한 이유로 싱가포르는 1970년대부터 동부 주롱(Jurong) 지역과 서부 파야라바(Paya Labar) 지역에 여러 공업단지를 조성하고, 경공업과, 석유화학, 조선 중심의 중공업을 육성하기 시작했고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리 총리때의 싱가포르 경제는 지금의 금융 서비스업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싱가포르가 아니었다. 당시 싱가포르는 경제를 제조업 중심 경제였고. 그는 노동력을 활용한 제조업 수출을 통해 경제 성장을 이루고자 했다.
또한, 기계화와 자동화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노동력을 절약했으며,이를 통해서 임금인상을 통한 소득분배를 촉진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싱가포르의 제조업은 급속히 성장했다. 1965년 제조업 비중은 11%에 불과했지만, 1990년에는 30% 이상으로 증가했다. 리 총리의 경제 개혁은 싱가포르의 경제 발전에 큰 성과를 거두었다. 1965년 싱가포르의 1인당 GDP는 400달러에 불과했지만, 1990년에는 1만2200달러로 증가했다. 또한, 실업률은 0%에 가까워졌고, 국민의 생활 수준은 크게 향상되었다.

1992년 이후 싱가포르 경제, 제조업에서 서비스업 경제로의 전환
싱가포르 경제는 1992년 이후 고도성장을 이어왔다. 1992년부터 200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8.0%에 달했으며, 2000년대에는 5.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성장률이 둔화되기 시작했고, 2010년에는 15.2%의 고성장을 기록한 이후 다시 완만한 둔화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싱가포르 경제의 고도성장은 정부의 적극적인 경제 개발 정책과 기업의 투자 확대에 힘입은 바 크다. 정부는 제조업, 금융, 무역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기업의 경영환경 개선을 위해 다양한 지원 정책을 시행했다. 또한, 교육과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여 노동력의 질적 수준을 높이고,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했다.

싱가포르 경제는 1992년 이후 제조업, 금융, 무역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장을 이뤘다. 제조업은 1992년부터 2000년까지 연평균 10.0%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금융은 1992년부터 2000년까지 연평균 15.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무역은 1992년부터 2000년까지 연평균 12.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싱가포르 경제의 고도성장은 국민의 생활 수준 향상으로 이어졌다. 1992년부터 2000년까지 실질 GDP는 2.8배 증가했으며, 국민의 소득은 1.9배 증가했다. 또한, 실업률은 2.0%로 낮아지고, 빈곤율은 1.0%로 감소했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싱가포르 경제는 둔화되기 시작했다. 2009년에는 GDP 성장률이 3.1%로 떨어졌고, 2010년에는 15.2%의 고성장을 기록했지만, 이후 다시 둔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싱가포르 경제의 둔화는 글로벌 경제의 침체,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동남아시아의 제조업 경쟁 심화 등 다양한 요인에 기인한다. 싱가포르 정부는 경제 둔화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제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제조업-싱가포르의 숨겨진 경쟁력

싱가포르가 지금까지 발전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한 것은 금융업도 한몫 했지만, 금융업의 기반이 되어준 제조업이라고 볼 수 있다.
싱가포르는 금융과 물류, 관광의 중심지라는 이미지가 크지만, 실제로는 한국과 유사한 경제성장 경로를 걸어왔다. 1965년 말레이시아 연방에서 탈퇴하여 독립한 이후 대외 개방, 수출 중심 공업화 정책을 추진하여 한국과 더불어 아시아의 네 마리 용이라 불리며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전기전자, 화학 등 제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여 글로벌 주요 선진국임에도 싱가포르의 제조업 비중은 2022년 기준 21.6%에 이른다. 싱가포르 정부 자료에 따르면 이 나라 국내총생산(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27%에서 2013년 18%로 8년간 계속 떨어졌지만, 최근에는 2020년 21%, 2021년 22%로 상승세다. 1965년 독립 이후 천연자원이 거의 없는 열대 섬 국가인 싱가포르는 성냥, 낚시바늘에서 포드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제조업 드라이브를 지속해왔다.

이주노동에 의존하면서까지 제조업을 고수해왔던 싱가포르는, 기를 쓰고도 한계에 달하자 아시아 금융허브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나 이제 다시 제조업을 되찾고 있다.
싱가포르의 제조업은 싱가포르 경제개발위원회(Economic Development Board, EDB) 분석에 따르면, 생산량 기준으로 2022년 9월까지 누계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9% 성장했다. 동 기간 ‘화학’과 ‘바이오메디컬’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0%, △3.4%로 감소했으나 ‘운송엔지니어링(+22.2%)’ 및 ‘일반제조산업(+14.5%)’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화학’의 경우, ‘석유(Petroleum)’ 부문은 동 기간 누계 기준 생산량이 증가했지만 ‘석유화학(Petrochemicals)’이 감소하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바이오메디컬’ 부문에서는 ‘의료기술’은 성장한 반면 ‘의약품’의 하락세가 커 상쇄효과를 보이지 못했다. ‘운송 엔지니어링’ 부문은 ‘해양 및 해양엔지니어링(Marine&Offshore Engineering, M&OE)’과 ‘항공우주’가 두 자리 수 성장률을 보였으며 ‘육상운송’에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참고로 싱가포르 제조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는 ‘전자(Electronics)’로 전체 제조업 중 40%의 비중을 차지하는데 ‘전자’의 생산량은 2022년 9월 누계 기준 3.4% 성장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다만, 최근 ‘전자’ 부문 생산량 역시 연월 전년 동월 대비 하락세(7월△5.2%, 8월 △7.8%, 9월 △7.0%(잠정))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중국, 독일, 한국에 이어 세계 제 4위의 첨단제품 수출국이다. 싱가포르의 제조업 성공 비결로 낮은 세금에 영어 구사 가능한 과학·공학·수학 전공 인력과 제조 관리자가 충분하다는 점을 꼽는다. 싱가포르가 지리적으로 아시아의 중심에 있어 원자재는 물론 관련 중간재를 쉽게 구입할 수 있을 뿐더러 많은 국가와 광범위한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점도 유리한 여건으로 꼽힌다.

이러한 싱가포르 정부의 정책과 더불어 글로벌 업체들의 싱가포르 제조업 진출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실제 글로벌 제조업체의 싱가포르 행(行)과 추가 투자가 눈에 띈다.
최근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 미국 글로벌파운드리스는 새 공장을 지을 장소로 싱가포르를 택했다. 독일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 실트로닉스, 대만 파운드리 업체 유나이티드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도 싱가포르에 새 공장을 짓고 있으며. 독일 백신 제조업체인 바이오엔텍은 작년 5월 인재가 많고 사업 환경이 좋은 싱가포르에 연간 수 억 개의 코로나19 백신 제조를 위한 새 공장을 세우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비결은 바로 싱가포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자동화에 있다.

싱가포르 일터와 일상생활에서는 로봇 사용이 널리 퍼져 있다. 건설현장은 물론 공장, 음식점, 도서관에서 책장 스캔하는 일까지 로봇이 사람을 대체했다.
그 결과 싱가포르의 일자리 중 제조업 비중은 2013년 15.5%에서 2021년 12.3%로 떨어졌다. 이 기간 제조업 종사자 수는 8년 연속 감소했다. GDP에서 제조업 비중은 높아지면서도 제조업 인구는 줄고 있는 셈이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직원 1명당 공장 로봇 숫자가 한국에 이어 세계 2위다. 다만 싱가포르는 오래 동안 외국인 노동력에 의존해왔기 때문에 제조업 종사자가 줄었어도 자국민 고용에 타격은 없었다고 WSJ은 소개했다. 지난 10여년 간 싱가포르의 실업률은 2%대에 머물렀다.

이런 가운데 외국인 제조업 종사자는 줄고 있다. 싱가포르 제조업 분야에서 일하는 외국인은 작년 12월 기준 20만7천명으로 2013년의 28만1천명보다 크게 감소했다. 싱가포르는 저가 제조업 대신 반도체 칩, 항공 전자 기기 등 고가의 첨단제품 생산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싱가포르 제조업의 중심기업 ST Enginnering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ST 엔지니어링은 항공우주, 스마트 시티, 방위 및 공공 보안 분야의 다국적 기술 및 엔지니어링 그룹이다. 2021 회계연도에 77억 싱가포르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싱가포르 거래소에 상장된 기업 중 가장 큰 기업 중 하나이자 아시아 최대 방위 및 엔지니어링 그룹 중 하나이다.
ST 엔지니어링은 항공우주 분야에서 항공기 구조물, 엔진 부품, 전자 장비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항공(SIA)의 A350-900XWB 항공기의 날개 구조물을 공급하는 등 싱가포르 항공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스마트 시티 분야에서는 스마트 교통, 스마트 에너지, 스마트 빌딩 등 다양한 분야의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의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인 “스마트 국가(Smart Nation)”에 참여하여 도시 인프라의 디지털화를 위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방위 분야에서는 군함, 전차, 항공기 등 다양한 방산 장비를 생산하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 국방군의 주요 방산 장비를 공급하고 있으며, 제조하는 상품들이 높은 퀄리티로 전세계적으로 인정받는SAR 80 소총부터, 세계최고등급의 통기성을 자랑하는 싱가포르 군의 군복, 그리고 자동화로 단 23명으로 작전운영이 가능한 경량급 이지스 구축함까지 방위분야에서는 세계 최고급 방산업체로 명성이 높다.

공공 보안 분야에서는 경찰, 소방, 재난 대응 등 다양한 분야의 공공 안전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의 공공 안전을 위한 솔루션 개발에 기여하고 있다.

ST 엔지니어링은 전 세계에 약 2만 3,000명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직원 중 3분의 2가 엔지니어링 및 기술 부문에 종사하고 있다. ST 엔지니어링은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기술 혁신을 선도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을 지속해 나가고 있다.

싱가포르 금융업 현황
싱가포르는 세계물류 중심지로서의 지리적 이점과 안정된 정치·경제적 환경에 힘입어 외국계은행 진출 수 및 외환거래규모 기준 세계 4위의 국제금융센터 이며, 금융업은 2019년 기준 싱가포르 명목 GDP의 12.3% 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이다. 은행 108개, 종합금융회사 48개, 증권회사 72 개, 보험회사 144개가 진출해 있으며, 그 밖에도 자산운용회사, 중개회사 등 다양한 종류의 금융기관들이 싱가폴에서 영업 중이다.

싱가포르를 먹여 살리는 젖줄 그 자체가 바로 금융업이다. 싱가포르의 금융업은 단지 은행들만의 거래가 아니라, 아시아의 자원거래 시장으로써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프레친과 베르텍스 연구소의 보고서를 분석한 기사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19년 사이에 전체 벤처 투자액이 2,060억 달러(한화 약 206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아시아 금융 허브의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코로나 이후

아세안 지역의 벤처 투자 중 6개 펀드의 본사도 싱가포르에 소재하고 있으며, 아세안에 집중된 운용자산(ASEAN-focused Assets under Management)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530억 달러(한화 약 66조 6,210억 원)에 도달했고, 시장으로 투입된 운용자산 규모도 처음으로 100억 달러(한화 약 12조 5,700억 원)를 기록했다.

싱가포르는 어떻게 금융허브가 됐나?
1968년, 리콴유 총리에게 한 보고서가 올라왔다. 그 요지는 다음과 같았다.
“세계 금융계는 취리히에서 시작합니다. 취리히 은행이 아침 9시에 문을 열고 다음에 프랑크푸르트, 런던의 순서로 국제 금융 거래가 시작됩니다. 이들이 문을 닫을 즈음에는 뉴욕 은행이 문을 열고 샌프란시스코로 넘어갑니다. 샌프란시스코 은행이 오후에 문을 닫으면 세계는 베일에 덮입니다. 다음 날 아침 취리히 은행이 문을 열 때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만일 싱가포르에 금융 센터를 둔다면 샌프란시스코 은행이 문을 닫기 전에 싱가포르가 인계 받아서 취리히 은행이 문을 열 때까지 금융 거래를 담당할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세계는 화폐와 은행 업무에서 24시간 전 세계 순환 서비스 체제를 갖추게 될 것입니다.”
리콴유 총리는 즉시 국제 금융 센터 구축에 착수했다. 그 핵심은 제3세계 속의 제1세계 건설이었다. 즉, 그 당시 제3세계(후진권)에 속해 있던 아시아에서 싱가포르를 마치 사막 속의 오아시스처럼 제1세계(선진권)로 만들자는 것이었다. 외국 은행들이 올 수 있도록 안정된 사회, 쾌적한 작업 환경과 생활 환경, 능률적인 사회 기반 시설, 그리고 노련하고 융통성 있는 전문 요원을 구비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또한, 싱가포르의 통화위원회와 금융 감독원이 금융 산업을 선진적으로 감독할 수 있다는 점을 외국 은행들에게 납득시키도록 노력했다.

싱가포르는 아시아 달러 시장을 시작으로 소박하게 출발했다. 처음에는 해외 금융 기관으로부터 외화를 들여와 아시아 지역 은행과의 거래를 주로 하였다. 그 후 외국 환 매매, 외국 환 파생 상품 거래, 채권 발행, 기금 관리로 확장되었다. 아시아 달러 시장은 동아시아의 무역과 투자가 전 세계로 확장되는 속도에 맞추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고 싱가포르는 거의 독점하다시피 했다.

구체적인 유인책도 제공되었다. 비거주 해외 예금자들이 얻는 이자 수입에 대한 세금의 원천 징수를 폐지하였고 아시아 달러 예금은 강제적인 유동성 확보와 지급준비금 강제 규정에서 면제되었다.
1990년대에 이르러 싱가포르는 런던, 뉴욕, 도쿄에 이어서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외환 시장을 보유하게 되었다. 싱가포르 금융 센터의 성공 요인은 법에 의한 지배, 독립적인 사법부, 안정되고 유능하고 깨끗한 정부이다. 이런 요인들이 건전한 거시 경제 정책을 추구할 수 있게 하였고 인플레이션을 낮추어 안정된 환율과 함께 강력하고 안정된 싱가포르 달러를 만들어 주었다.
싱가포르 금융감독원은 엄격한 규칙과 철저한 감독으로 금융기관들이 금융거래의 원칙을 지키도록 하였는데 이는 해외투자자들이 싱가포르 금융시장에 대해서 강력한 신뢰를 갖도록 만들었다. 그 결과 싱가포르는 1987년의 주식대폭락(블랙먼데이)과 1997년의 아시아 외환위기에도 흔들리지 않고 위기를 비켜 갈 수 있었다

또 하나의 성공요인은 국적을 가리지 않는 인재 등용이었다. 금융당국의 최고책임자와 핵심간부, 공적 금융기관의 최고경영자와 핵심간부들을 임명할 때 런던, 홍콩 등에서 활약하는 최고의 인재들을 등용한 사례가 흔하다.

아울러 싱가포르는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이후에 금융규제를 포지티브에서 네거티브로 전환하였다. 싱가포르 금융기관들이 아시아 외환위기의 사정권밖에서 꿋꿋하게 버틸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고 건전하며 외국 투자자들의 신임을 받고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이후에 비로소 “할 수 없다고 명시된 것 이외에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는 엄청난 자유를 금융기관에 부여하였다. 이는 싱가포르 정부가 금융의 안정성과 역동성을 어떻게 조화시키는 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싱가포르 금융의 핵심 STX Exchange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거래소 대기업인 싱가포르 거래소(SGX 그룹)가 아시아 대표 금융허브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SGX 그룹은 주식, 채권, 통화 및 상품 시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2023년 9월 기준 시가총액 5,897억 달러로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에 이어 아세안에서 두 번째로 큰 거래소이다. SGX 그룹의 역사는 1984년 싱가포르 증권거래소(SES)와 싱가포르 국제통화거래소(SIMEX)의 합병으로 시작되었다. 이후 2000년 싱가포르 증권청산소(SCCS)를 인수하여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SGX 그룹은 다음과 같은 주요 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주식 시장: 싱가포르 증권거래소(SGX Mainboard)와 싱가포르 혁신시장(SGX Innovation Market)으로 구성되며, 아시아를 대표하는 주식 시장 중 하나이다.
채권 시장: 싱가포르 채권거래소(SGX Bonds)와 싱가포르 통화파생상품거래소(SGX Currency Derivatives)로 구성되며, 다양한 종류의 채권과 통화파생상품을 거래할 수 있다.
통화 시장: 싱가포르 달러(SGD) 선물과 옵션을 거래할 수 있는 아시아 최대의 통화 파생상품 시장이다.
상품 시장: 천연가스, 원유, 금, 구리 등 다양한 상품을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이다.

SGX 그룹은 다음과 같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아시아 대표 금융허브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지리적 이점: 싱가포르는 아시아의 중심에 위치하여 지리적 이점을 갖추고 있다. 또한,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100여 개 국가와 무관세를 적용 받고 있어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하기에 유리하다.
규제 환경: 싱가포르 정부는 투명하고 공정한 규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외국인 투자에 대한 제한이 적어 글로벌 투자자들이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다.
기술 혁신: SGX 그룹은 기술 혁신을 통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22년에는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증권거래 플랫폼인 “SGX Digital Exchange”를 출시했다.

싱가포르 공기업- 국부의 핵심

싱가포르의 이미지는 금융업과, 적극적인 외자유치를 통하여 경제를 운영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싱가포르 국부의 핵심은 토지 공영제도를 통한 부동산 장사와 이를 기반으로 한 공기업이 국부의 핵심이다.

특히 싱가포르 부의 핵심은 싱가포르 정부가 타마섹 및 GIC사에서 운영하는 국부펀드 및 계열사다. 특히 부동산을 통한 수익성 창출과 각종 재개발을 통한 개발 비용 및 이익창출은 세계적인 수준이며, 이러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에 진출하여 베트남 남부에서는 고급아파트 시장을 장악했고, 중국 남부지역에서도 최대 외국인 부동산 투자자가 바로 싱가포르다
싱가포르 성공의 대부분은 정부가 창출해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업개발, 인적자원개발 등 경쟁력 증대와 연관된 거의 모든 활동은 정부주도 하에 이뤄졌다.

싱가포르의 공기업 형태
싱가포르의 공기업은 두가지 형태로 나뉜다.

첫째는 의회가 정한 공기업설립법에 따라 만들어진 것으로 이들은 어느 면에서는 회사라기 보다는 정부부처의 산하기구(Statutory Boards)에 가까운 형태이다.

이들은 기업활동상황을 각 부처를 통해 의회에 보고하게 되어 있으나 정부기관보다는 많은 자율성을 부여 받아 변화하는 주변환경에 보다 신속하고 신축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둘째는 기업법에 의해 설립, 정부가 주주로 참여하는 기업(GLC)들이다.
이들은 의회의 감독을 받지 않으나 정부 관리들이 직.간접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산하기구 형태의 공기업이나 GLC는 모두 자회사나 관련업체들을 가질 수 있다.
싱가포르가 공기업 제도를 도입한 것은 국내시장이 규모의 경제를 기대할 수 없어 만큼 작아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하기 힘들거나 민간부문의 능력이 축적되지 못해 정부가 산업개발을 직접 주도해야 할 수 밖에 없는 현실 때문이었다.
이런 상황에 부딪히자 정부는 성장 가능성과 수익성이 큰 분야를 담당하는 정부 부서들을 골라 자율적인 공기업으로 전환시켰던 것이다.

또 기존 정부기구의 일부 기능을 떼어내 이를 담당하는 공기업도 설립했는데 쥬롱타운회사(JTC),표준산업연구기관(SISIR)등이 대표적 사례다.

정부관련 기업들은 여러 산업부문에 걸쳐 만들어졌으나 산업구조 조정이나 다변화 과정에서 장기적으로 경쟁력 있는 산업분야에 우선 순위가 주어졌다.
예를 들어 60년대에는 산업훈련,항만개발,전신전화,전기.수도,공공주택 부문의 공기업 설립이 활기를 띠었다.
70-80년대에는 그 범위가 더욱 확대되어 통화.금융,생산성,연구개발,도시 재개발,관광,방송,무역,전철,건설,항공 등의 기능을 담당할 정부기구형 공기업들이 세워졌다.
공기업에 대한 출자는 모회사(Holding Company)를 통해 이뤄진다.싱가포르에는 재무부가 1백% 출자해 설립한 4개의 모회사가 있다.국내외 일반투자를 담당하는 타마섹(Tamasek)홀딩스사, 방위산업 및 첨단산업부문 투자를 전담하는 ST Technology사,국가개발사업 및 병원 부문의 MND홀딩스,헬스코퍼레이션 등이 그들이다.

실적주의와 실용주의에 기반한 공기업 운영
실적주의와 실용주의를 중시하는 영국식 공공관리를 계승한 싱가포르는 1965년 독립 이후 지난 55년 동안 다양한 우수행정사례를 창출해 왔다. 특히 싱가포르의 재도약을 선도한 명품 행정의 신화는 21세기의 개막을 전후해 촉진되었다. 싱가포르 발전국가의 창시자인 리콴유 체제에 대한 변화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정부와 공기업은 경제사회 전반의 재도약 과정에서 특급 도우미의 역할을 수행했다. 유능한 인재와 신속한 절차 및 강력한 문화는 명품행정의 필요조건이다. 더불어 충분조건은 공공부문 종사자들이 일하는 방식으로 기관의 사명에 부응하기 위해 미리 생각하기, 다시 생각하기, 두루 생각하기를 구현하였다 즉, 명품행정의 충분조건은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서 미리 생각하는 것이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혁신이 실행되도록 다시 생각하는 것이며, 해외 우수사례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두루 생각하기이다.

일반적으로 정부나 공기업은 민간기업에 비해 역동적이고 창의적이지 못한 존재로 간주되지만. 이를 개선하기 위해 싱가포르는 민간에 상응하는 충분한 보수제공, 경제성장률과 연계한 성과급 지급, 시험보다는 전문성을 중시하는 특채제도, 민간부문과의 활발한 인사교류, 부정부패에 대한 무관용 정책, 중앙공무원교육원을 활용한 사례교육 등에 주력하였다.

싱가포르 도시 개발을 주도하는 공기업

싱가포르의 외자 유치는 정부 부처와 더불어 주룽타운공사나 도시재개발청(URA: Urban Redevelopment Authority)이 선도하였다. 바이오와 복합리조트로 대표되는 미래 유망산업을 유치하기 위해 싱가포르는 투자유치 단계마다 헌신적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일례로 싱가포르는 투자유치가 성사된 이후에도 기업활동에 대한 애로청취와 정보제공을 위해 다국적기업의 본사와 지사를 자주 방문하였다.

바이오메디컬 분야는 클러스터화 구상이 결부된 차세대 첨단기술산업의 전형적 사례에 해당한다. 이에 싱가포르는 서울의 용산처럼 도심에 바이오폴리스를 조성하는 한편 늪지를 개발한 주룽섬 일대에는 항만배후부지, 일반항공센터, 의료기술센터 등을 조성하였다. 나아가 첨단기술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한 경험을 중국 쑤저우에 수출할 정도로 창의적이다. 더불어 싱가포르는 2006년 도시재개발청 주도로 마리나 베이(Marina Bay)와 센토사(Sentosa) 섬에 복합리조트를 유치해 서비스산업의 활성화를 유도했다.

싱가포르의 탄생과 성장을 둘러보았다. 도시국가에 불과하지만 알찬 성장을 이루고 세계 경제의 한 축으로 활약하는 싱가포르는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특히 싱가포르보다 엄청난 인구와 자원을 보유한 동남아 개도국들이 왜 더딘 성장으로 고생하고 있는 가는 돌아보게 만들며 그들에게 모법답안을 제공하고 있는 국가이다. 좋은 참고 자료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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