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May 20,Monday

컬럼

한주필 칼럼 – 오복(五福)

요즘 참 세상살이가 힘들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수년간 코로나에 시달리던 세계는 이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온갖 문제가 다 드러납니다. 겨울철을 앞두고 에너지 대란이 예고되는 상황에 각국은 각자도생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특히 그동안 전 세계 통화를 독점하고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군사력으로 세계의 경찰 노릇을 하던 미군이 지친 기색을 드러내며 자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몸을 도사리자 세계는 난리가 납니다.  코로나로 푼 돈에 의한 인플레이션을 막자는 의도로 시행된 IRA 정책은 한국을 분노하게 만들고, 유럽의 서방에게 미국의 존재에 대한 회의를 일으키게 합니다.  바이든이 한국을 좀 우습게 본 듯합니다. 바이든이나 기시다, 시진핑 등 구세대 인물들에게 각인된 한국은 아마도 20세기 개발 도상국 정도의 모습인 모양입니다. 그런데 이제 제대로 한국의 힘을 느낄 기회가 온 듯합니다. 한국이 아직 헤비급은 아니어도 미들급 강자의 자리는 차지할 정도가 되었는데, 그들은 아직도 플라이급 한국만을 기억하는 모양입니다. 이제 우리도 자주를 내세울 때가 된 듯합니다. 북한에서 말하는 폐쇄된 자주가 아니라, 개방된 체제하에 경쟁을 통해 이룩한 자주 경제를 기반으로 자주 국방, 자주 외교를 펼칠 때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이런 난국을 헤쳐나가야 할 중차대한 시기에 한국의 최고 지도자로, 정치 초년생이 앉아서 자꾸 허점을 드러내고 있으니 국민들 걱정이 큽니다. 한국의 지도자 복은 별로인 듯합니다. 진정한 지도자는 하늘이 내린다는데 윤통의 연이 하늘에 닿은 것인지 의문입니다.  하지만 지도자 복이 없다고 해도 한국이라는 나라가 잘못되리란 걱정은 안 합니다. 우리는 적당한 어려움이 있어야 제대로 굴러가는 나라라는 것을 역사를 통해 익히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겪는 난국 역시 국민들의 힘으로 잘 극복이 되고, 오히려 이 기회를 통해 대한민국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런 믿음의 근거는 일에서 삶의 보람을 찾는 한국인의 가치관 때문이기도 합니다. 모든 것을 배우려 하고, 모든 일에 열심인, 삶에 충실한 한민족의 자세는 지구상 그 어느 민족도 따라가지 못합니다. 단지 걱정이 있다면 국민과는 따로 노는 정치인들입니다. 정치인들이 가만있지 않고 자꾸 나대면서 문제를 심화시키지나 않을지 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정치인들만 나서지 않으면 세상 걱정이 없는 나라입니다. 제발 나서지 말고, 자기들끼리 싸우다 다 지구를 떠나는 축복이 내려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고 보면 한국은 참 지지리도 복이 없는 나라이긴 합니다. 앞에서 말한대로 정치 지도자 복도 별로 없지만, 세계에서 가장 못된 나라에 의해 둘러싸인 지리적 위치가 그렇습니다. 덕분에 수많은 침략에 시달렸지요. 역사적으로 약 3천 회의 침략이 있었다고 합니다. 5천년 역사를 본다면 2년이 멀다하고 침략을 받은 셈입니다. 그런데 최근 70년 동안 평화가 유지된 것은 우리 세대가 받은 복인 듯합니다.  …

Read More »

한주필 칼럼- 이해 못할 한국축구협회의 행태

9월 국가대표 축구팀 소집으로 두 경기가 치러졌습니다. 지지는 않았지만 시원하게 이기지도 못했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게임 결과가 문제가 아닙니다.  예전부터 해왔던 소리인데 저는 한국 축구협회의 행태를 정말 이해 못합니다. 한국의 축구 역사상 일본에 지고 감독 자리를 유지한 감독이 있던가요? 그런데 벤투 감독만은 일본에 3대 0 패배를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당하고도 당당하게 고개를 곧추들고 감독 자리를 잘 만 지키고 있습니다. 월드컵 도중에도 감독이 맘에 안 든다고 차범근 감독을 내친 적이 있던 과감한 축구협회가 왜 이렇게 변한 것인가요? 자국인에게만 강한 협회인가요?  벤투는 무사안일한 팀 운영을 하는 듯 보입니다. 절대 모험하지 않습니다. 검증되고 피지컬 좋은 선수로만 게임을 운영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지요. 이런 부류의 감독은 국가 대표팀 감독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국가대표 팀 감독은 늘 팀의 미래를 위해 준비해야 합니다. 그래서 토너먼트에서는 몰라도 친선 게임에서는 늘 새로운 전술과 선수를 시험하여 그 가능성을 찾아내고, 그 팀에 알 맞는 전술과 세대교체 그리고 국가의 이미지에 합당한 팀 컬러를 만들어 내는 일이 국가 대표팀 감독의 역할인데, 벤투는 그런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그가 맡은 5년 동안 한 번도 장기 플랜을 위한 시험을 한 적이 없으니까요. 근본적으로 그에게는 고유의 전술이 있기나 한지 모르겠습니다. 게임 중 전술 변화를 본 기억이 없습니다.    잡음 많은 한국 축구협회는 역시 그런 감독이 좋은가 봅니다. 시험을 하다가 패배하며 두들겨 맞는 것보다 만만한 상대를 불러다 지지 않는 게임을 하는 감독이 그들의 기호에 어울리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축구협회는 미래에 대한 청사진이 있어야 합니다. 국가대표팀을 운영하는데 있어서 그 팀에 어떤 컬러를 입혀서 …

Read More »

백승헌 건강칼럼 – 위하수와 위무력증의 원인과 체증에 따른 음식치료

만성체증이 치료가 되지 않으면 위가 쳐지는 증상인 위하수 혹은 위무력증이 발생한다. 위장이 정상적인 위치에서 아래로 쳐진 증상이 위하수이고 위장이 연동운동이 약화된 것이 위무력증이다. 이는 선천적으로 위장기능이 약해서 쳐지거나 무력한 증상과 후천적인 원인으로 인한 2가지 유형이 있다. 후천적인 원인은 만성체증으로 인한 …

Read More »

한주필 칼럼- 교민사회에서 골프가 차지하는 비중

  베트남 생활을 하면서 한국과 가장 다른 것 중의 하나는 골프입니다.  한국에서는 골프가 개인적인 여가 운동으로 지극히 친한 사람들과 개인적으로 즐기는 운동으로 일반 생활이나 단체 활동하는데 별다른 의미를 차지하지 않고 있지만 베트남에서는 골프가 대부분의 사교, 친목 생활에 막중한 의미를 갖습니다.  …

Read More »

고전에서 길어 올린 ‘깊은 인생’- 내려가는 길

주말에 넷플릭스, 그 사이사이 유튜브를 들여다보았고, 아는 사람, 모르는 사람의 SNS를 생각없이 보는 듯 안 보는 듯 훑어내렸다. 그러다 내심 가책이 들어 더는 이러면 안 되는데, 안 되지 말고, 하며 겨우겨우 책을 펼쳤다. 책에는 무언가 긴 것들이 있는데 긴 그것들을 …

Read More »

몽선생(夢先生)의 짜오칼럼 – 행복의 집

‘행복의 집(Nhà Hạnh Phúc)’이라는 곳이 호찌민시 한 구석에 있습니다. 어느 선교사 분을 통해 소개받은 시설입니다. 아이들을 돌보고 있지만 고아원도 아니고 정부로부터 인가된 시설도 아닙니다. 그 선교사 분은 제게 시설과 아이들을 돌보는 현지인 목사 부부를 만날 수 있도록 다리 역할을 해 …

Read More »

독서 모임 ‘공간 자작’- 잘 모르겠어요, 뭘 좋아하는지

취업준비생인 27살의 청년에게 중년의 아저씨가 인생상담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래 너는 하고 싶은 일이 뭐야 ?” “… 잘 모르겠어요. 제가 뭘 좋아하는지.” 뭘 하고 싶다고 하면, 그 일에 대해 실상을 알려주거나, 마침 그 일을 하고 있는 지인이 있으면 소개라도 해줄 참이었는데, …

Read More »

한주필 칼럼-한국은 언제부터 선진국인가?

지난해 대한민국은 유엔이 인정하는 선진국으로 정식 인정되었습니다. UNCTAD라는 유엔 국제 무역 개발기구에서 한국을 정식으로 선진국 그룹 B로 격상시켰습니다. 이 사건은 그 유엔기구가 만들어진 이후 최초의 일이라고 합니다. 그에 대하여 정치권에서 말들이 많았죠. 당시 집권자들은 자신들이 한국을 선진국에 진입시킨 위대한 정권이라 …

Read More »

한주필 칼럼-무거워지는 베트남 생활

지난 코로나 시국을 거치면서 한국에서는 일반인들은 다 죽어도 거의 혼자서 휘파람 불며 호황을 즐기던 분야가 있었지요. 바로 골프 산업입니다.  코로나로 한창 시끄러울 때 5인 이상 모이면 안 된다며 작은 식당과 카페들을 들볶을 때 골프장만큼은 자유로웠습니다. 골프장의 주요 고객들이 정치인이나 기업인 …

Read More »

한주필 칼럼-Never in Doubt. (의심하지 마)

최근 손흥민 선수가 심각한 부진에 빠진 모양새입니다. 무려 7경기 동안 골을 기록하지 못하더니 지난 토요일 게임에서는 아예 선발 명단에서 제외되었습니다.  그동안 손흥민의 부진에 대하여 영국 언론이 말이 많았던 것으로 압니다. 한 팀의 한 동양 선수가 부진한 것이 그렇게 화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까지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것은 영국인들의 동양인에 대한 질투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자국의 최고 스타 케인을 밀어내며 명성을 쌓아가는 손흥민이 잠시 절뚝거리자 이때다 싶은 건지 모든 영국 언론과 토트넘 팬들이 들고일어나 손흥민 선발 제외는 물론 이 기회에 팔아치우자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결국 콘데 감독 역시 그에 부응하여 그를 선발에 제외시킵니다. 아무리 부진한 모습을 보여도 영국인 케인은 절대 벤치에 앉히지 못하는 콘데가 그보다 더 팀에 공헌한 한국인 손흥민은 아무렇지 않게 벤치에 앉힙니다. 아마 이 경험은 손흥민에게 곤욕스런 기억으로 남아 필요한 시기에 다시 상기될 것입니다.  그리고 손흥민을 선발에서 제외한채 시작한 리그 최하위인 레스터와의 게임에서 후반 15분경 간신히 1골 차이로 리드를 잡자, 콘데는 공격진을 대거 수비진으로 바꿔버립니다. 그리고 손흥민을 투입하여 공격을 흉내 내게 하고 케인조차 2선으로 내려와 미드필드 진을 돕도록 만듭니다. 공격을 포기하고 리드한 1골을 지켜 승리를 쟁취하자는 이탈리안이 즐겨 쓰던 수비 전술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전술이 손흥민에게 길을 열어줍니다. 레스터의 수비진을 묶어 둘 요량으로 공격 루트에 남겨두었던 손흥민에게 공이 갈 때마다 손흥민은 빠른 드리블과 특유의 감아차기 슛으로 멋진 골을 기록합니다. 어떤 축구 팬은 “내가 축구를 40년 이상 봐 왔지만, 손흥민의 감아차기 슛의 깊은 쾌적은 처음 본다”며 감탄합니다. 그것도 25미터 이상의 거리에서 말입니다. 결국 손흥민은 후반 교체로 들어와 30분 만에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자신이 부진에 빠졌을 때 그 난리를 치던 영국인들을 ‘아닥’하게 만듭니다. 게임 후 영국언론들 입에서 침이 튀도록 찬사 일색입니다. 영국인들, 일본과 같은 조석변이 섬나라 근성이 그대로 드러냅니다. BBC는 그런 자국인의 냄비근성을 탓하는 듯, 손흥민의 해트트릭에 대한 소감으로 Never in doubt! (의심하지 마)라는 문구를 자신들의 공식 SNS에 올립니다.  그들의 반응을 통해 영국이라는 나라의 생얼을 본 듯합니다. 그들은 신사의 나라니 하며 영국인의 품위를 주장하지만 알고 보니 그들의 민낯은 신사와는 거리가 멉니다. 특히 스포츠 승부에 연연하며 폭력성을 드러내는 것을 보면, 예전 바이킹 시절의 원시적 모습이 재연되는 듯합니다.    하긴, 영국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거의 모든 유럽인들은 다 마찬가지입니다. …

Read More »

한주필 칼럼- 눈 빠지게 기다리기

얼마 전 친구가 카톡으로 좋은 글을 보내왔습니다. 글의 제목은 “親 字에 담긴 뜻”이었습니다.  한 작은 마을 일 나간 아들이 돌아올 시간이 넘도록 집으로 돌아오지 않자 그의 어머니가 마을 가장 큰 나무에 올라 아들을 기다리는 모습을 그린 것이 친할 親 자라는 …

Read More »

한주필 칼럼- 천천히 살기

그동안 유튜브에 한 달에 8천여 원을 내면서 광고가 안 나오는 프리미엄 회원으로 유튜브 시청을 즐겨왔는데, 얼마 전 구글 계정이 문제가 생겨서 자동 결제가 막히는 바람에 프리미엄 회원자격이 박탈당하고 유튜브 시청 시 어쩔 수 없이 광고를 봐야 하는 상황에 놓였는데, 이게 …

Read More »

[건강 칼럼] 만성체증은 왜 고치기 힘들까?

  소화불량과 만성체증은 원인이 다르다. “위가 쓰리고 소화가 안 되요. 치료를 오래 했는데도 낫지를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만성체증 환자들은 절규하듯 질문을 한다. 그들은 이미 오랫동안 약을 복용하거나 만성 위장병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왜 고치고 싶지 않겠는가! 당연히 병원에서도 고쳐주고 …

Read More »

독서 모임 ‘공간 자작’- 베트남어! 공부할까요, 말까요?

    베트남에 출장 오시거나, 처음 오신분이 베트남에서 생활중인 한국사람을 만났을때 흔히 나오는 대화 패턴입니다.     “베트남에 얼마나 계셨나요?”     ” 네 3년정도 있었습니다.”     ” 아, 그럼 베트남어 되게 잘하시겠네요?”     ” 아, 그게 ……. ( 침묵 ) “ …

Read More »

베트남에서 세계 명문대학가기 Global Apply 칼럼 5탄 – 싱가폴 국립대학들(1)

    아시아 + 미국· + 영국 3박자의 절묘한 조화!!!! 싱가폴 대학을 흔히 영국보다는 학비가 저렴하고, 홍콩보다 한 수 위의 질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으로 단순하게 정의하곤 한다.  그러나 싱가폴 최고 국립대학들의 실체는, QS 아시아 대학 순위 2년 …

Read More »

고전에서 길어 올린 ‘깊은 인생’- 생긴 대로 사는 것에 관하여

제임스웹이라는 우주 망원경이 지구를 떠나 우주에 안착한 뒤 보내왔다는 사진들을 꽤 관심을 두고 살폈다. 천문학에 일가견이 있는 것도, 운하들의 이름을 꿰고 있는 것도 아니지만, 사진으로 보는 별들은 감동이다. 그들의 탄생과 절멸의 순간들이 한 프레임에 고스란히 담겨 몇 십억 년을 빛으로 …

Read More »

몽선생(夢先生)의 짜오칼럼- 결핍의 유익

  “1418년부터 1450년까지 흑점 기록이 하나도 없다.  또한 그때를 전후로 150년간 흑점 기록이 하나도 등장하지 않는다. 양홍진 한국천문연구원 박사는 이 시기가 소 빙하기와 일치하는 때로, ‘태양 활동이 매우 적었고 일조량이 적어 농사 짓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고 견해를 밝혔다. 실제로 세종 시대는 가뭄의 연속이었다.” 위 내용은 KBS 한국사傳 제작팀이 쓴 『한국사傳3』(한겨레 출판 245~247쪽)에 나오는 구절을 인용한 것입니다. 태평성대를 누렸을 것 같은 세종대왕의 재위 시대에는 사실 기후가 그리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세종이 임금으로 즉위한 이후로 약 10여년간 단 한 해도 가뭄이 들지 않은 적이 없었다고 전합니다. 『세종실록』에는 이에 대한 묘사가 두드러지는데 흙을 파먹고 연명하는 백성들이 있었을 …

Read More »

한주필 칼럼- 베트남에서의 친구

지난 3년여, 코로나가 지배한 세상을 보내면서 많은 것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특히 사람들의 만남이 제한되면서 인간관계에 대한 생각을 자주하게 합니다. 사람을 만나지 못 한다는 것이 얼마나 삶을 황폐하게 만드는 일인지 가르쳐주었죠. 더욱이, 가뜩이나 만남이 적은 이국에서 말입니다.  특히 요즘같이 추석 명절이 오면 이국에서의 삶이 고국의 그것과 다르다는 것을 새삼스레 깨닫게 해줍니다. 오곡 백화가 무르익고 추수의 기쁨을 누리며 오랜만에 풍요를 맛보는 한국과 일 년 3모작이 가능하여 언제든지 추수하는 베트남에서의 추석은 시기만 같을 뿐이지 느끼는 명절의 감회는 전혀 다릅니다. 추석 명절이 되면 유난히 고국이 그리워집니다. 높은 가을 하늘과 형형 색상의 단풍 그리고 휘영청 밝은 한가위 달에 비치는 강강술래를 하는 아낙네들의 모습이 그립기 때문입니다.  더욱 그리운 것은 가족들과 친구들입니다. 가족들이야 얼굴을 못 봐도 늘 연락하며 지내니 그 안부가 궁금하지는 않지만, 늘 마음에 자리하고 있어도 자주 연락하지 못한 죽마고우는 이런 날이 되면 더욱 그 안부가 궁금해집니다. 아무리 이국 땅에 오래 살면서 많은 친구를 만나도 어릴 적 죽마고우의 자리를 대신할 수는 없는 모양입니다.      베트남 생활을 한 지 30년이 가까워지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살고 있지만, 이런 명절이 되면 특별한 연락이 없어도 당연히 서로 만나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가까운 친구가 얼마나 되는지 돌아보면 씁쓰름한 미소가 피어납니다. 참 귀한 것 같습니다. 이국의 땅에서 서로의 마음을 열고 서로를 배려하며 지낼 수 있는 친구를 만나는 것이 말입니다.  이국에서 만남에는 양보가 있습니다. 고국에서의 만남과는 달리 일단 서로가 다르다는 것을 전제로 관계를 시작합니다. 다르다는 것은 성격이 될 수도 있고 생활관이나 가치관이나 삶의 수준일 수도 있습니다. 혹은 정치관이나 종교관에서도 차이가 드러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단지 나이가 비슷하거나 공유점이 하나라도 있다면 친구가 되는데 사양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이국에서의 만남이니까 하며 접어두는 양보가 있기에 다름을 인정하며 받아드립니다.  그래서 설사 맘에 들지 않는 일이 있어도 쉽게 입을 열지 않습니다. 애초부터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런 관계를 이어가는 연이 그리 강력하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그나마 가벼운 관계에 해가 되는 생각을 내뱉을 수가 없는 일이죠. 그저 속으로 이 친구는 달라도 너무 다르구나 하는 정도로 혼자 생각을 감추고 맙니다. 자신의 어긋난 행동에 대하여 아무 말 하지 않은 사람이 진정한 친구라고 믿지 말아야 합니다. 진정한 친구는 자신이 듣기 싫어하는 조언을 조심스럽게라도 일러주는 사람입니다.  아무튼 그렇게 이럭저럭 이어가는 게 이곳에서의 친구 관계인 듯합니다. 아마 젊은이들의 경우에는 좀 다를 수도 있겠지요. 열기 왕성한 나이에는 마음을 감추지 못할 테니까요. 현격한 다름 안에서도 친구가 되는 것도 연륜을 필요로 합니다.  아무튼 그렇게 관계를 맺어오던 이국 땅에서의 친구는, 귀국을 하고 나면 서로를 필요로 하는 니즈가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베트남에서 가깝게 지내다가도 귀국을 하게되면 만나지 않은 우리의 관계가 가슴을 아리게 합니다. 그러나 그대에게 행운이 깃든다면 개 중에 한 …

Read More »
Copy Protected by Chetan's WP-Copyprotect.